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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여울물 소리` 사재기 의혹 황석영 "나와 무관…책 절판하겠다"

출판계 "사재기는 범죄" 자정 목소리

  • 이승렬 기자 bungse@kookje.co.kr
  •  |   입력 : 2013-05-08 20:47:4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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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출판계가 또다시 도서 사재기 폭풍에 휘청이고 있다. 문제가 된 도서들 가운데는 작가 의도와는 관계없이 소설가 황석영(사진)의 최근작까지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을 포함한 전국 출판계와 문학계에서는 근절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일 밤 SBS가 '현장21'에서 출판사 '자음과 모음'이 지난해 출간한 황석영의 등단 50주년 기념 소설 '여울물 소리'와 김연수 작가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등 3권에 대해 사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이 방송 직후 황석영은 즉각 관련성을 부인하며 보도자료를 통해 "출판사 측에 행여라도 내 작품으로 (사재기 같은) 그런 짓은 절대로 하지 말라고 경고했었다"며 "출판권 해지를 통보함과 동시에 책을 절판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또 "나의 문학인생 전체를 모독하는 치욕스런 일"이라며 "이 기회에 출판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는 행태를 근절시키는 데 동료 작가들과 더불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일 오전 출판사 자음과 모음의 강병철 대표가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을 것이며 모든 권한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내놓았고, 출판사 측도 황석영의 '여울물 소리'를 모두 거둬들이겠다고 밝히면서 의혹이 사실로 인정되는 분위기로 전환됐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박은주)도 이날 긴급 보도자료를 내고 "사재기는 출판계와 독자에 대한 명백한 범죄 행위"라며 "베스트셀러 조작 관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부끄러운 마음으로 자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재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독자들의 도서 구매 형태가 베스트셀러 코너 중심으로 주로 이뤄진다는 점을 출판사가 악용하고, 설사 적발되더라도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높다. 현행 출판문화산업진흥법에는 사재기 당사자에 대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도록 규정돼 있다. 게다가 온라인 서점에서의 조직적 사재기는 적발하기도 어렵고 혐의가 포착되더라도 입증하기는 더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부산에서 왕성한 출판 활동을 하는 산지니의 강수걸 대표는 "출간 초기 조직적으로 100~200권만 구매해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는 현행 집계 방식과 가벼운 처벌 조항이 남아 있는 한 근절은 어려울 것"이라며 "출판계 자정 운동도 강화돼야 하지만, 출판시장을 교란시킬 뿐 아니라 독자의 독서권과 지식습득권을 조작·침해하는 사기 범죄라는 측면에서 법률로 강력한 처벌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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