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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 |
오래도록 사귄 사람의 등을 떠밀어 보낼 때 그 이유를 대지 못했다. 결혼 문턱에서 소설이 더 좋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허무했다. '내'가 없다고 느꼈다. 스물아홉에 꿈을 찾고, 십 년만 걷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라는 막연한 심정으로 문예창작학과에 들어갔다.
나의 문창과 입학을 두고 걱정하는 시선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졸업하고 1년 뒤 우리 학교 문창과는 인문학의 위기를 넘지 못했다. 2년 전 늦은 밤 대연동을 지나다 무심코 학교로 발걸음을 틀었다. 3층으로 올라가 강의실 문을 열고, 어두운 강의실에 한참을 앉아있다 나왔다. 교문을 빠져나오는 등 뒤로 동기생들의 흐느낌이 환청으로 들렸다.
응모했던 소설 당선 연락을 받고 기쁘지만은 않았다. 오후에 전화를 받고 저녁 내내 자신을 꾸짖었다. 길을 나서 놓고 좌고우면(左顧右眄)했던 내가 부끄러웠다. 더욱이 지난 2년 책 한 권 들여다보지 않은 것에 화가 났다. 한눈을 팔지 않았더라면 좀 더 밀도 있는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을까?
올 초 일본에서 돌아와 진로를 고민하다, 아직 십 년이 되지 않은 걸 알았다. 그리하여 2년만 더 해보자는 각오로 펜을 들었다. 혹시 본심에 올라 심사평에 내 소설 제목이라도 언급된다면 이 길로 나서리라 작정했었다. 그런데 당선이라니! 어영부영 9년이 흘렀고 겨우 이야기 짜 맞추는 흉내를 낸다. 문장과 본격적인 사투를 벌이겠다. 또 배고픔과도. 내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심사위원께 감사드린다. 보답으로 정진하겠다.
앗! 그리고 사람은 꿈을 가져야 한다고 했을 때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은 왜 빼먹었나? 9년 전 이 여정이 보였더라면 나는 짐을 꾸렸을까?
이제 결혼해야 겠다.
▶약력 1975년 부산 출생. 본명 강성민. 부산예술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동의대 국어국문학과 편입·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