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아이 러브 스테이지 <1> 일본 배우들의 움직임의 특징

호흡 머금고 직선 긋듯 동작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2-07 19:48:04
  •  |  본지 17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로빈슨과 크루소' 공연 한 장면.
본지는 이번 주부터 새로운 칼럼으로 '아이 ♥스테이지'를 연재합니다. 일본과 영국, 미국에서 활동하는 국내 연극인들이 차례로 글을 쓰며 현지 무대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을 소개하면서 국내 연극 무대와 비교하고 발전 방안도 모색할 계획입니다. 칼럼에는 일본 도쿄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의 김세일 연출가와 영국 런던에서 한국공연 유치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는 김준영 아이러브 스테이지 대표, 미국 켄트주립대 서자경 교수가 참여합니다.

일본인의 자부심 후지산. 이 산을 머리맡에 두고 태평양을 향해 넓게 펼쳐진 지역이 시즈오카 현이다. 시즈오카 현립 무대 예술센터에서는 지난달부터 시작해 다음 달까지 '로빈슨과 크루소'(원작:Nino D'introna, Giacomo Ravicchio·연출 이윤택)를 공연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조선의 독립, 일본으로서는 세계 제2차대전 패전 항복선언 다음 날인 1945년 8월 16일의 한 무인도다. 이 무인도에 표류해온 조선인과 일본 병사의 이야기를 그렸다. 무대에는 조선인과 일본 병사 단 두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필자는 조연출로 참가해 공연제작 전 과정에 참가했다.

"호흡을 풀어!"

연습실에서 배우를 향한 연출의 주문이 이어진다. 연출가는 한국적인 움직임, 특히 조선인의 역할을 맡은 일본 배우에게 숨을 쉬라고 끊임없이 강조한다.

"숨을 쉬어! 내뱉고 들이마시고 다시 내뱉고 다시 들이마시고."

무슨 소린가? 배우가 숨을 쉬지 않고 연기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일본 배우들은 한 번 호흡을 들이쉬고 머금으면 그것을 뱉어내지 않고 지속해서 몸에 유지한 채로 움직임을 이어가는 특징이 있다.

호흡을 뱉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은 호흡하지 않고 움직인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정말 호흡하지 않는다면 5분도 지나지 않아 무대 위의 배우들은 모두 숨이 막혀 쓰러져 버릴 것이다.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물리적인 호흡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그렇다면 호흡을 뱉어내지 않고 지속해서 몸에 유지한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

예를 들어 책을 한 권 머리에 얹고 걸어보자. 책을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정수리에 집중하게 되고, 가능한 몸이 흔들리지 않게 (특히 척추) 하여 조심조심 걷게 된다. 신체에 일정한 긴장을 유지한 채 걷는 것이다. 머리 위의 책이 떨어지지 않도록 중심을 잡고 걸어가는 동작, 혹은 그 모습을 '호흡을 머금은 움직임'의 하나의 예로 들 수 있다.

한국인의 움직임이 들숨과 날숨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부드러운 곡선미가 특징이라고 한다면, 일본인의 움직임은 호흡을 머금은 채 한 점에서 다음 점을 향해 움직이는 직선미가 특징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의 특징은 그대로 양국 배우들의 뚜렷한 특징이자 차이점으로 이어진다.

명문대를 졸업하고 남들이 부러워하는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아버지가 경영하던 조그마한 우동집을 이어받는 일본인의 이야기가 한국에서도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우동집뿐 아니다. 일본의 전통예능은 아직 세습제로 이어진다. 일본의 전통예능 중 하나인 '가부키(歌舞伎)'배우 중에는 18대째 이어져 오고 있는 가문도 있다. 또 다른 전통예능인 노(能)도 600년 이상 배우직을 이어가는 집안도 있다. 최근 도쿄의 한 전철 광고판에는 15대째, 16대째 이어오며 각 지역의 특산물을 만들고 있는 장인들을 내세운 관광지의 광고가 내걸렸다.

한 번 머금으면 그 호흡을 계속 유지해가는 일본배우 움직임의 특징을 바라보며 자기가 정해둔 길을, 자신에게 정해진 한 길을 묵묵히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일본인의 모습이 떠올랐다.


김세일 배우 겸 연출가

약력:경성대 연극영화과 졸업, 2003년 일본 문화청 해외예술가 초빙연수원으로 건너가 도쿄를 중심으로 연극 활동. 도쿄대학원 인문사회계연구과 박사과정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공공 방역만으론 못 막아…최고 백신은 ‘거리두기’
  2. 2아시아드요양병원 집단감염 없는 비결은 ‘선제적 위생·방역’
  3. 3부산, 신천지 소재 불명자 추적…울산 1차조사 68명 유증상
  4. 4“종식까지 다소 시간 걸릴 것, 대규모 모임·회식은 피해야”
  5. 5확진자 동선오류 피해·방문가게 ‘낙인’…소상공인 운다
  6. 6신라대 신입생 줄자 음악학과 폐지 추진
  7. 7여당 부산 사하을 이상호 공천…조경태와 ‘원조 친노’ 맞대결 예고
  8. 8일부 혐의 잇단 무죄 판결…제대로 체면 구긴 부산지검
  9. 9농협·우체국에 마스크 푼다더니…헛걸음한 시민 허탈
  10. 10하루 새 전국 505명 확진…병상 없어 자가격리 70대 사망
  1. 1경남 창원 군무원 코로나19 확진…군내 총 21명
  2. 2(단독) 민주 북강서을에 최지은 공천
  3. 3민주당 1차 경선에서 현역 7명 탈락…이석현, 이종걸, 유승희 등 중진 고배
  4. 4 한미연합훈련 ‘코로나19’로 연기…감염병 영향 첫 사례
  5. 5통합당 서울 강남갑에 태영호 우선 추천
  6. 6국회 '코로나3법' 의결…자가격리 거부할 경우 1000만원 이하 벌금
  7. 7강경화 외교부 장관, 중국 왕이와 통화…과도한 조치에 우려 표명
  8. 8청와대 “중국인 입국 전면제한 않는 것은 국민이익 고려한 것, 눈치보기 아니다”
  9. 9대구 찾은 황교안…텅 빈 서문시장서 “누가 이렇게 만들었나”
  10. 10여당 1차경선 현역 7명 탈락, 물갈이 20% 목표 넘겼다
  1. 1IBK저축은행- 부울경 1위 저축은행…앱 고도화로 모바일 서민금융 새 전기 마련
  2. 2“마스크 1장 4000원”…약국 보다 비싼 온라인 판매가
  3. 3예탁결제원- 일자리창출본부 만들어 청년부터 노인까지 전방위 고용 지원
  4. 4한은, 올 1분기 마이너스 성장 전망에도 ‘기준금리 동결’
  5. 5부산신용보증재단- 사업하기 좋은 부산 만들기 앞장…올 신규보증 규모 설립 이래 최대
  6. 6한국자산관리공사- 주담대 연체 서민, 집 팔고 상환해도 그대로 살 수 있게 도움
  7. 7정부 “마스크 수급 불안사태 국민께 송구, 28일부터 120만 장 약국 통해 우선 판매”
  8. 8서부발전 "올해 발전 기자재 250건 이상 국산화 추진"
  9. 9중소기업 10곳 중 7곳, “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
  10. 10코로나 충격, 외국인은 매도 개인은 매수
  1. 1부산시, 코로나19 확진자 51~57번 동선 공개
  2. 2제주도 신천지 신도 중 유증상자 35명…39명 연락두절
  3. 3 부산 ‘코로나19’ 확진자 3명 추가 발생 … 총 60명
  4. 4울산 코로나19 확진자 5명 추가 발생…신천지 3명 작업치료사·울산대병원 의사
  5. 5 울산시 “코로나19 북구 2명 추가 확진, 오늘만 4명 발생”
  6. 6 밀양 첫‘코로나19’ 확진자 발생…35세 남성
  7. 7 오거돈 부산시장 “신천지 교인 명단 전수조사 … 비협조시 공권력 투입”
  8. 8광명시 '코로나19' 첫 확진자 이동동선 공개
  9. 9부산서 코로나19 확진자 3명 추가 발생 … 총 60명 중 온천교회 관련 30명
  10. 10울산 7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중증 요양병원 직원
  1. 1맨시티, 레알 원정서 극적인 2-1 역전승
  2. 2[챔피언스리그]레알vs맨시티 선발 라인업 공개
  3. 3'시범경기 첫 선발' 김광현 2이닝 퍼펙트…3K 무실점 호투
  4. 4코로나 여파 프로야구 시범경기 모두 취소
  5. 5롯데 캠프에 등장한 VR…고글 속 류현진 강속구에 화들짝
  6. 6역시 3할 타자…민병헌 멀티히트
  7. 7굿바이 샤라포바
  8. 8마요르카 10번 단 기성용 “라리가 잔류가 최우선”
  9. 9좌완 듀오 ‘정태승·김유영’ 거인 불펜 책임진다
  10. 10부산 kt 용병 더햄 코로나 탓 중도 귀국
정상도의 '논어와 음악'-세상을 밝히는 따뜻한 울림
제4곡-지어도
최원준의 음식 사람
울진 붉은대게와 동해안 대게
김석화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목격자 되기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프로파일러와 영화 보며 ‘진짜’ 범죄 이야기 들어요
오웰 흔적 찾아 떠난 여행담…그의 삶과 작품 얘기해요
박선미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우리가 잃지 말아야 할 사람다움에 대해
그 많은 학원 다녀도 못 푸는 문제…참된 삶이란 무엇일까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동생의 진로. 수국
웹툰 작가의 연애. 빵야
새 책 [전체보기]
아직 멀었다는 말(권여선 지음) 外
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지역문화재단의 활성화 방안
‘사기’에서 뽑아낸 200여 명구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부산항’ - 전혁림 作
‘타이거팩토리’ - 정윤희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잉어 할아버지가 매일 바쁜 이유 外
콩과 함께 흥미진진한 등굣길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양파 /김진숙
해원초등학교 /윤원영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기억의 전쟁’ 이길보라 감독
배우 이병헌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아카데미 레이스’ 종착점에 선 기생충
더빙판 내던진 봉 감독 한마디 “단 하나의 언어, 영화”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917, 종군기자처럼 밀착 촬영기법…전쟁 ‘감상’ 아닌 ‘체감’케 해
장르 영화 탈피 N포세대 냉엄한 현실에 집중
조준형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숱한 차별을 버텨온 당신에게 박수를
세월 녹아든 글에 ‘나도 써볼까’ 생각드는 책
최예송의 내가 읽은 책 [전체보기]
함께 살아가고 부딪치는 사람, 그리고 공동체를 향해
고향을 떠나 고향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BIFF 리뷰 [전체보기]
폐막작 ‘윤희에게’
‘마르게와 엄마’
BIFF 현장 [전체보기]
위장이혼 하자마자 복권에 당첨된 남자
“장애인 돌봄 활동하며 느낀 점 영화에 담아”
BIFF와 함께하는 사람들 [전체보기]
어주영 씨네핀하우스 대표
서승우 영화의전당 공연팀장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20년 2월 28일
묘수풀이 - 2020년 2월 27일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0년 2월 28일(음 2월 5일)
오늘의 운세- 2020년 2월 27일(음 2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 10월 11일·12일
오늘의 BIFF - 10월 1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제6회 대주배 남녀 프로시니어 최강자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彼是方生
唯呵美惡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