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갤러리 이듬의 강금주 대표. |
- 갤러리가 갖고 싶어 30년 교직 청산
- 월 2, 3회씩 기획·초대전 왕성한 의욕
- 딸도 갤러리 열어… 든든한 동반자로
그는 교사 생활 내내 이런 '노래'를 불렀다. "교육과 작업을 합친 가장 이상적인 형태가 갤러리이고, 그 갤러리스트를 내가 하고 싶다." 주변에서는 그 좋고 편한 미술교사를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선택하려는 이유가 뭐냐는 말이 쏟아졌다. 이들 말은 그의 귀에 안 들어왔다.
30년 교직 생활을 접고 2008년 부산 해운대 달맞이언덕에 갤러리를 연 갤러리 이듬 강금주 대표. 판화작가로서 국내·외 개인전도 10회 이상 치렀고 다수의 그룹전, 아트페어 등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그는 해외의 프로페셔널한 전시장을 눈여겨봤다. "소규모 화랑을 열어 외국인들에게 부산의 작가와 작품, 판화 소품 등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누구보다 잘할 자신이 있더라고요." 당시 그는 자신만의 갤러리를 갖고 싶어 열병을 앓았다고 한다.
갤러리를 연다는 소문이 퍼지자 한 갤러리 대표가 자신의 갤러리 인수를 제의했고 하루 만에 그는 '일을 저질렀다'. 아직 학교도 정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하고 갤러리스트로서 첫발을 그렇게 내디뎠다.
이후 거침없는 행보가 이어졌다. 한두 달에 한 번 기획전을 여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에서 강 대표는 매월 2~3회씩 기획전과 초대전을 개최하는 의욕을 보였다. "좋은 작가를 발굴해 작품활동에 몰두하게 하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저 자신도 작가로서 살아봤기 때문에 그들의 가려운 곳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거든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작가들은 모두 선보이고 싶었어요." 그는 이이남, 이현정 등 이곳을 거쳐 간 작가들이 승승장구할 때는 힘이 나지만 전시가 끝날 때까지 한 작품도 못 팔고 작가에게 모두 돌려줄 때 가장 슬프다고 털어놨다.
갤러리 운영에는 그의 30년 교직 생활에서 체득한 경험이 잔뜩 묻어 있다. 한창원, 진동선 등 영화와 사진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지속적으로 아카데미를 열었고, 미술 애호가들을 모아 유명 갤러리나 작품이 많은 호텔을 찾아다니는 '아트투어'도 기획했다. "일반적으로 화랑의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잖아요. 일단 미술을 알게 하고, 예술의 힘을 알게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꼭 작품을 사지 않더라도 왜 미술감상이 좋은지, 삶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느끼게 하고 싶었어요."
이처럼 열정적인 활동에 작가들은 환호했지만, 최악의 미술계 불황이라는 지난 2년간 힘이 뚝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지난해 9월 미술을 전공한 큰딸이 갤러리 2층에 새 갤러리(이듬 스페이스)를 내면서 그는 다시 신발 끈을 바짝 맸다. "우아하게 보일지 몰라도 물밑에서 미친 듯이 발을 휘저어야 하는 일이에요. 작품 포장을 풀 때의 설렘은 5년이 지나도 한결같아요." 작품이 제자리를 찾아 걸렸을 때 행복감을 느낀다는 그는 영락없는 갤러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