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6~10일 미국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서든이스턴 연극 학회(64th Annual Southeastern Theatre Conference)에 참석했다. 이 연극 학회는 매해 3월 초에 열린다. 여기서 약 800명의 연기자들이 프로페셔널 인턴 일을 위해 오디션을 보고, 약 750명의 디자인 테크니션 학생들도 여름 프로페셔널 인턴 일을 위해 인터뷰를 한다.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필자의 학교에서 조명을 공부하는 학생 2명이 70대 1의 경쟁을 뚫고, 조명 디자인 대회에서 1, 3등을 차지해 학교 홍보차 학생들과 함께 학회를 방문했다.
이 학회는 1949년에 성립되었으며, 연극 학생들이 여름 인턴십을 찾는데 아주 좋은 곳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교육은 아주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여름에 어떤 인턴십을 하는 것이 졸업 후에 어떤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를 판가름 하기 때문에 미국학생들에게 여름은 열띤 경쟁의 시즌이다.
필자는 미국에서 약 9년째 교수생활을 하면서, 본의 아니게 미국연극 교육의 세세한 부분까지 다 알게 되었다. 오늘 지면을 통해 연극 학사 교육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정리하고자 한다.
미국에서는 350여 개의 대학이 연극과 학사를 가지고 있다. 그 가운데 178개 학교만이 정부가 지정한 스탠다드 위임장을 가지고 있다. 이 위임장은 National Association of Schools of Theatre(NAST)에서 1965년 만든 것으로, 대학의 충분한 서포트 없이 무분별하게 생기는 연극과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단체이다. 이 위임장을 가는 학교는 연극과를 위한 연기실습실, 기자재, 교수 인원, 공연장, 스태프 인원 그리고 학교 수업과정 등 연극과 학생들을 위한 모든 부분이 다 골고루 잘 갖춰 있다는 것을 증명해준다.
필자는 이 위임장을 가진 학교와 없는 학교에서 일했는데, 먼저 다른 것은 공연장의 규모와 학교 교수 수, 스태프 수이다. 연극과 학생들이 공연할 공간이 없다면, 그것은 바로 무대가 없다는 것이고,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수가 적다는 것은 여러 가지 역할이 필요한 연극 공연을 위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켄트주립대학은 약 250명의 학생들이 있는데, 그 학생들을 위해 아래와 같은 교수진들이 있다. 뮤지컬 연기를 가르치면서 연출을 하는 교수 3명, 보이스를 가르치는 교수 1명, 무용을 가르치는 교수 5명, 무용 음악만을 담당하는 교수 1명, 뮤직 디렉터 교수 1명, 연극 역사를 가르치는 교수 2명, 무대 디자인 교수 1명, 의상 디자인 교수 1명, 무대 테크니컬을 가르치는 교수 1명, 음향을 가르치는 교수 1명, 그리고 조명을 가르치는 필자가 있다.
교수뿐 아니라 스태프의 수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디자인 테크니션에는 조명과 음향 스태프 1명, 무대 기술 스태프 1명, 공연 스케줄을 관리하는 스태프 1명, 의상 제작을 하는 스태프 2명, 공연 티켓을 관리하는 스태프 2명 그리고 연극과의 여러 가지 소소한 일을 하는 학과장과 스태프 3명이 있다. NAST에서 위임장을 받지 못한 학교는 무대 디자인 교수가 없거나, 공연 티켓을 관리하는 스태프가 없는 경우 등 충분한 인력이 없으므로 위임장이 없는 학과의 공연은 좋을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러한 위임장은 5년마다 새로 검사를 하며, 그 검사자도 매해 바뀌므로 부정이 있을 수가 없다. 한 번 검사에 탈락하면, 3년이 지난 다음 해 다시 검사를 신청해야 한다. 그 이유는 3년의 세월을 가지고 학과를 발전시키라는 현실적인 충고가 들어있다. 대학들의 이 같은 자가진단 방법은 미국의 연극교육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서자경 미국 켄트주립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