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 <2> 20세기 부산, 그 상흔과 치유

근현대사의 상처, 인문학으로 어루만지다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2-10-30 19:15:5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마치 용이 꿈틀거리는 듯한 부산 감천문화마을(왼쪽), 피란민의 거쳐였던 부산 산복도로(1971년). 사진=경성대 강동진 교수 제공
- 김열규 교수 등 분과회의서
- 전란 때 '목숨줄' 역할하고
- 피란민 터전으로 자리했던
- 부산의 다양한 기억 되짚어
- 도시 정체성 찾기 노력도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 공동주최기관인 부산시는 다음 달 2일 오후 '20세기 부산, 그 상흔과 치유'를 주제로 분과회의를 연다. 한국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산이 입은 상처를 인문학으로 풀어내는 자리다.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 차철욱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 박만준 동의대 철학과 교수, 강동진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가 발표자로 나선다. 사회는 홍순권 동아대 사학과 교수가 맡는다.

■김열규, 한국사의 첨단에 부치는 포에지

   
김열규
부산진 자성대의 서문에 '남요인후 (南咽喉)'가 새겨져 있다. 남요인후는 남녘 변방 땅의 목구멍이라는 뜻이다. 사람으로 치면 부산이 목구멍으로, 음식을 삼키고 숨을 쉬고 들이키는 목숨 줄과 같다. 부산은 이 땅, 이 겨레의 지리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에서 최첨단의 위상을 뽐내고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이 부산을 통해 한반도를 침략했고, 일제 강점기에는 부산은 일본인이 식민지 조선 땅에 발을 들여놓기 위한 첫 관문이었다. 6·25 전쟁 때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피란민을 위한 목숨의 터전이었다.

■차철욱, 한국전쟁 피란민의 전쟁기억과 치유

   
차철욱
부산 인구의 많은 부분이 이북 피란민과 관련 있다. 국제시장에 정착해 성공한 이북 피란민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지만, 피란민 대부분은 눈물로 얼룩진 한국전쟁 기억과 고통을 간직하고 있다. 그들은 예고되지 않은 피란으로 가족과 생이별하고, 경제적 빈곤에 허덕였다. 부산으로 이주한 피란민은 포로수용소에서 노동당원 여부를 심사하는 사상검증을 받았다. 이북의 돈을 가져왔다는 이유로 빨갱이 누명을 쓰고 총살당하고, 군대에 끌려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에게 무수한 고통이 뒤따랐다. 이들의 상처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치유해야 할 때다. 

■박만준, 민족사인(民族史人) 산수 이종률

   
박만준
부산의 상흔, 그 대표적 기호 중 하나가 산수(山水) 이종률(1902~1989) 선생이다. 1902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선생은 1951년 이시영 부통령의 요청으로 부산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치사상사, 한국정치사, 정당론을 강의하며 민족혁명론의 이론적 실천적 학맥을 형성했다. 선생은 1960년 '민주민족청년동맹'(민민청)을 결성하며 통일운동을 선도했다. 민민청은 우리의 역사 과정이 서민성 자본 민주주의 민족혁명임을 선언했다.

이종률 선생은 민족적 억압과 차별에 대한 저항, 항일, 반외세, 해방과 자주독립, 민족해방 투쟁, 반독재, 민주화처럼 부산이 상징하는 역사적 기표를 관통하는 인물로, 그 높은 뜻이 오늘날에도 우리의 가슴에 살아 있다.

■강동진, 산복도로 한 모퉁이에서 부산 근대를 다시 보다

   
강동진
부산은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최고의 근대 도시다. 지난 40, 50년간 급하게 개발 위주의 정책을 펴온 탓에 부산은 다른 도시와 무척 닮게 됐다. 부산 고유의 정체성을 잃었다는 뜻이다. 6·25 전쟁 이후 '가난 극복=도시 개발'이라는 등식이 성립하면서 근대 부산의 기억이 지워지고 있다.

이제 부산은 부산만의 길을 가야 한다. 슬프고 힘들었고 고통스러웠던 시간도 있었지만 그 시간, 20세기에 남겨진 이 땅의 흔적과 기억은 부산이 가진 최고의 보석이다. 100여 년의 시간이 부산에 남겨준 소중한 선물을 지키기 위해 '부산근대성보존재단'을 설립하고, 후대에 반드시 남길 '부산미래유산'을 지정할 필요가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6. 6‘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7. 7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10. 10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5. 5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6. 6“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8. 8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3일 (음 9월 24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