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이 러브 스테이지 <10> 영국연극의 쟁점

무대에 침투한 영상, 진보인가 퇴보인가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4-11 19:40:57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제2세대 미디어 이론가인 귄터 안더스의 1956년 저서 '인간의 골동성(Die Antiquiertheit des Menschen)'에서 다룬 인간과 기술의 격차에 관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미디어의 발전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앞으로 나가는 데 반해 인간 신체의 한계와 사고 및 연산 처리 능력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나는 여기에 덧붙여 라이브 공연 문화와 항상 비교 대상이 되어왔던 영상 문화의 발전 속도를 염두에 두고 영국 연극계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돌아보며 잠시 연극의 골동성을 제기하고자 한다.

수많은 미디어 가운데 특히 연극이라는 장르의 생산 방식은 아직도 그리스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복제가 불가능하며 여전히 몸과 몸이 모여 실제로 부딪혀가며 땀 흘려 연습해야 한다. 이에 비해 현대인들은 주머니 속에 이동하면서 볼 수 있는 영상 모바일 기기가 있어 자연스럽게 감각기관의 편향적 발달과 이에 따른 영상 미디어의 우위를 느끼고 살아가는 듯하다.

이러한 미디어의 우위는 누가 정해주지 않았지만 잘 나가는 영국 영화배우는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라도 TV 드라마나 연극 무대 정도는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유명한 TV 탤런트 또한 경우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영화에 출연할 수 있고, 연극 무대는 너무나 간단히 결정할 수 있다. 반면 유명한 연극배우가 언제나 영화나 TV에 원하는 대로 이동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RSC)를 창단하고 영국 국립극장장을 역임한 케임브리지 출신의 세계적인 연극 연출가 피터 홀 역시 얼마 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딸 리베카가 배우생활의 시작을 연극이 아닌 영화로 선택한 이유를 영화가 가진 파워를 이용하려 한다고 담담하게 고백한 적이 있다.

또 연극인들의 영상매체로의 유출은 어떤가? 많은 이들이 연극 무대에서 출발해 마지막 목표를 영상문화 진출로 잡고 있다. 마치 영상문화를 흉내라도 내듯이 라이브 무대에 무분별하게 영상을 사용하는 방식이 점차 늘어나고, 영상문화에서 봐온 스타들이 무대에 올라 완성도에 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하며, 이들이 빠져나간 곳엔 자연스럽게 연극인들(또는 연극계 전체)에게 찾아드는 공허감이 자리한다. 이 모든 것이 영국 이야기지만 한국도 유사할 것이다.

'돈으로 빛을 만들어 그 빛으로 돈을 번다'는 영화가 인류의 역사로 보자면 비교도 되지 않을 화석과 같은 연극 장르를 뛰어넘어 주목받는 첨단산업이 되고 가장 대중적인 예술로 자리 잡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영상이미지가 그토록 이른 시간에 우리를 지배해버린 것은 무슨 이유인지, 연극은 늘 그 자리에 있었고 한결같이 제작됐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토록 이른 시간에 공연문화가 영상문화에 잠식당한 것일까?

실제 영국에서 3세대 미디어이론과 관련해 불리는 용어 가운데 '디지털 디바이드(Digital Divide)라는 단어가 있다. 세계는 두 종류의 인간으로 구분되는데 현대 정보화 기술의 총체인 스마트폰, 비디오 게임, 소셜네트워크, 인터넷 등의 디지털 기술을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공연 문화 관객은 우리와 다르게 중장년층이 두텁다. 런던에선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과 디지털 기술에 적응하지 못한 이들을 두고 관객의 고령화를 고민한다. 이들에겐 우리 인간의 몸을 바탕으로 천천히 진행되는 라이브 공연문화가 더 친숙한 미디어가 아닐까?

과연 연극이란 장르는 영상 문화로 도배된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떤 이는 젊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또는 (장치)제작비를 낮추는 방식으로 영상을 쓰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변명한다. 뮤지컬의 확산 및 라이브 공연의 복제, 라이센스 공연(라이브 공연임에도 관객과의 교류 없이 마치 영상 연기를 보는 듯 한 현란한 공연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관객이 끼어들 틈이 있는가?)이 난무하는 이 시기에 무대의 영상문화 채용을 연극의 진보로 봐야 할 것인지 퇴화로 볼 것인지, 부산연극제 기간 모든 연극인과 현재 영국이 당면한 쟁점들을 공유하면서 영국 편을 마치고자 한다.

김준영 ILOVESTAGE 대표 junyoung.kim@ilovestage.com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사상~해운대 대심도(지하 고속도로), 착공 3년 늦어진다
  2. 2부산 행정부시장 vs 미래부시장…알짜업무 배속 놓고 ‘조직개편’ 설왕설래
  3. 3동서고가로 처리 문제도 공회전…내달 끝내려던 용역 중단
  4. 4국회 떠나는 김두관·박재호·최인호…PK 민주당 재건 주력할 듯
  5. 5박중묵은 재선, 안성민·이대석은 초선 지지 기반 ‘3파전’
  6. 6‘스쿨존 펜스’ 소방차까지 불러 주민 설득…해운대구는 달랐다
  7. 7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2> ‘BS그룹’ 박진수 회장
  8. 8[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39> 불로 식품, 신선의 음식 ‘잣’
  9. 9“글로벌 허브, 원팀으로 가자”
  10. 10동일고무벨트 2776억 수주…美 기업에 러버트랙 공급
  1. 1국회 떠나는 김두관·박재호·최인호…PK 민주당 재건 주력할 듯
  2. 2박중묵은 재선, 안성민·이대석은 초선 지지 기반 ‘3파전’
  3. 3국힘 지도부 “尹 임기단축? 동의 못해”…나경원 “저 역시 반대” 하루새 말 바꿔
  4. 4與 표단속 성공…野 “즉각 재추진” 22대도 특검법 정국 예고
  5. 5채상병 특검법 국회 재표결서 부결…최종 폐기
  6. 6한일중 정상회담 직후 北 정찰위성 발사 실패…한·미·일 일제히 규탄
  7. 7부산 총선후보 1인당 선거비용 1억6578만 원…野최형욱 2억5240만 원 최고액
  8. 8[속보] '채상병특검법'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
  9. 9野 특검·연금개혁 압박 총공세…벼랑끝 與 막판 결속 독려
  10. 10박수영 "부산으로 오시면 됩니다" 삼성전자에 부산행 러브콜
  1. 1동일고무벨트 2776억 수주…美 기업에 러버트랙 공급
  2. 2“유리파우더 산업화 모색…62조 항균플라스틱 대체 기대”
  3. 3경남 항공산단 ‘스마트그린산단’ 됐다…사천 공공임대형 지식산업센터 탄력(종합)
  4. 4기계부품·로봇분야 키우는 부산, 5년간 454억 투입
  5. 5UAE 대통령 회동에 재계 총수 총출동…원전 등 추가 수주 기대감(종합)
  6. 6“이산화탄소 흡수 미세조류 생장 촉진…유리가 바다 살려”
  7. 7이복현 금감원장 금투세 반대 재확인
  8. 8주가지수- 2024년 5월 28일
  9. 9“항만 넘어 해양과학기술 투자 절실”
  10. 10“영도 중심 해양신산업…R&D·창업·수출 원스톱체제 가능”
  1. 1사상~해운대 대심도(지하 고속도로), 착공 3년 늦어진다
  2. 2부산 행정부시장 vs 미래부시장…알짜업무 배속 놓고 ‘조직개편’ 설왕설래
  3. 3동서고가로 처리 문제도 공회전…내달 끝내려던 용역 중단
  4. 4‘스쿨존 펜스’ 소방차까지 불러 주민 설득…해운대구는 달랐다
  5. 5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52> ‘BS그룹’ 박진수 회장
  6. 6“글로벌 허브, 원팀으로 가자”
  7. 7오늘의 날씨- 2024년 5월 29일
  8. 8“나 조폭인데…” 2명이 집단 폭행…경찰은 귀가조치(종합)
  9. 9“55보급창 신선대 이전, 주민 동의 받아야” 부산 남구·의회 반발
  10. 10명지·정관 늘봄스쿨 96억…23개교 교통안전에 20억 편성
  1. 1낙동중(축구) 우승·박채운(모전초·수영) 2관왕…부산 23년 만에 최다 메달
  2. 2“농구장서 부산갈매기 떼창…홈팬 호응에 뿌듯했죠”
  3. 3호날두 역시! 골 머신…통산 4개리그 득점왕 등극
  4. 4태극낭자 ‘약속의 땅’서 시즌 첫승 도전
  5. 54연승 보스턴 16년 만에 정상 노크
  6. 6오타니, 마운드 복귀 염두 투구재활 가속
  7. 7상승세 탄 롯데, 어수선한 한화 상대 중위권 도약 3연전
  8. 8한화 성적 부진에 ‘리빌딩’ 다시 원점으로
  9. 9살아있는 전설 최상호, KPGA 선수권 출전
  10. 10축구대표팀 배준호·최준 등 7명 새얼굴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불로 식품, 신선의 음식 ‘잣’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동래부산도병(東萊釜山圖屛)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리뷰 [전체보기]
오감이 압도되는 화려한 연출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두루미 통해 환경 소중함 알다 外
법정스님의 미공개 말씀 모음집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양말 짝짝이 /김정수
만월처럼 /장정애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범죄도시4’ 마동석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지상파 새 예능들…OTT·드라마에 빠진 시청자 눈 돌릴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000만 영화는 자란다, 한국사회의 불우함을 먹고
인문정신과 합해진 공간의 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9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8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뉴진스 ‘How Sweet’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The 8 show)’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9일(음력 4월 22일)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8일(음력 4월 21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관아 창고서 곡식 축내는 큰 쥐를 시로 읊은 당나라 조업
선조 때 금계 노인(魯認)이 명나라에서 지은 석류꽃 시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