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정지도가 있었다. 교구장님, 교정지도위원들이 교당을 방문해 교단법에 맞게 교당을 운영하는지 점검하고 지도하는 일종의 감사이다. 원불교는 창립 초기부터 각종 교단법을 제정하고 그 법규에 맞게 교단과 교당을 운영해 왔다. 특히 교정지도라는 점검 시스템에 따라 공적으로 운영하고 있기에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신뢰를 받으며 성장해 왔다고 생각한다.
교정지도를 받기 위하여 교도님들과 함께 각종 서류를 정리하고 교당 대청소를 했다. 교당 정원의 잡초를 제거하는 데 풀꽃들이 아주 예뻤다. 동백꽃과 매화를 시작으로 개나리와 복사꽃, 향내가 좋은 천리향, 이름 모를 풀꽃들도 피었다. 꽃들을 보면서 여러 상념에 잠겼고 평소 좋아하는 꽃에 관한 시도 되새겨 보았다.
요즘은 모두가 어렵다고 한다. 젊은이들은 젊은이대로 어르신들은 어르신대로 매한가지다. 이 모든 어려움을 달게 수용하도록 일깨워주고 지금의 힘겨운 삶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시가 있다. "꽃자리,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라는 구상 시인의 시와 "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시이다.
힘겨운 지금의 삶에서 새로운 삶으로 눈을 뜨게 해주는 시도 있다.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김춘수 시인의 시가 있고, "풀꽃,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라는 나태주 시인의 시가 있으며, "그 꽃,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올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고은 시인의 시가 있다. 꽃에 관한 시들을 감상하며 봄꽃의 향연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가 되기를 염원해 본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있다고 한다. 그 꽃은 바로 '웃음꽃'이다. 웃음꽃은 모든 재앙을 막아주고 모든 복을 불러온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웃음꽃도 있다. 모든 어리석음 막아주고 모든 지혜를 열어주는 '염화미소(拈花微笑) 웃음꽃'이다. 한 제자가 꽃을 바치며 설법을 청하자 부처님은 설법 대신 꽃을 들어 대중에게 보였다. 모든 사람이 무슨 뜻인지 몰라 망연자실할 때 제자 가섭만이 미소를 지었다. 염화미소 웃음꽃의 유래다. 그래서 이 꽃은 지혜의 꽃이요 깨달음의 꽃으로 불린다.
우리 모두 봄꽃의 향연에 위로와 희망, 용기를 얻고 모든 복을 불러온다는 웃음꽃을 피우기를 바란다. 나아가 지혜와 깨달음의 '염화미소 웃음꽃'을 피워서 복족족(福足足) 혜족족(慧足足)의 행복한 삶을 가꿔가는 모두가 되기를 염원해본다.
원불교 부산진교당 주임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