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가나에서 선교하는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있었다. 어느 날 정글에 있는 사람들의 초대를 받아서 말씀을 전하러 갔다. 선교사 내외분이 통나무를 가득 실은 트럭을 타고 4시간이나 달려서 내린 뒤, 다시 정글을 걸어서 5시간을 지난 뒤에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캄캄한 정글에 나무를 베어낸 마당이 있는데, 그 주변으로 움막 50채가량이 있었다. 외국인이라고는 처음 들어온, 깊고 깊은 정글 속에 있는 마을이었다.

그들의 삶은 말이 아니었다. 대부분 옷을 입지 않았고 옷을 입은 사람도 사계절용 티셔츠나 낡은 팬티가 전부였다. 식수는 도랑물인데 흙탕물을 떠서 가라앉혀서 먹고 살며, 비가 오면 집에 있는 그릇이라는 그릇은 모두 다 내어놓고서 빗물을 받는다. 빗물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제일 좋은 음료수다.

그곳 사람들이 밤마다 예배를 드리러 왔다. 선교사는 서툰 부족어로 성경 이야기를 했지만, 모인 사람들은 불평 없이 밤늦게까지 별빛을 받으며 성경 이야기에 젖곤 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선교사 내외는 행복해졌다. 그러던 중 어떤 부인이 선교사님 드시라고 귀한 닭을 잡아왔다. 고마움의 표시였다. 그러자 다른 사람은 달걀을 가져왔고, 코코넛이나 파파야, 바나나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선교사님을 초대한 주인은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어느 날, 예배를 마치고 사람들이 다 돌아간 뒤, 그 주인이 말했다.

"선교사님, 죄송합니다. 저는 아무것도 드릴 게 없어요. 제 아내의 집은 부자입니다. 저기 바나나 나무에 달린 바나나는 모두 아내의 것입니다. 마당에 있는 닭들도 그렇고요, 저 코코넛과 파파야도 모두 아내의 것이고요, 저기 다 따먹어서 아무것도 없는 나무가 제 나무입니다."

옆에서 듣던 선교사의 아내가 생각했다. '여기 사람들은 정말 이상해. 저 바나나가 기껏해야 10달러어치도 안 될 텐데 그걸로 내 것, 네 것 챙기다니, 그게 무슨 부부야. 닭이니 코코넛이니 다 해서 몇 푼이나 된다고. 차라리 그걸 다 주고 남편과 하나가 되면 그게 부부고 그렇게 사는 게 행복한 거지. 정말 어리석고 이기적인 사람들이야!'

그 순간, 선교사 아내는 깜짝 놀랐다. 바나나나 코코넛을 가지고는 그러지 않지만 자기도 귀중하게 여기는 물건이나 돈에는 꼭 자기 것으로 챙기는 것이 아프리카 정글에 있는 사람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되었다. '아, 나도 이 사람들과 똑같구나. 그래서 남편과 하나가 될 수 없었구나. 내 걸 고집하는 동안에는 누구와도 하나가 될 수 없고 주님과도 하나가 될 수 없었구나. 정말 어리석게 살았구나!'

그때부터 그 사모님이 달라졌다. 자기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물건보다 더 귀한 남편의 마음을 얻게 되고,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그 사모님은 정글에서 마음 깊이 깨우침을 받은 후에 자기 자신을 다 주는 사람이 되었다.

가나에서 베냉으로 파송되어 선교하던 그 사모님은 어느 날 말라리아에 걸려 앓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지금도 그곳 주민에게는 영원히 잊지 못할 사모님으로 기억되고 있다.

(사)국제청소년연합(IYF) 대표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