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부산문화재단이 조선통신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략을 일부 수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조선통신사 축제에서 행렬 모습. 국제신문 DB |
- 기록·무형유산만 추진 풀이
- 일부선 평화공존 저해 우려
- 양국 시각차 분석 필요성도
조선통신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한일 공동 추진 작업을 벌여왔던 부산문화재단이 기록과 무형유산, 세계유산 순서로 진행하려던 전략을 수정해 세계유산 등재에서는 빠지려는 움직임(본지 26일 자 1면 보도)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문화재단 차재근 문예진흥실장은 지난 24일 일본 후쿠야마시 히로시마 현립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일 심포지엄에서 기조 보고를 하면서 "세계유산은 일본이 강점이고 한국은 대상 유산이 거의 없다"며 "일본이 단독 등재하는 것이 한국 쪽에 실례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 쪽에서 보면 가능성이 없는 세계유산에 대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차 실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배경을 살펴보자. 우선 기록유산은 한일 양국에 고루 분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문화재로 지정돼 중앙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어 등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지역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무형유산은 대전에 있는 유네스코 아태무형문화화센터와 협의한 결과 무형유산을 가진 민간단체가 주도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러나 세계유산은 문화교류가 대부분 일본에서 이뤄져 일본에 유산이 많지만, 국내는 경유지에 불과해 남은 유산이 거의 없다는 점이 걸림돌로 드러났다.
차 실장의 발언에 관해 한 연구 교수는 "한일 공동 등재를 추진한 것은 조선통신사를 통해 평화정신을 부각하자는 것"이라며 "기록유산과 무형유산은 공동 추진하고 우리나라에는 유적지가 거의 없다고 세계유산 등재에서는 물러난다면 평화공존 정신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연구자들은 조선통신사를 바라보는 한일 양국의 시각차에 대해 분석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대의적인 명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한국으로서는 등재 가능성이 높고 유산이 대칭적인 기록유산 등재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반면 일본은 세계유산 등재에 적극적이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조선통신사가 다녀간 루트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면 자연스럽게 훌륭한 관광코스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조선통신사가 머물렀던 장소 중 도쿄나 교토, 오사카 등 대도시보다 시모노세키, 도모노우라 등 중소지역에서 연구나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조선통신사가 거쳐 간 도시의 네트워크인 연지연락협의회도 중소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한 연구자는 "평화공존이라는 명분으로 한일 공동 등재를 추진하지만 그 속에도 한일 양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등재 순서 등에서도 전략적인 고민이 깔렸는데 차 실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의미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문화재단은 일본과 함께 조선통신사와 관련해 남아 있는 역사적 기록물 등을 모아 기록유산에 먼저 등재한 뒤 행렬과 축제 등으로 무형유산, 마지막으로 유적지 등 유산을 모아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했다. 기록유산 등재를 오는 2015년에 달성하고 무형유산과 세계유산은 그 뒤에 단계를 밟기로 했다. 하지만 세계유산은 국내에 관련 유적지 등이 거의 없는 대신 일본에는 많아 비대칭성 문제가 줄곧 지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