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콩쿠르를 준비하던 것처럼 정말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새로운 관중, 새로운 환경과 만난다는 것은 이렇게나 새로운 열정을 부어주네요."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첼리스트' 송영훈이 이달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리사이틀 투어에 나선다. 지난 2월 발매된 일본에서의 첫 앨범(엑스톤)을 기념하는 연주회다.
그는 이번 앨범에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이 담겨 있다"고 설명하는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전곡(1·2번)과 슈만의 '환상소곡집'을 녹음했다.
그는 이미 수차례 일본 무대에 오른 바 있다. 요미우리 도쿄 심포니와의 협연으로 일본 최고의 클래식 공연장으로 꼽히는 산토리홀 데뷔를 마쳤으며 2010년부터 매년 벳푸에서 열리는 마르타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도 초청되고 있다.
크게 내로라할만한 첼리스트가 없는 일본 클래식계에서 그의 연주와 무대 매너,스타성은 단연 주목받았으며, 그에 대한 높은 관심은 결국 이번 앨범 계약으로 이어졌다.
최근 동부이촌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작년 12월 일본 현지에서 사흘간 10시간씩 녹음을 했는데 끝나고 거의 실신을 할 만큼 열심히 했다"며 "새로운 무대가 펼쳐진다는 것이 신나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17일 녹음 장소이기도 한 일본 사가미코 교류홀에서 리사이틀을 시작한다. 다음날인 18일에는 도쿄 기오이홀에서, 24일에는 한국으로 건너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교류홀은 조용한 인공 호숫가에 있는 클래식홀로 음향과 녹음에 정평이 나있으며, 기오이홀은 바이올리니스트 핀커스 주커만, 피아니스트 잉그리드 헤밍 등 이름있는 연주자들이 거쳐 간 800여석 규모의 콘서트홀이다.
잘생긴 외모와 넘치는 매너로 '원조 클래식 스타'로 꼽히는 송영훈이기에, 일본에서의 '클래식 한류'도 기대하게 한다.
그는 "양국 젊은이들이 제이팝과 케이팝을 즐기듯, 클래식 교류의 작은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번 리사이틀이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연주회인 만큼 프로그램의 중심은 브람스와 슈만이다.
하지만 그는 바르톡의 '랩소디 1번', 야나체크의 '동화', 일본 현대 작곡가 도시로 마유즈미의 '분라쿠'까지 연주하며 "관객에게 다양한 '선물'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가 오면 가족들 선물을 하나씩 준비했다고 '짠'하며 한꺼번에 나눠주잖아요. 전 리사이틀도 똑같은 것 같아요. 프로그램을 길게는 1년, 2년 전부터 구상해서 그걸 한 곡씩 다듬고 또 다듬죠. 그리고 그걸 한꺼번에 모아서 관객분들께 들려 드리고 싶어요. 제 리사이틀이 '선물'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선물 바구니에는 늘 예상하지 못한 것도 들어가 있는 법. '분라쿠'의 경우 한국초연이며, 바르톡과 야나체크 역시 자주 연주했던 곡은 아니다.
"'분라쿠'는 일본 전통 인형극을 첼로만으로 표현한 곡으로 일본 전통 색채가 강하게 드러나는 곡입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페스티벌에서 처음 연주를 했는데 전혀 다른 언어를 쓰는 나라에 여행간 것처럼 어려웠어요. 바르톡도 '이 곡을 왜 선택했을까' 싶을 정도로 힘든 곡이지만, 이 역시 저를 완전히 다른 나라로 데리고 가줍니다. 그만큼 신나요."
하지만 그의 '탱고' 앨범을 좋아하던 팬이나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의 해설자, 또는 과거 라디오 디제이로서의 그를 떠올리는 팬에게는 조금 어려운 프로그램이 아닐까.
"하지만 전 이게 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클래식 음악에 쉽고 재밌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모든 과정은 베토벤과 브람스 같은 작곡가의 곡을 알리는 일, 대중이 듣지 못했던 새로운 곡을 전하는 일을 위한 거예요.
곡에 담긴 제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합니다."
3월 24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3만-7만원. ☎02-2658-3546.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