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언제나 좀 더 깊은 자기를 나타내고 그 의미를 전달하는 수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수길은 연출하지 않는 것, 트리밍 하지 않은 것을 촬영의 원칙으로 순간 포착의 기본을 잘 살렸다. 방방곡곡 전국을 누빈 장날의 모습은 한국적이며 서정적이다. 그의 기록은 평면이 아니라 깊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 대상을 충분히 관찰해 무엇인가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다큐멘터리 사진이다. -사진작가 최민식


장터1 모정의 세월/이수길 지음/애향/1만9500원


뭔가 아주 특별한 그림은 아니다. '몸빼'바지 입은 시장 아줌마와 할머니, 장꾼, 국밥 끓이는 가마솥, 뻥튀기 기계, 아이 업은 엄마, 업혀나온 아이…. 여느 장터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처음보는 풍경인 듯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연출하지 않은 리얼리티의 힘이다. '장터 할매'의 온통 주름진 얼굴과 막 부친 전을 아이 입에 넣어주는 젊은 엄마의 행복한 얼굴. 모정의 세월이란 '올드'한 부제를 고수한 작가의 마음을 헤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