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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두 자매 이야기' 한 장면. |
필자가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 지 어느덧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필자가 일본 활동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부산과 후쿠오카 간에 연극을 포함한 문화예술 교류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도쿄에 거주하다 보니 1200㎞나 떨어진 후쿠오카를 방문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부산의 연극 단체나 배우를 도쿄에 소개하거나 부산과 도쿄가 공동제작하는 공연을 코디네이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 가운데 한 공연이 '두 자매 이야기'(일본 제목: Myth Busan-Tokyo MIX)이다. 이 작품은 2006년 부산연극제작소 '동녘'과 도쿄의 극단 '루카덴'이 공동 제작해 그 해 도쿄와 오사카 그리고 부산에서 무대에 올랐다. 오치운과 카와마츠 리우가 공동으로 작품을 쓰고 공동 연출했으며, 필자를 포함한 부산과 도쿄의 배우 10명이 연기자로 참가했다. 연습은 도쿄에서 이뤄져 부산 측 참가자들이 한 달 이상 도쿄에서 먹고 자며 도쿄 측 제작진과 호흡을 맞췄다.
당시 제작비 상황이 좋지 않아 양측이 고생했다. 도쿄 측은 예상보다 문화예술 지원금이 적게 나왔고 부산 측은 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했던 것이다. 다행히 국가지원금 등의 제작비 규모에 맞춘 제작 계획을 기획 준비 단계부터 치밀하게 준비해 큰 혼란은 없었다. '얼마의 자금이 조달되면 어느 정도 규모로 공연하자'라고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해 두었던 것이 원만한 진행에 도움이 되었다. 더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제작비에 따라 숙식의 등급을 조정하고, 도쿄-오사카-부산 간의 이동 수단도 변경했다. 최악의 경우까지 미리 논의했기 때문에 문제없이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한일 간의 연극교류를 진행하다 보면 항상 부딪히는 문제가 제작비 마련이다. 일본과 한국의 민간예술단체 운영상황은 상당히 열악하다. 그래서 창작활동을 위해 국가 등에서 지원하는 문화예술 지원금에 의존하게 된다. 국제교류는 지원금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실제 공동 제작하다가 또는 공연의 해외진출을 앞두고 지원금을 받지 못해 행사 자체를 포기하는 일마저 발생한다.
완성도 높은 공연에 관한 확신과 제작 단계에서의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준비가 국제교류 공연 성패를 좌우한다. 대부분 갑작스럽게 준비하다 보니 득보다 실이 많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
일본에서는 공연 실적과 공연 사실이 확인되면 자국 단체의 항공료 정도는 지원받을 수 있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적당한 시기에 신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국에서 진행되는 연극제에 출품한다면 제작비를 충당하고 공연을 폭넓게 소개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필자는 지금 후쿠오카에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다. 일본 활동 10년 만에 드디어 대한해협에 연극교류의 다리를 놓을 계획이다. 몇몇 단체와 구체적인 논의를 펼치고 있는데, 이쪽의 강한 의지에 깜짝깜짝 놀랄 정도다.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자매가 되어 신화의 세계에서 만났던 '두 자매 이야기'처럼 부산과 후쿠오카가 연극의 세계에서 손을 맞잡고 새로운 신화를 그려보고자 한다.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구체적으로 소개하겠다.
김세일·배우 겸 연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