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는 외부 강사를 초대했다. 그의 이름은 스티브 셀리(Steve Shelley)로 조명 디자이너이자 'A Practical Guide to Stage Lighting'을 쓴 저자이며, 뉴욕에서 약 30년간 조명 디자이너와 프로덕션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그는 조명 템플렛을 처음 만들고 판매까지 하고 있다.
스티브 셀리는 켄트주립대학을 방문해 디자인 학생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평가를 했으며, 졸업 후 뉴욕에서 프리랜서 일을 시작하는 방법을 강의했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사람을 외부 강사로 초대하는 것은 중요한 교육 시스템 중의 하나다.
필자는 매년 학교 공연이 아닌 프로페셔널 극단과 작품하고 있다. 현장 경험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자가 아무리 수업을 잘해도 그 수업이 현실에 맞지 않으면, 학생들에게는 수업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대학원 학생들은 한 학기에 6500달러가 넘는 학비를 내고 다니므로 선생으로서 제대로 가르치고 있는지를 테스트할 수 있는 것이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장 중심의 교육 시스템은 현장과 교육의 괴리감을 좁혀주고, 현장이 원하는 것이 관객이 원하는 것으로 생각하도록 한다.
미국의 프로페셔널 극단들은 4개월 전에 연출과 각 분야의 디자이너들을 먼저 만난다. 배우들의 연습은 공연을 17~19일 앞두고 시작된다. 이 때문에 리허설 첫날에 모든 디자이너가 자신들의 디자인을 배우들 앞에서 발표한다. 무대가 어떨 것인지, 어떤 색깔인지, 어떠한 옷을 입을 것인지, 조명의 색깔은 어떨 것인지, 음향 효과는 무엇인지 등에 관해 모든 디자인은 첫 연습 들어가기 전에 끝내야 한다.
배우들은 첫날부터 매일 8시간 연습하며, 1시간씩 점심시간을 갖고 2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해야 하는 등 'actor's equity'의 규칙에 따라야 한다. 그 규칙에는 1주일 중에 하루는 쉬어야 하며, 배우들이 연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의 적정 온도까지 적혀 있다. 그리고 극장에 가서 5일간 테크리컬 리허설(technical rehearsal)하고 공연의 막을 올린다. 첫 테크리컬 리허설은 12시간을 할 수 있으며, 2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취해야 하고 음식을 제공해야 한다. 두 번째 테크리컬 리허설은 10시간이고 의상 등을 제외한 모든 공연요소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시행한다. 세 번째 테크리컬 리허설은 드레스 리허설(Dress Rehearsal)이라고도 하는데, 의상을 입고 하는 것으로 공연 요소 중 관객만을 제외한 완벽한 리허설을 말한다. 네 번째 드레스 리허설이 끝난 후, 프리뷰를 하는데 보통 입장권을 판매한다. 뉴욕의 많은 브로드웨이 공연이 프리뷰 공연을 한 달 정도 한다. 이것은 공연이 아닌 리허설을 보는 것이라 하겠다. 미국의 리허설은 거의 공연과 같아 많은 관객은 진짜 공연보다 싼 가격으로 프리뷰를 관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리허설로 공연은 완벽함을 추구한다. 그러므로 공연 첫날은 모든 디자이너와 연출들이 멋진 옷을 입고, 객석에 앉아 자신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날이라 하겠다.
서자경 미국 켄트주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