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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화 교무의 생활 속 마음공부 <40> 사행심과 과욕

요행에 중독된 피로사회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4-26 20:03:17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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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 있는 라디오가 고장 난 지 오래다. 고쳐보려고 라디오를 뜯어서 여기저기 살펴보았으나 전자 칩들이라 어떻게 할지를 몰라 전전긍긍하다가 다시 켜보니 라디오가 작동됐다. 어디가 고장 났고 어떻게 고쳐졌는지는 모르지만 신기하게 감쪽같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러다 고장 난 전화기도 한 번 열어보았더니 라디오와는 달리 고쳐지지 않았다.

오래전 유리겔라가 TV에 출연해 자기를 지켜보며 마음을 집중하면 고장 난 시계 등이 고쳐진다고 장담하던 모습이 생각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따라 했다가 엉터리임을 확인했지만 라디오가 고쳐지는 경험을 하니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잠재돼 있던 사행심이 싹이 튼 것이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잘못된 생각임을 알고는 있지만 내 마음 가운데 늘 잠재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원불교 교조이신 대종사께서 '근래의 인심을 보면 공부 없이 도통을 꿈꾸는 무리와, 노력 없이 성공을 바라는 무리와, 준비 없이 때만 기다리는 무리와, 사술(邪術)로 대도를 조롱하는 무리와, 모략으로 정의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가득하여, 각기 제가 무슨 큰 능력이나 있는 듯이 야단을 치고 다니나니, 이것이 이른 바 낮도깨비니라. 그러나 시대가 더욱 밝아짐을 따라 이러한 무리는 발 붙일 곳을 얻지 못하고 오직 인도 정의의 요긴한 법만이 세상에 서게 될 것이니, 이러한 세상을 일러 대명천지(大明天地)라 하나니라'하신 대종경 전망품 9장 말씀을 떠올리며 나의 잠재의식과 생활을 점검해 보았다.

많은 국민이 사행심에 빠져 있다. 도박장, 경마장, 경륜장, 카지노, 투기 등에 몰려들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우리 마음 가운데에는 노력해 이뤄가려는 마음보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더 크게 자리해 있는 것 같다. 특히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희망이라는 의미와 함께하고 있기에 자세히 살피지 않으면 구분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요즘은 모두가 답답한 현실이기에 사행심에 희망이라는 의미를 합해 놓고서 부추기고 있다. 분명한 건, 법문 말씀처럼 허망한 결과를 볼 것이라는 점이다.

요즈음 대세는 긍정적인 삶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행심이 합해진 긍정이나 욕심이 합해진 긍정은 결국 자포자기와 자기학대의 폭력으로 나타난다. 재독학자 한병철의 '피로사회' 중에 '이 시대는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자기 착취가 이뤄지고 있는데 자기 자신이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발적으로 착취하고 고립시켜서 결국 영혼의 경색과 폭력으로 나타난다'라는 주장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좋으나 그 속에 사행심이 함께하고 있는지 살펴봐야겠고 사실적인 방법과 노력에 대해서도 과욕이 함께하고 있는지 자세히 돌아봐야겠다. 욕심으로 성공할 수 있다면 세상에 성공하지 못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결과보다는 과정을 행복해하는 삶의 태도가 필요한 때다.

원불교 부산진교당 주임교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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