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굳세어라 지역 화랑 <1> 부산 미광화랑 김기봉 관장

"돈 안되는 전시 왜하냐고? 그림이 좋으니까"

  • 국제신문
  • 임은정 기자 iej09@kookje.co.kr
  •  |  입력 : 2013-04-03 19:43:56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수영구 민락동 미광화랑 김기봉 관장이 전시실에서 이 화랑의 향후 기획전시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이진우 프리랜서
지역 화랑가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 탓이다. 그렇다고 추락하는 경제 상황이 바닥을 치고 다시 호전될 때까지 개점휴업을 한다는 것도 문제다. 화랑의 존재가치는 지속된 전시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5년 이상 색깔 있는 전시기획으로 지역문화 첨병역할을 하는 화랑들이 있다. 개성 있고, 수준 높은 작가의 작품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곳도 있다. 뚝심 있게 한 길을 걷고 있는 지역 화랑가를 탐방한다.

- 주목 못 받고 잊힌 향토작가 발굴
- 전시회 열었을 때 가장 뿌듯

- 1000만원 남는 대가 전시회보다
- 적게 남아도 될성 부른 신진 선호

- 그림통해 인생 성찰 안목 생기며
- 삶이 한층 더 여유있고 풍성해져

"이번에는 판매가 좀 되세요?"라고 물으면, 늘 그가 하는 말이 있다. "돈 안 되는 전시회라. 허허." 10년째 그를 알고 지낸 심점환 작가도 "장삿속이 너무 없어요"라고 말한다.

올해로 화랑 운영 경력 15년의 미광화랑(부산 수영구 민락동) 김기봉(58) 관장. '상업화랑을 하면서 돈이 안 되는 전시를 한다?' 언뜻 이해가 안 된다. 하지만 그가 주력해 온 전시들을 보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청초 이석우, 윤재 이규옥, 운전 허민 등 2, 3년에 한 번씩 부산의 작고 작가를 되살리고, 주목받지 못하거나 잊힌 향토작가들을 조명한다. 유명작가도 아니고, 요즘 뜨는 작가도 좀체 만나기 어렵다. 그나마 나은 것이 개성적인 지역의 젊은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다.

"역사성이 있거나 부산 미술사에서 중요한 지점에 있는 작가들을 알리고 싶습니다. 죽은 고목에서 꽃이 피듯 작고 작가들이 뿌린 씨앗이 지금 작가들의 성장 기반이잖아요. 1000만 원이 남는 대가의 전시보다 50만 원이 남는 젊은 작가 전시가 더 좋아요." 그의 철학이다.

최근에 진행한 동판부조 조각가 '황인학'전도 같은 맥락이다. 1986년 45세로 요절하기까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작가의 작품을 우연히 만난 뒤 온몸에 전율이 일면서 미친 듯이 작품을 찾아다니고 수집했다. "지하에서 꼭 말 거는 것 같았습니다. 비록 한 점도 팔지 못했지만, 그분의 외로웠던 영혼을 달래준 듯해 뿌듯합니다." 전시기사를 보고 화랑을 찾은 작가의 딸이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을 주셨다며 대접한 된장찌개 한 그릇에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졌다고.

그는 충청도 사람이다. 1978년 군 제대 후 바로 부산에 정착했다. 그림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작품에 눈을 떴고, 1999년 12월 수영구에 33㎡ 규모로 전시장을 열었다. "이름이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듣는 등 상처를 꽤 받았어요. 아름다울 '미'에 제 고향 광천의 '광'을 딴 건데. 깔끔하게, 좋은 전시를 하자고 마음먹고 실행했더니 평판이 좋아지데요."
그는 2010년 10월 '천경자'전을 해냈다. 부산공간화랑 신옥진 대표는 "하늘이 내린 전시"라고 했다. 당시 뉴욕에 있는 천경자(89) 화백의 딸(이혜선)이 뜬금없이 전화를 걸어와 "어머니 전시를 하고 싶다"고 한 것. 일면식도 없고, 유명 화랑도 아니지만 사방으로 알아본 결과 이곳이 적임자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곧 시련이 닥쳤다. 전시 첫날 판매중지를 요청한 화백의 아트상품을 아내가 판 것이 화근이었다. 다음 날 뉴욕에서 전화가 와 작품을 내리겠다고 통보했다. 부끄러움에 화랑 문을 닫겠다고 결심했다. "명백히 제 잘못이었죠. 인정하고 문을 닫겠다고 용서를 비니 그대로 전시를 진행하게 해 줬어요. 참 감사했습니다. 조그마한 곳에 하루 200명씩 3000명이 다녀가는데, 절로 콧노래가 나오더군요."

"그림을 통해 인생을 성찰하는 안목이 생기면서 삶이 업그레이드됐다"는 김 관장. 그는 앞으로 10년 후쯤 되면 자신이 했던 전시들이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기장 드림볼파크-월드컵빌리지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RSS

  1. 1금정 서동로에 도시철도(1호선~4호선 연결) 추진
  2. 2정부 창업공모사업 잇단 탈락 …부산시 ‘스타트업 파크’ 유치 사활
  3. 3“네이버, 지역 언론 무시하며 민주주의 갉아먹어”
  4. 4‘560년 6월 신라 진흥왕 다녀가다’, 울진 성류굴서 국보급 명문 발견
  5. 5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21> 금정구 회동수원지 둘레길
  6. 6한 달 이른 폭염특보…올여름 작년 같은 ‘역대급 더위’ 올까
  7. 7‘낙동강변 살인사건’ 고문·조작 경찰, 법정 증인대 선다
  8. 8전포복지관 위탁계약 해지 수순…법인 “소송 불사”
  9. 99개 부처 차관급 인사…국방 박재민·재난관리본부장 김계조
  10. 10인력공급업체에 명의만 올려 급여 챙긴 부산항운노조원 구속
  1. 1“국민 동력 모아 같이 잘 사는 세상·통일의 길로 나가자”
  2. 2황교안 “문재인 정권 역대 최악” 이해찬 “강경발언 삼가라”
  3. 3하태경, 손학규 면전에서 “나이 들면 정신 퇴락”
  4. 4오늘(23일) 부시 전 대통령-문재인 대통령 면담…이후 ‘노무현 10주기’ 추도식 참여
  5. 5자유한국당 강효상에 3급 기밀 유출한 외교관 적발
  6. 6 노무현 대통령의 집 ‘초호화 아방궁’ 비난받던 그곳 둘러보니
  7. 7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민생대장정’ 황교안 대표만 불참
  8. 8유시민 모친상·김경수 공판 겹쳐…추도식 참석 못한다
  9. 9하태경, 손학규 향한 ‘나이 들면 정신 퇴락’ 발언 사과…“충언 드리려던 것”
  10. 10북한, 압류 화물선 반환 촉구…미국 “대북 제재 못푼다” 일축
  1. 1부산 심상찮은 미분양 아파트…북구도 500가구 육박
  2. 2이마트, 오븐 기능 갖춘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내놔
  3. 3땀을 훔쳐라…유통가 ‘더위사냥’ 신기술 총출동
  4. 4르노삼성 노조 “27일부터 천막농성”…협력업체 “앞날 깜깜”
  5. 5“부산 관광산업 정책에 청년일자리 연계를”
  6. 6부울경 9개 프로젝트 외자 3억불 유치추진
  7. 7미국 1위 액상담배 ‘쥴’ 24일 국내 상륙
  8. 8정부, ILO협약 비준 추진…재계 “부작용 우려” 노동계 “환영”
  9. 9“우리 프리미엄 TV가 대세” 삼성-LG 신경전
  10. 10대선주조 ‘부산항축제’ 5년 연속 후원
  1. 1“불안해 다니겠나”…부산대 학생들 휴교까지 거론하며 격앙
  2. 2명지대 소유 명지학원, 파산신청 당해…사기 분양 의혹 사건은?
  3. 3공무원 평균 연봉이 6300? 공무원 직무급제 등급은 어떻게 나누나
  4. 4부산 도심 12곳에 열섬 완화 바람숲길 19㏊ 조성
  5. 5접대비까지 포함시킨 시내버스 운송원가
  6. 6명지대 폐교 우려… 교육부, 법원에 “명지학원 파산 시 명지전문대 등 5개 폐교”
  7. 7양산 아파트 폭발사고로 한 명 중상
  8. 8부산 사하구 괴정동 상가 앞 나체로 활보한 50대 여성… 퇴근길 신고만 16건
  9. 9서동 뉴타운 사업구역 곳곳서 ‘빨간불’
  10. 10“시대가 변했다”…부산시, 여자 공무원도 숙직 투입
  1. 1죽 쑤는 5선발 실험…롯데, 불펜 서준원 카드 꺼낼까
  2. 2임창용 입 열었다… “자신의 방출, 김기태 감독과의 불화설 그리고 사퇴”
  3. 3‘선수비 후역습’ 키맨 이강인, 죽음의 조 탈출 선봉에 선다
  4. 4임창용 “기아 단장, 갑자기 부르더니 ‘방출 ’ 통보”…은퇴 내막 알고보니
  5. 5 죽음의 조 해법은 '카운터어택'
  6. 6답 없는 롯데, 6연패 빠지며 시즌 두 번째 최하위
  7. 7메시·아궤로처럼…이번에 떠오를 스타는 “나야 나”
  8. 8 '4강 신화' 재현 나선 한국, '8전 무승' 포르투갈 넘어라
  9. 9'커피 프린스' 부산 이정협, 27일 홈경기서 '커피 500잔 쏜다'
  10. 10‘커피왕자’ 이정협, 홈팬에 커피 쏜다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이름이 들려주는 재일코리안 역사이야기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대구 뭉티기
국제시단 [전체보기]
제 몸을 태우는 그늘 /이기록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박물관 닮았네, 온천천에 둥지 튼 ‘시인의 책방’
카페·책방·식당…망미골목 가게 ‘세트 기획상품’ 이채
방송가 [전체보기]
새 삶을 얻은 반려견의 ‘견생 2막’
어른 싸움으로 번진 거제 학교폭력의 진실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고진호
하마탱
새 책 [전체보기]
독의 꽃(최수철 지음) 外
귀향(김신운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작은 도서관 속 사람·책 이야기
청년의 미래 위해 정부가 나서라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그라나다행 열차의 비밀 - 박현웅 作
Melting Sounds 2 - 이재경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동시로 읽는 다양한 곤충 이야기 外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징비록’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우리 춤마당 /김호
소풍 /서숙금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2회 LG배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본선 8강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굿바이 어벤져스…11년 간 사랑받은 그들의 기록
‘버닝썬 게이트’ 후폭풍…기획사들 소속 연예인 단속령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977년과 2018년의 ‘서스페리아’
책임과 욕망 사이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이민족 귀화 많았던 고려사에 난민문제 혜안 있다 /정광모
사소한 일상 꿰뚫는 삶의 지혜, ‘밤의 전언’에 시대 통찰 있다 /박진명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긴 겨울밤도 체호프의 유쾌한 단편이면 짧아져요 /강이라
요술손 가졌나…뭐든 척척 초능력 할머니 /안덕자
현장 톡·톡 [전체보기]
자주 개항이냐 근대 개항이냐…부산항 개항 연도 정의, 간단치 않다
해양박물관 상주협약 파기에 지역 극단 지원사업 취소 날벼락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5월 24일
묘수풀이 - 2019년 5월 23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2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道德感情
以養傷身
  • 2019 다이아모든브리지 걷기축제
  • 낙동강수필공모전
  • 유콘서트
  • 어린이경제아카데미
  • 어린이극지해양아카데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