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를 포함해 거의 모든 미국 뮤지컬 혹은 연극은 정규 공연을 오픈하기 전에 프리뷰라는 공연을 한다. 프리뷰는 정규 공연하는 것과 똑같이 관객에게 표를 팔지만, 원래 정해진 가격보다 싸게 팔고 정규 공연과 똑같은 수준의 공연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브로드웨이의 스파이더맨(Spider Man)은 정규 공연 전에 10~20회 정도의 프리뷰를 하는데 관객은 정규 가격보다 약 35~50% 싼 가격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프리뷰는 관객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이 기간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관객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매회 공연 이후 토론·분석을 통해 작품을 보완 수정하고 조절하여 완성도를 높여간다. 공식적인 첫 공연 전에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관객들의 반응을 심도 있게 파악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미국의 공연 문화 특징이다. 공연 첫날은 잡지와 신문 등 언론 기자들이 리뷰를 위해 방문하게 하는데, 배우들과 공연 스태프들은 관객을 맞이하는 준비가 완벽하게 되어 있다. 여러 차례의 프리뷰를 통해 수정·보완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라이브 공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객이다. 영화나 디지털 매체는 관객이 어떻게 감상하는지, 순간순간 장면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라이브 공연에서 배우들과 무대 스태프들은 매회 공연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는 다양한 관객의 호응도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보다 라이브 공연을 보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될 수도 있으며, 그 공연 문화 또한 다르다.
얼마 전 필자가 한국을 방문해 서울의 지하철을 탄 적이 있었다. 80% 이상의 승객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영화, 드라마, 게임을 즐기거나 친구들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스마트폰, 디지털 세계는 한국의 서울에서 미국의 뉴욕을 이어 줄 수 있는 중요한 소통수단이 되었다. 미국에서 개봉하는 최신 영화를 며칠 뒤 인터넷에서 감상하는 시대가 된 것이 분명하다. 얼굴을 보고 혹은 목소리로 의사소통하는 것보다 이메일과 문자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왜 아직도 라이브 공연은 사라지지 않고 있는가? 왜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뉴욕의 브로드웨이에 오고 있으며, 왜 그들이 브로드웨이의 공연을 보기 위해 줄을 서서 몇 시간 동안 기다리는가?
라이브가 주는 상상을 초월한 힘을 디지털 세계를 사는 사람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라이브 공연을 통해, 울고 웃을 수 있으며, 비록 디지털로 쉽게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어도 관객은 라이브 공연을 아직도 찾고 있다. 공연을 만드는 사람들도 디지털 관객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 시도하고 있다. 프로젝션을 투사하거나 빛을 이용해 무대를 만드는 것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디지털 관객을 위한 연극인들의 작품이다. 2011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봉한 스파이더맨도 한 가지 좋은 예로, 이미 영화로 알려진 작품을 다시 뮤지컬로 만들면서 프로젝션의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스펙타클한 장면을 관객의 눈앞에 펼치게 했다.
영국의 유명한 연극 연출가이자 책 '빈 공간'의 저자는 2010년 한국을 방문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연극은 의술을 닮았다. 약국이 제공하는 대량생산된 약물과 주치의와의 친밀한 상담으로 얻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친근하면서 좋은 연극은 영화· TV 등의 매체와는 아주 다른 '무엇'이 될 수 있다.
서자경 미국 켄트주립대 교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