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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 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와 수강생이 치유의 인문학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이진우 인턴기자 |
- 내달 1~3일 해운대 벡스코서
-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 개최
- 신자유주의시대 갈등 속
- 인문학의 역할에 주목
- "공허한 위안일 뿐" 비판도
- 오는 19~21일 추리문학관선
- 달맞이언덕 인문학 축제도
'웰빙(wellbeing)'이 가고 '치유(healing)'가 대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김난도)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혜민 스님) 같은 힐링 관련 책에서부터 SBS 인기 TV 프로그램 '힐링캠프'나 '써니' '건축학개론' 같은 복고풍의 한국 영화에 이르기까지 힐링을 빼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할 지경이다. 다음 달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유네스코, 교육과학기술부, 부산시 공동주최로 열리는 '제2회 세계인문학포럼'을 앞두고 부산은 '영화의 바다'에 이어 '인문학의 바다'에 빠졌다. 이번 포럼 주제는 '치유의 인문학(Humanities and Healing)'. 치유 담론의 빛과 그늘, 치유의 인문학을 주제로 부산에서 활기차게 진행되는 인문학 강좌와 행사를 짚어봤다.
■세계인문학포럼, 치유의 인문학
포럼을 주관하는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경제 위기, 기후 변화, 재해로 인간의 고통과 갈등이 심화하는 오늘날, 인문학의 역할을 다시금 재조명할 필요가 있어 올해 주제를 '치유의 인문학'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인간의 고통과 갈등을 인문학이 치유할 수 있는가다.
인문학은 오랫동안 인간의 고통과 상처에 천착해왔다. 인간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는 두려움과 욕망, 고독과 번뇌를 묘사하고 그 의미를 밝힘으로써 불안과 근심으로 고통받는 인간에게 위안과 희망을 줬다.
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아 개인과 사회는 종족, 종교, 문화 사이의 긴장, 갈등, 전쟁, 폭력으로 깊은 상처를 받아 왔다. 게다가 최근 세계 금융위기 이후 구미 각국에서 일어나는 분노와 저항의 움직임으로 국가 간과 국가 내부의 불평등이 커지고 있고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재앙이 인간 지식의 한계와 과학기술에 대한 믿음을 뿌리째 흔들면서 치유의 인문학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치유 담론의 빛과 그늘
치유 담론이 불경기와 취업난을 구조적으로 해결할 통로를 찾지 못한 우리 사회 구성원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지 않고, 개인의 고통을 잊으려는 방편으로 삼으며 안온한 언어로 상처를 어루만지는 데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부산 중구 동광동 인문학 공간 '백년어 서원' 운영자인 김수우 시인은 "현재 치유의 인문학은 오른쪽 팔이 아픈데 왼쪽 다리를 치유하는 식이다. 비판 없이 유행처럼 번져 어디를 치유해야 하는지를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부산지역 문예비평 계간지 '오늘의 문예비평'은 가을호(통권 86호) 특집 '치유의 불가능성'을 통해 "고통의 직접 원인인 '달'을 보지 못하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보는 꼴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범람하는 치유는 완전한 치료가 아니라 안심(위안)의 기제일 뿐"이라며 치유 담론에 관한 비판적 접근을 주문했다. 사회 구조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문제의 해결책을 개인적 자기 성찰, 태도, 마음가짐으로 돌리는, 공허한 자기계발론식의 치유 담론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김경연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주간(부산대 국문과 교수)은 "진정한 치유를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와 경쟁시스템, 사회적 구조에 대한 혁신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치유 담론은 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금정구 예술공연지원센터에서 열린 '오늘의 문예비평' 특강에 참석한 대학생은 '폭력의 시대, 공존의 시학'을 강의한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에게 "사회제도를 바꾸려면 치유의 인문학이 아니라 치유의 정치학이 더 적합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다.
■부산지역 다양한 인문학 실험
치유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시민 참여형 인문학 특강과 행사가 쏟아지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추리문학관에서 열리는 '제14회 달맞이언덕 인문학 축제'의 주제는 '인문학-지친 심신을 치유하다'. 19일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의 '한국사회와 선비 정신' 강연, 20일 도유정 춤 연구소장의 살풀이춤 '힐링', 서지문 고려대 영문과 교수의 '영국 소설과 사회 개혁' 강연, 21일 치유의 인문학 좌담회, 치유의 숲길 따라 달빛 보며 걸어가기 행사가 마련된다. 좌담회에는 나동광 경성대 심리학과·설광석 동아대 사회학과·이왕주 부산대 철학과 교수, 이현제 신경정신과 전문의가 참석한다. 010-5550-7765
백년어 서원은 부산지역 작가의 소설 작품 속에서 인간이 지닌 다양한 심리와 상처, 치유 방식을 고민하는 '소설, 풍경을 치유하다' 특강을 지난 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토요일 오후 3시 진행하고 있다. 부산지역 소설가 김성종, 이상섭, 조명숙, 조갑상, 강동수, 정영선, 박명호, 정인 등 8명이 강사로 나선다. (051)465-1915
'오늘의 문예비평'은 치유 담론의 빛과 그늘을 성찰하고, 인문학적 치유의 가능성에 관해 토론하는 '치유의 인문학, 그 가능성을 사유하다'를 마련해 지난 12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매주 금요일 금정구 예술지원센터와 인문학 카페 헤세이티에서 열고 있다. 강사로는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박시성 고신대 의대 교수, 전성욱 문학평론가, 황국명 인제대 국문과 교수가 참여한다. (051)504-7070
# 주요 행사는
- 세계적 석학들 기조 강연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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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미셸 마페졸리, 콘라드 야라우쉬, 김여수 |
'치유의 인문학'을 주제로 한 올해 세계인문학포럼에는 일상생활의 사회학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미셸 마페졸리 프랑스 파리5대학 사회학과 교수, 히틀러 독재와 1차 세계대전 및 독일 통일 분야 권위자인 콘라드 야라우쉬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역사학과 교수, 한국철학회장을 지낸 김여수 경희대 미래문명원장이 기조 강연자로 나선다.
전체회의는 ▷고통과 갈등 ▷자연, 문명, 과학기술 ▷인문학 진흥기관 라운드테이블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분과회의 1은 ▷치유의 인문학 비판과 옹호 ▷누구의 고통에 귀 기울일 것인가 ▷치유의 인문학 실천 사례로 이루어진다. 분과회의 2는 ▷인문학, 서사, 기억 그리고 치유 ▷언어, 젠더, 감성 ▷질병, 병리학, 사회적 치유로 짜인다.
주최기관인 부산시는 다음 달 2일 분과회의 3-3에서 '20세기 부산, 그 상흔과 치유'를 주제로 산복도로, 한국전쟁 피란지 같은 근대사 부산의 상처를 인문학적으로 다룬다. 홍순권 동아대 교수의 사회로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한국사의 첨단에 부치는 포에지), 차철욱 부산대 한국민족문화연구소 교수(한국전쟁 피란민의 상흔과 치유), 박만준 동의대 교수(산수 이종률:그 상처의 흔적과 역사적 현재), 강동진 경성대 교수(산복도로 한 모퉁이에서 부산 근대를 다시 보다)가 발표자로 참여한다. 이와 함께 김용규 부산대 교수가 분과회의 1에서 '지그문트 바우만의 유동적 근대성에 대한 트랜스모던적 비판'을 발표한다.
자세한 내용은 2012 세계인문학포럼 홈페이지(www.worldhumanitiesforum.org) 참조.
오늘의 문예비평 '치유의 인문학, 그 가능성을 사유하다' |
폭력의 시대, 공존의 시학 |
임옥희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12일 오후 3시 |
금정구 예술공연 지원센터 |
예술은 치유가 아니다 |
박시성 고신대 의대 교수 |
19일 오후 7시 |
인문학 카페 헤세이티 |
상처받은 몸들-5월 광주의 폭력과 치유에 대하여 |
전성욱 문학평론가 |
26일 오후 7시 |
금정구 예술공연지원센터 |
문학 치유의 불·가능성 |
황국명 인제대 교수 |
11월 2일 오후 7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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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어 서원 '소설, 풍경을 치유하다' |
미천한 존재로서의 자각 |
김성종 |
2일 오후 7시 |
진화하는 2000년대 소설 문법 |
이상섭 |
6일 오후 3시 |
사람은 모두 꽃이다 |
조명숙 |
9일 오후 7시 |
숨기거나 드러내기, 소설의 두 얼굴 |
조갑상 |
13일 오후 3시 |
소설이란 창(窓)으로 세상 읽기 |
강동수 |
16일 오후 7시 |
삶을 요리하는 방법 |
정영선 |
20일 오후 3시 |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 그 몽롱한 에로 |
박명호 |
23일 오후 7시 |
소설과 나 |
정인 |
27일 오후 3시 |
※장소 : 백년어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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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달맞이언덕 인문학 축제 |
한국사회와 선비 정신 |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
19일 오후 5시 |
니체가 묻다, 우리는 과연 정신적 귀족인가 |
백승영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연구원 |
20일 오후 2시30분 |
영국 소설과 사회 개혁 |
서지문 고려대 교수 |
20일 오후 4시 |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문학치료 |
변학수 경북대 교수 |
21일 오후 2시 |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 위한 인문적 성찰 좌담 |
나동광 경성대·설광석 동아대·이왕주 부산대 교수, 이현제 신경정신과 전문의 |
21일 오후 4시 |
※장소 : 추리문학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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