올해 칸영화제는 유난히 사건, 사고가 잦아 영화제를 찾은 방문객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가장 화제가 된 사건은 영화제 초반인 지난 17일(현지시간) 발생한 총성과 대피사건이다. 이번 영화제의 심사위원인 배우 크리스토프 왈츠가 프랑스 현지 TV 매체와 칸 해변의 마르티네즈 호텔 앞 야외 부스에서 인터뷰하던 도중 인근에서 총소리가 두 차례 들려 인터뷰를 중단하고 황급히 대피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후 마르티네즈 호텔 근처에서 한 남자가 권총을 휘두르는 것도 목격됐다. 다행히 총구가 허공을 향해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이 급히 출동해 이 남자를 연행해 간 뒤 사건은 일단락됐다.

칸에서 총성이 있었다는 사실이 방문객들 사이에서 회자하면서 화젯거리가 되고있다.

이 사건이 올해 칸에서 발생한 첫 악재가 아니다.

17일 새벽에는 유명한 보석 브랜드 쇼파드가 레드카펫에 서는 스타들에게 빌려주려고 가져온 100만 달러 이상의 제품이 도난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또 20일에는 중국의 최대 투자배급사인 '차이나 필름 그룹'의 부사장이 묵는 호텔에 도둑이 들어 거액을 도난당하는 사건도 있었다. 이 때문에 차이나 필름 그룹이투자한 키아누 리브스의 감독 데뷔작 '맨 오브 타이 치(Man Of Tai Chi. 원제 '태극협(太極俠)') 기자회견에 부사장이 참석하지 못했다.

21일에도 칸을 찾은 금융업체 CIT그룹의 고위 임원과 실버픽처스의 COO가 묵는 빌라형 숙소에 도둑이 들어 현금과 값 나가는 물건을 모두 가져간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알려졌다. 전날에는 강도 사건도 두 건이나 발생했다.

18일에는 미국 여배우 에바 롱고리아가 레드카펫 행사에 나서 드레스 자락을 올리다가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는 노출 사고가 벌어져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한국 영화 관계자들이 칸에서 많이 묵는 한 호텔에서는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 투숙객 일부가 4시간 동안 갇히는 사고도 있었다.

칸은 여전히 축제 분위기로 뜨겁게 달아올라 있지만, 도난과 사고를 조심하자는경계의 분위기도 감돌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개막식부터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가 며칠간 지속해 방문객들을 우울하게 했는데, 사건, 사고까지 잇달아 발생하면서 영화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평이 많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