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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주 교수와 박성택 전 예술의전당 사무처장, 강춘진 국제신문 문화부장, 이갑준 부산시 문화체육관광국장, 김승남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왼쪽부터)이 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시민 친근성 제고 성공의 열쇠
- 가족이 손 잡고 올 콘텐츠 만들어
- 문화·정신적 부가가치 얻어야
- 예술의전당 공연 없어도 북적북적
- 개관 전 운영조직 가동 타산지석
- 市, 올 하반기 최고 전문가 초빙
- 운영·기획·설계 참여, 인사권 부여
▶일시와 장소
▷4월 18일 국제신문 편집국 회의실
▶참석자(가나다 순)
▷김승남 일신설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장
▷박성택 전 예술의전당 사무처장
▷박은주 부산대 음악학과 교수
▷이갑준 부산시 문화체육관광국장
▶사회
▷강춘진 국제신문 문화부장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제설계공모 당선 작품의 설계용역이 곧 진행되고, 건립 예정지인 부산항 북항재개발단지의 매립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부산의 오페라 극장 탄생은 세계 유명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때늦은 감이 있다는 시각이 많다. 국내에서도 서울보다 30년 가까이, 대구보다는 10여 년 늦게 출발하는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역설적으로 앞선 도시의 장단점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이점을 안고 출발한다. 이미 서울 등 다른 지역 문화예술인들도 부산오페라하우스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으며, 부산시민은 '시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건축물' 탄생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시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공공공연장의 건립 당위성과 밑그림을 먼저 제시한 시리즈를 마감하면서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부산시와 설계 업체, 서울의 오페라 극장 탄생 때부터 근무한 전 예술의전당 관계자, 그리고 유럽 무대에서도 활동한 성악인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사회)부산시가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지 10여 년 만에 본격적인 구조가 나왔다. 시의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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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갑준 |
▶이갑준=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설 북항 재개발 지역은 46만 평가량 된다. 이 가운데 9000평의 문화지구 부지에 세계적인 오페라하우스를 지을 것이다. 규모가 아닌 주변과 잘 조화되고 음향 등 완벽한 시설을 말한다. 부산 문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공간을 짓고자 한다. 오페라는 가장 수준 높은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예술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공연예술이다. 여기에 국제여객터미널, 부산역 등 부산의 관문이라는 지리적 접근성을 고려했을 때 관광명소로도 최고의 강점이 있다. 현재 해양항만 재개발사업에 세계 4대 미항 프로젝트를 포함해 진행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설계를 맡은 업체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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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남 |
▶김승남=오페라하우스의 규모를 살펴봤을 때, 우선 사람의 육성을 전달하는 공간적 제약이 있기 때문에 2400석을 넘기면 성악가의 소리를 듣는 데 한계가 있다.
부산의 공연 시설을 보자. 최근 소향뮤지컬씨어터 등 소규모 공연장은 계속 늘고 있지만, 오페라를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부산시민회관(1600석), 부산문화회관(1400석) 등도 제약이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김해(김해문화의전당) 등도 오페라를 올릴 만한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부산에서 제대로 된 오페라를 무대에 올리려면 새로운 공간이 필요하다.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설 북항은 물류 중심에서 사람이 즐거워하는 곳으로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수많은 콘텐츠가 필요하겠지만, 오페라하우스가 들어서면 대표적인 상징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세계 유명 오페라하우스를 다 돌아다녀 봤으나 부산만큼 빼어난 자연환경을 갖춘 곳도 없다. 해운대해수욕장만 하더라도 바다 뒤로 동백섬 등이 도시를 감싸 안고 있다. 북항재개발지역 역시 바다를 앞으로 하고 뒤로는 산복도로가 도시를 감싸 안고 있지 않으냐. 바다와 땅이 만나는 곳에서 부산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고, 재도약하는 공간이 탄생할 수 있다.
-예술의전당도 설립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은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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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택 |
▶박성택=예술의전당 건립 당시 논란이 많았다. 세종문화회관, 국립극장 등이 있는데 굳이 이걸 지어야 하느냐는 얘기였다. 하지만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적인 문화 행사를 열 만한 공간이 없어 이는 곧 세계적인 망신이란 말도 있었다. 결국 정부가 의지를 갖고 실행했고, 지금은 세계 5대 아트센터로 꼽힐 정도로 세계적인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순수예술은 돈을 벌기 어렵다. 그래서 민간의 적극성이 부족하고 수요도 폭발적이지 않다. 하지만 모든 문화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결국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서 육성해야 한다. 지자체들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문화 인프라를 만들고 난 뒤 그것을 채우는 것까지 지자체가 하려고 하니까 재정 부담이 크고 어려워하는 것 같더라. 예술의전당 경험으로 봤을 때, 문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은 지자체와 정부가 하더라도 그걸 채우는 콘텐츠는 예술인이 와서 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다. 공연장은 단순한 시설이라기보다 광장이다. 예술의전당은 밤낮 가리지 않고 공연이 없더라도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공연은 하나의 매개체일 뿐 이를 구실로 사교적 모임, 만남 등을 즐기는 문화공간인 것이다. 지자체도 예술경영이 중요하다. 지자체가 너무 움켜쥐고 다 지원하면 운영자 입장에서는 아쉬운 것이 없고, 고객 중심이 아닌 관리자 중심으로 변해버려 소비자들은 소비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부산오페라하우스도 고객 중심의 입장에서 관객을 발굴해야 한다. 관객을 끌어모으려면 관객이 좋아할 분위기와 공연을 만들면 된다. 건축도 중요하지만, 경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유럽 무대에서 활동한 성악가로서 오페라하우스는 어떤 곳인지 설명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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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주 |
▶박은주=주요 활동 무대였던 독일에는 시립극장이 35개나 된다.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에는 다 공연장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서울에서 오페라 무대에 자주 섰다. 부산에서는 오페라 공연을 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공연 자체가 별로 없어 부산의 팬들이 서울까지 와서 공연을 봐야 할 지경이다.
오페라가 어렵다고 하며 꺼리는데 왜 그렇게 느낄까. 안 겪어봤기 때문이다. 친구에게 '오페라 보러 올래'라고 물으니 갑자기 뒤로 내빼더라. 그만큼 어렵고 친밀하지 못하다는 뜻이다. 독일의 한 팬이 내게 얘기해줬다. 자신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어머니의 손을 잡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이 오페라하우스였다고 한다. 전쟁으로 무너진 오페라하우스를 다시 세우기 위해 돌을 들고 찾아갔단다. 지금도 손자와 손잡고 오페라하우스를 찾고 있고. 결국 시민이 오페라를 얼마나 친근하게 느끼느냐가 오페라하우스의 성공과 연결되지 않을까.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오페라하우스를 지을 때 용도, 관객, 연주 레퍼토리, 경영, 관객 유치(관광) 등 모든 것을 고려한다. 또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나면 1~2년간은 무대의 세세한 부분까지 체크하느라 장거리 출장이나 여행도 가지 못한다고 한다.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데만 공들일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경영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오페라하우스가 생기면 지역의 성악가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늘어날 것이다. 지역 성악가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고 성악가들의 실업률 해소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부산에서도 오페라 공연을 할 날이 오길 기대한다.
-오페라하우스 설계 시 어떤 부분을 세밀하게 신경 쓸 생각인가. 건립 후 운영 방안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김승남=오페라하우스는 '집 속에 집을 짓는 것'이다. 진동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 공연에 영향을 미치면 안 되니까. 오페라하우스를 짓는 데 가격은 사실 무의미하다. 껍데기만 봤을 땐 1000억 원으로도 지을 수 있다. 하지만 울림통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차이를 만든다. 바이올린이 장인이 만든 것과 그냥 만든 것의 소리가 다른 것처럼.
문화 인프라는 비용을 따지기보다 그것을 만듦으로써 어떤 가치를 얻게 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전 세계 오페라하우스를 다녀보니 1년에 380회 오페라 공연을 올리는 곳도 있고, 대형 연극아카데미를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오페라를 보러 온 사람들이 앉아 이야기를 나눌 카페, 공원 등도 부수적으로 생겨나더라. 그 같은 문화적, 정신적 가치가 도시를 바꾸는 것 아니겠나. 부산시가 영화·영상, MICE산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으로 구조를 재편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오페라하우스를 통해 문화적 가치를 높여볼 만한 것 같다.
▶박성택=여기서 하나 덧붙이고자 한다. 건축은 전문가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운영 부분은 얘기가 다르다. 예술의전당은 1988년 개관했으나 1983년부터 운영조직을 만들어 준비했다. 건물만 지을 것이 아니라 건물을 운영할 사람들이 건축 과정에서 일일이 의견을 제시하고 협의를 해나가야 한다. 운영조직이 튼튼해야 지자체도 고생하지 않고, 예술인들도 편하게 활동할 수 있다.
▶박은주=동감한다. 특히 운영조직을 구성할 때 밑에서부터 채울 것이 아니라 위를 먼저 선택하고 그 사람이 각 자리에 적합한 스태프를 골라 채우는 식으로 조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갑준=여러분의 지적에 공감한다. 올 하반기 오페라하우스 전문가를 모실 생각이다. 오페라하우스 운영, 기획, 설계 등 처음부터 참여하도록 할 것이며, 그분이 적재적소의 사람을 배치하도록 권한도 줄 생각이다. 아직 부산에서 오페라가 보편적인 문화 분야가 아니어서 어떻게 시민에게 잘 알릴지도 고민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2018년 완공이지만, 실제 운영은 2020년부터 가능할 것 같다. 국내외 전문가를 찾아 어떻게 운영해나갈지 미리 준비하겠다. 적임자를 모시는 것은 시가 해야 할 부분이다. 민간 전문가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오페라하우스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운영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준비하겠다.
자료 협찬: 사단법인 한국건축가협회 부산건축가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