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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15일 켄트주립대학 스텀극장에서 공연된 스프링어웨크닝 한 장면. 서자경 교수 제공 |
"교수님! 모든 스태프가 준비 다 되었어요, 오늘 객석이 만석입니다." 한 학생이 숨 가쁘게 뛰어와 가벼운 미소와 함께 나의 귀에 속삭인다. 그렇다. 막이 올라야 할 시간이다.
지난 2월 15일. 필자가 조명교수로 재직하는 미국 켄트주립대학에서 스프링어웨크닝(2007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토니어워드 8개 상을 받았고 서울에서 2009~2011년 100회 이상 공연했다)을 공연한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이 작품은 필자가 직접 조명 디자인을 하고, 미국의 브로드웨이 토니어워드 연기 수상자이자 음악 작곡가인 마이클 루펜이 연출을 맡았다. 조명교수인 필자와 연출가, 음악감독 그리고 안무자를 제외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은 켄트주립대학 학생들로 편성됐다. 1~4학년이 오디션과 인터뷰를 통해 배우와 스태프로 선발됐다.
한국의 연극과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학생들도 낮에는 수업을 듣고, 밤에는 리허설을 하지만 미국 학생들의 전문적이고 실용적인 사고방식은 한국 학생들과 많은 차이가 있다. 미국 학생들은 오후 7시부터 밤 11시까지 힘들게 리허설을 해도 다음 날 오전 8시 첫 수업에 지각하거나 결석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수업에 늦거나 결석, 성적이 떨어지면 공연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기 때문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
이곳의 조명 학생들을 실례로 들면 이 작품을 위한 조명팀에는 필자를 보조하는 조명 지원 3학년 학생 한 명과 팔로우스팟을 코디네이터하는 대학원생 1명 그리고 무빙 조명기와 일반 조명기를 포함한 400여 개의 조명기를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배치하고 작동하도록 지원하는 4학년 프로그래머 한 명이 함께 일했다. 또 무대조명의 기술적인 부분을 맡는 4학년 학생 한 명과 그를 보조하는 2학년 학생 한 명이 같이 작품을 했다.
모든 학생은 수업 평점 3.0 이상이 돼야 하고 2.8 이하로 떨어지면 작품에 참여할 수 없다. 학생들은 수업을 통해 배운 조명 이론을 현장에서 직업 연출가, 조명 디자이너와 함께 작업하며 실습하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수업과 공연, 어느 것 하나 소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여름이 되면 인턴십으로 3개월 동안 캘리포니아와 뉴욕, 텍사스 등의 다른 지역 전문 극단에 가서 일해 자신들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확실히 깨닫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 이론과 실기를 연마하며 성장한다. 그래서 교수들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동시에 현장에서 같이 일한다.
미국 학생들은 지도교수의 명예를 걸고 현장에 가서 일하며 연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는 어떻게 학생들을 지도해야 할지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해야 한다. 현장에 가서 일을 잘하지 못하면 다음 날부터 일을 주지 않을뿐더러 나오지 말라는 권고를 하므로 배우는 학생으로서는 큰 충격을 받으며 실의에 빠진다. 따라서 현장에서 누구 못지않게 일을 잘하도록 트레이닝 시키는 것이 교수로서 중요한 일이다. 2011년 봄에 졸업하고 뉴욕 링컨센터에서 일하는 제자 제시카가 최근 필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뉴욕에서 일을 해보니 학교에서 배운 것이 모두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교수로서 필자의 책임은 학생들이 현장에서 조명 디자이너로 성공하고 자신의 삶을 즐기도록 가르치는 것이라 생각한다.
서자경 미국 켄트주립대 교수·경성대 연극영화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