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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구의 '안창' |
- 10년간 매년 사진가 한 명씩 지원
- 첫 번째 강홍구 작가 결과물 전시
고은사진미술관(부산 해운대구 우동)이 연례 기획 '부산 참견록(錄)'을 가동했다.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한 명씩, 한국의 중견 사진가를 선정해 각자의 시각으로 '부산'을 촬영하도록 지원하고 그 결과물을 전시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상일 관장은 "현재 한국 사진계의 중견인 50대의 노련한 사진가들이 스펙터클한 도시 부산의 구석구석과 마주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해석으로 부산의 이야기를 기록하게 된다"면서 "부산의 역사와 예술문화의 스펙트럼을 의미 있게 확장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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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홍구의 '매축지' |
첫 번째 작가로 선정된 강홍구는 집을 주로 찍는 사진가이다. 이번에는 6·25전쟁의 피난처로 생겨난 산복도로의 집들을 선택했다. 전시 제목은 '사람의 집-프로세믹스 부산'. 지난 두 해 동안 부산을 빈번하게 들락거리며 도시개발로 인해 소외되거나 정책이주 예정지로 지정된 산동네 마을의 모습을 촬영했다. 감천동, 물만골, 우암동, 서동, 영선동, 신선동, 매축지, 문현동, 수정동, 안창마을 등이 배경이다.
작가는 "처음 부산 산동네 사진을 찍으려고 갔을 때 집과 마을의 다양성과 비좁은 공간을 탁월하게 이용하는 효율성에 놀랐다. 주거면적을 넓히기 위해 일 층보다 이 층을 좀 더 넓게 지은 '한 뼘 이층' 등이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은 집들과 마을의 다양한 모습, 공간 활용성, 집의 변천사를 꾸밈없이 드러내는 솔직한 건축구조에 매료됐다"고 덧붙였다.
사진 속 집들은 모두 엇비슷하다. 어느 곳이라고 이름을 밝히지 않으면 특정 장소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사한 구조와 분위기다. 다닥다닥 붙은 지붕과 담벼락, 그 사이로 난 좁은 길, 가파른 경사, 철거한 문짝으로 이어놓은 점포, 여기저기 드러난 전깃줄, 가스통과 길에 내놓은 잡다한 집안 집기 등을 공유하고 있다. 회화에서 출발한 작가답게 밝은 색채의 회화성을 띠기도 하고, '사람의 집'에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오로지 주거지로서의 공간이 주인공이다. 미술평론가 강선학 씨는 "그의 사진에서 가난과 거처라는 기묘한 결합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은 도시에서 잊어버린 것들, 거주에 대한 원초적인 사유를 읽을 수 있다"고 평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부산 산동네 사람들이 공간을 활용해 삶을 영위해 온 방식과 역사를 돌아보면서 사람과 공간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인식과 사고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9일까지. (051)746-0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