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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인문학 읽기 <2>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국제신문·책과 아이들 공동 기획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   입력 : 2012-10-12 19:29:55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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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노는' 사회가 평화 공동체 만든다

- 일·경제만 숭상 20세기 열강
- 식민지 경쟁하다 세계대전
- 참여하는 놀이 문화가 필요



노명우 아주대 교수는 지난 6일 오후 5시 부산 어린이전문서점 '책과아이들'에서 '청소년, 가족과 함께 인문학을 읽다' 두 번째 교실을 진행했다. 노 교수는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Homo ludens·놀이하는 인간)'를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풀어쓴 자신의 저서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사계절)를 강의하고 참석한 청소년과 가족 50명과 토론을 벌였다. 노 교수는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의와 토론, 책 내용을 재구성했다.


   
노명우 아주대 교수

일과 휴식은 인간 생활의 두 축이다. 대개 낮에 일(노동)하고, 밤에 쉬고 논다(놀이, 여가). 제대로 쉬지 않으면 낮에 일하기 어렵다. 근대 사회는 놀이보다 노동을 중시해왔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개미와 베짱이에 관한 이솝 우화가 그렇다. 부지런한 개미는 '호모 파베르(Homo faber·도구적 인간)'다. 노동을 숭상하는 개미는 추운 겨울이 와도 걱정이 없지만, 놀이에 몰두했던 베짱이는 겨울이 오자 먹을 것을 구걸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다. 굶어 죽지 않으려면 노동하라고 교육했다. 노동만이 숭상되는 사회에서 놀이는 인간을 굶주림으로 몰아넣는 철부지 행동일 뿐이다.



20세기 호모 파베르 숭배 열풍은 인간을 행복하게 해 주었을까. 경제적 진보에 더 빨리 도달하기 위해 식민지 확보에 나섰고, 결과는 두 차례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의 비극으로 끝났다.

네덜란드 학자 하위징아는 노동에 가려졌던 놀이의 의미를 재평가한다. 경제활동은 누가 돈을 벌면 누군가 돈을 잃는 '제로섬(Zero-sum ) 게임'이다. 서로 경쟁하며 적대자가 된다. 내가 이기지 못하면 죽는 '승자독식 사회'다. 사람끼리 사나워지고 누군가와 협력할 수 없고 평화도 없고 공동체도 형성될 수 없다.

놀이는 다른 영역이다. 놀이는 경제적 보상이 없어도 기꺼이 하는 자발적 행동이다. 놀이는 명예를 놓고 화수분의 경쟁을 하는 거다. 아무리 퍼가도 마르지 않고, 나눌수록 커진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의 경기를 보라. 이기고 지고는 중요하지 않다. 놀이는 인간다운 인간이 되는 길이다. 놀이를 통해 얻는 가치는 타인에 대한 존경, 협력, 명예다.

중요한 것은 놀이를 구경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스스로 놀이를 하는 행위자가 돼야 한다. 유명 가수의 공연을 구경하는 것보다 '전국노래자랑'에 참가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 놀이는 개인기와 관계없다. 누구나 다 호모 루덴스적 삶을 살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사회복지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 다음은 질의응답.



-혼자 노는 것은 호모 루덴스적 삶인가요.

   
저자는 행위의 주체가 되는 놀이를 강조한다. 사진은 코스프레.
▶자기만족에 빠져 타인과 교류 없는 것은 호모 루덴스와 거리가 있어요. 자폐적인 거죠. 호모 루덴스를 잘못 이해해 '오타쿠(중독자·폐인)'적 삶을 사는 것 아닌지 늘 질문해봐야 해요. 저는 혼자 글을 쓰지만, 내가 아닌 무수한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며 보이지 않는 대화를 나누죠.

-호모 루덴스와 오타쿠의 기준은 뭐죠.

▶나눌 수 있는지 여부이에요. 오타쿠적 삶은 나눌 수 없고, 협업 능력이 떨어지죠. 반면 호모 루덴스적 삶은 자기만족을 다른 사람에게서 인정받는 명예로 발전시키려고 고민하죠. 타인과 의사소통하고 협업하며 공동체적 삶을 추구하는 겁니다.

-카카오톡, 디시인사드 같은 한국의 SNS는 호모 루덴스의 가능성이 있나요.

▶자기만족에 빠져 비관적으로 보여요.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온라인 집단지성에 의해 움직이는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죠.

-싸이의 '강남 스타일'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요.

▶우리 삶이 너무 경쟁적이죠. 그 경쟁을 회피하거나 잠시 잊으려고 강력한 뭔가를 원해요. 10만 명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말춤을 추고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다 해도 스스로 행위의 주체자가 되지 않으면 안 돼요. 강남 스타일은 일종의 유행이에요. 유행만 따라다니면 결코 호모루덴스가 될 수 없어요. 개성을 찾아야 합니다.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1872~1945)

   

네덜란드 대학도시 흐로닝언에서 생리학 교수였던 더크 하위징아의 아들로 태어났다. 독일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비교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05년 스승인 역사학자 블로크의 도움으로 흐로닝언 대학에서 네덜란드 역사 교수로 취임하면서 문화사가의 입지를 굳혔다. 1940년 나치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수용소에 수감됐다. 저서로는 '중세의 가을' '호모 루덴스' 등이 있다.


※2회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에 관한 청소년의 우수 독후감

-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독후감 (중3, 이민호)

-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독후감 (중2, 이정민)

-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독후감 (중1, 김성빈)

-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독후감 (중3, 최수영)

-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독후감 (중1, 류정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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