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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더블콘라운지에서 열린 '아주담담- 비전감독2'에 참석한 김병준(왼쪽부터), 김태곤, 유지태, 신연식 감독이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했다. 곽재훈 기자 |
- 김병준·김태곤 감독 등 4명
- 저예산 영화촬영 애로점 공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종반을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영화인과 관객이 만나 소통하는 마지막 '아주담담' 행사가 열렸다.
11일 오후 6시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더블콘라운지에서는 BIFF의 한국영화 비전 부문에 초청된 김병준, 김태곤, 유지태, 신연식 감독과 함께하는 '아주담담-비전감독2'가 열려 관객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배우 유지태 씨가 감독으로 참석한 만큼 행사장은 많은 시네필들로 북적였다.
행사는 어느 해보다 다양한 형식과 주제, 색깔을 보여 준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 유지태 감독은 "'마이 라띠마'는 이주 여성과 청년 실업자의 사랑과 헤어짐을 그린 성장 드라마이자 멜로 영화다. 영화를 만들 때 개인의 경험이나 성장담 대신 방법적인 면, 기술적인 면, 창조적 면을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1999, 면회'(김태곤 감독)는 고교졸업 후 만난 친구들이 철원으로 군대 간 친구에게 면회 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로드무비다. 감독은 인기리에 종영한 케이블 드라마('응답하라, 1997')를 언급하며 "어쩌다 보니 비슷한 제목이 됐는데 우리가 원조다(웃음). 지난해 10월부터 준비했는데 1000만 원으로 찍다 보니 1999년의 공간, 느낌, 공기를 표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삐삐, 다마고찌 등을 소소하게 보여주면서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행사 내내 위트있는 답변으로 웃음을 전해 준 신연식 감독('러시안 소설')은 "제 작품은 천대받던 소설가가 식물인간이 된 지 27년 만에 깨어나 거장으로 존경받으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전반부는 27년 전, 후반부는 27년 후 상황이다. 한 편 값으로 두 편을 보는 박리다매 영화"라고 말했다.
저예산 영화인 만큼 촬영의 애로점을 빼놓을 수 없다. 밥을 굶어가면서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서울역 인근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 이야기(김병준), 철원의 마을회관을 빌려 56년 만에 닥친 추위와 싸우며 영화를 찍은 일(김태곤) 등은 '누가 더 불쌍한가'의 사연을 듣는 것 같았다. 신 감독은 "제작 규모에 맞는 영화시장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1억 원짜리 영화나 30억 원짜리 영화나 모두 똑같은 프로세스와 배급방식으로 대박을 꿈꾼다. 제작 규모에 맞게 실험적인 제작방식으로 찍으면서 너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영화의 '비전' 작품들은 예산에 쪼들려가며 처절하게, 그렇지만 치열하게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