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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한일 공동제작으로 도쿄에서 공연된 '토오량세'(야마다 히로유키 작·연출)의 한 장면. |
필자는 지난달 규슈에 다녀왔다. 벳부시에서 개최된 '벳부 핫토우 일한 차세대영화제'의 전 행사를 참관하고 후쿠오카시의 공연제작 관련 단체들과 만나 부산-후쿠오카 간의 연극 교류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 단체는 모두 필자가 놀랄 정도로 부산과의 연극 교류에 관해 상당히 호의적이고 적극성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야기는 상당히 빠르고 구체적으로 전개되었다.
필자는 현재 부산-후쿠오카의 연극교류에 관해 두 가지 구체적 교류 방법을 계획하고 있다.
첫째는 양측의 희곡작품을 번역하여 공연하는 것이다. 후쿠오카에는 '규슈 희곡상'이 있어, 매년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이 작품을 번역하여 부산 단체에 제작을 의뢰한다. 반대로 부산에서 활동 중인 작가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후쿠오카의 극단에 제작을 맡긴다. 두 작품은 각 지역에서 동시 상연 형태로 함께 공연한 뒤, 희곡과 공연자료를 자료집으로 엮어서 매년 발행해 나가는 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색이 묻어나는 서로의 희곡을 교환 공연함으로써 서로 이해가 깊어지고 연례적인 교류가 가능하며, 그 발자취를 자료집으로 남겨간다면 두 지역의 연대를 오랫동안 다져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는 공동 제작 공연을 추진하는 것이다. 부산과 경남 지역에는 삼국시대의 역사에 가려 빛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제4의 제국인 가야 문화가 있다. 필자는 몇 해 전 NHK의 '일본과 조선반도의 2000년'이라는 10부작 프로그램의 인터뷰 번역을 했었다. 그때 한일 역사에 관해 여러 가지 참고 서적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최근 20여 년간 양국 고고학계의 빛나는 노력으로 가야의 문화가 그 모습을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가야 문화는 대한해협을 사이에 두고 북규슈 문화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었다는 흥미로운 사실을 접할 수 있었다. 발굴된 고고학적 유물은 두 지역의 미래를 이어주는 문화자원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연극무대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당연히 이 무대를 채울 주인공은 두 지역 연극인일 것이며 이 공연에서 누구보다 가장 크게 감동할 관객들 또한 두 지역의 시민일 것이다.
필자는 부산의 공연을 후쿠오카에 소개하거나 후쿠오카의 공연을 부산에 소개하는 간접적 교류 형태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동제작 방식의 적극적인 교류형태도 제안한다.
앞선 칼럼에서 소개한 것처럼 한국과 일본은 비슷한 듯하지만, 차이점이 많다.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살과 호흡을 맞대는 공동작업이 가장 효과적이다. 연극인들이 진정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재창조해서 양측 국민에게 소개한다면 두 나라의 간극을 좁힐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특히 지리적·역사적인 환경을 생각할 때 부산과 후쿠오카와의 교류는 21세기 동아시아 중심 시대를 향해 내딛는 첫발이라 생각한다. 그 속에서 연극이 해낼 수 있는 큰 몫이 있다고 믿는다. 부산과 경남 연극인들의 관심과 도움을 부탁한다.
김세일·배우 겸 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