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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송(왼쪽), 전일희 |
금년도 응모 작품들은 양적으로 많이 증가했고, 질적인 면에서도 높은 수준들을 지니고 있었다. 시조의 정형미학을 잘 체득하여 시적 성취를 이룬 작품들이 많아 현대시조의 지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었다. 현대시조의 두 가지 난제가 있다면 첫째는 시조의 형식을 고수하다가 시조 속의 시를 놓치는 경우이고, 둘째는 시성을 추구하다가 형식을 깨뜨리는 우를 범하는 경우다. 바람직한 현대시조는 형식과 시성을 함께 아울러 성공한 새로운 작품을 말한다.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은 이동명의 '겨울 을숙도(乙淑島)', 권예하의 '점촌장날', 유외순의 '섬', 이양순의 '목수 요셉의 꿈' 등이었다.
'겨울 을숙도'는 시의 형상화 과정이 범수가 아니었으나 시인이 많이 취급한 제재이므로 신선감이 부족했고, 마지막 수의 종장 처리에서는 시조율격에 대한 컨트롤이 조금 미진했다. '점촌장날'은 대형마트에 밀려나는 영세 상인들의 현실적 삶을 잘 반영했으면서도 "곡간 땀 풀어놓고 푸른 바다 퍼덕이고"와 같은 이미지의 병치가 미숙한 게 흠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작품인 '섬'과 '목수 요셉의 꿈'이 경합하면서 심사위원들은 토의를 거듭했다. '섬'은 시의 소재로서 새롭지는 못하지만, 시적 감성이 신선하고 외로움과 그리움의 정서를 섬세한 이미지로 조형한 기법이 수승했다. 이에 비해 '목수 요셉의 꿈'은 섬보다 시어 선택이 투박하지만, 이미지 속에 내재한 시의 메시지가 강렬하게 전달되는 강점을 지닌다. 이 두 작품을 놓고 긴 논의 끝에 '목수 요셉의 꿈'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미래지향적인 건강한 시의 문맥 속에 노정된 밝음의 세계에 대한 믿음과 인류 구원문제에 사유의 광맥이 닿아 있어 이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이양순이 응모한 나머지 네 편도 당선권에 드는 신뢰가 가는 작품들이었다.
심사위원 정해송 전일희(이상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