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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일(왼쪽), 정찬 |
예심에서 올라온 여덟 편 가운데 '달빛 끝에 걸린 계단' '둥지' '채널 8' '낮달'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네 편 모두가 경제적 양극화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달빛 끝에 걸린 계단'의 미덕은 침착하고 안정된 문장과 섬세한 묘사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선이 불명확해 서사의 내용이 빈약해져버렸다. 특히 재개발에 따른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서사의 전체적 흐름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지 못해 소설의 형태에서 불균형을 초래했다.
'둥지'는 한 가족의 고달픈 삶과 그런 삶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의 흐름이 산만해 단편의 미학적 형태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채널 8'은 가족의 부재에서 오는 공허를 쇼핑 중독으로 메우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인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다. 쇼핑 중독의 가교 역할을 하는 '쇼미 패밀리 은영 언니'와의 환상적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임에도 치밀하게 보여주지 못해 독자를 몰입시키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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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섭(왼쪽), 정영선 |
'낮달'은 소시민적이며 무기력한 생활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의 모습을 실감 있게 반영하고 있다. 아침에 출근하는 아내와 저녁에 출근하는 남편의 어긋한 시간이 불러일으키는 소외, 직장 때문에 제사에 빠질 수밖에 없는 아들과 아버지의 불화, 이혼한 후 홀로 살고 있는 직장 선배의 자살과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두려움, 그 소외와 불화와 두려움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주인공이 빠져드는 몽상 등이 과장 없이 차분하게 묘사되고 있다.
네 작품 가운데 '낮달'을 당선작으로 선택한 것은 다른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결점이 덜해서다. 당선자에게 등단을 축하하며 정진하기를 바란다.
본심 심사위원 김원일(소설가) 정찬(소설가·동의대 교수)
예심 심사위원 이상섭 정영선(이상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