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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해설 들으며 영화장면 상상…2분만에 "어휴"

배리어프리 체험

  • 김현주 기자 kimhju@kookje.co.kr
  •  |   입력 : 2013-04-18 19:42:41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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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부산시 직원들이 안대를 쓰고 해설화면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관람하고 있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부산시 공무원 400명 안대 쓰고
- 시각장애인용 애니메이션 감상

- 市 교육 상시화·정책에 반영
- 시청자미디어센터와 제작 계획

영화가 시작되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안대를 뚫고 들어온 희미한 빛에서 스크린 속 발랄한 화면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하지만 볼 수 없으니 아나운서의 해설에 기대 영화를 들을 수밖에 없다. 2분가량 지났을까. '답답하다'는 생각이 머리를 계속 맴돌았다. 영화가 절정에 이르자 그냥 안대를 벗고 싶었다. "어휴." 한숨이 나왔다. 영화 해설마저 없었다면 아마 관람을 포기했을 터.

부산시청 직원들이 '소리로 보는 영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영화를 직접 체험했다. 지난 17일 오후 4시 영화의전당 중극장에서 시 직원 400명이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작한 화면해설 애니메이션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상영시간 90분)'을 안대를 쓰고 관람했다.

시 직원들이 배리어프리 영화 관람에 나선 것은 사회 전반에서 '배리어프리(고령자나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 구현을 위한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조성)'에 관한 요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배리어프리 영화 관람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불편을 체험해 이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앞으로 정책에 반영하고자 이 같은 기회를 마련했다.

"양계장을 탈출한 잎싹이는 분홍색 꽃이 흐드러진 들판에서 꽃을 하나 꺾어 꼬리에 꽂고 살랑살랑 흔든다." 참석한 직원들은 모두 안대를 쓰고 아나운서의 해설에 귀를 기울이고 제각각 스크린 속 장면을 상상하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이가 나그네를 만나 초록이를 기르고, 애꾸눈 족제비에게 쫓기고, 초록이를 청둥오리 떼로 돌려보내기까지 과정을 해설만 듣고 이해하는 데 이내 지쳐버렸다. 특히 족제비에게 쫓기는 긴박한 순간, 초록이가 파수꾼 경연대회에 참가해 하늘을 나는 순간 등 하이라이트마다 주인공들의 목소리는 절박했지만 직접 볼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일부 직원들은 영화가 중반부로 치닫자 견디지 못하고 안대를 살짝 위로 올린 채 영화를 봤으며, 일부는 아예 관람을 포기하고 의자에 머리를 기대 잠이 들었다.

시 영상산업과 황선미(28) 씨는 "영화를 보는 내내 상상에 한계가 있어 답답했다. 실제 시각장애인들이 영화를 얼마나 힘겹게 보는지 잠시나마 느끼면서 안타까웠다"고 소감을 말했다. 도시경관담당관실 김종한(48) 씨는 "그동안 막연하게 장애인들이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렵겠구나 생각했는데 실제 체험해 보니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 같은 부분을 꼭 반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시는 이날 관람을 계기로 공무원 교육 프로그램에 배리어프리 영화 관람을 포함해 상시 체험하도록 했다. 또 올해 추가 예산 3000만 원을 확보하고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와 함께 배리어프리 영화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관람회에 함께 한 부산시의회 이경혜 시의원은 "이번 관람이 '장애물 없는 사회환경'을 만들고 진정한 통합사회를 이루는데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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