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은 다른 곳에(롤란도 콜라·스위스/보스니아-해체르고비나·와이드 앵글)

보스니아 남성과 스위스 여성 그리고 쿠바 남자 세 사람의 삶을 수년간 따라가며 점점 바뀌는 그들의 모습을 담았다. 셋은 문화적 배경, 국적, 나이 면에서 전혀 공통점이 없지만 모두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의 운명은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10년 동안이나 같은 인물을 지켜보는 인내와 노력의 결실인 놀라운 영화다. 영화 초반 감독이 "무엇이 우리의 삶을 결정하는가"라고 던지는 질문은 영화를 보는 동안 그에 대한 답을 찾는 여정을 열어주며 인간의 조건과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오후 2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3관·15세이상 관람가


★누구나 제 명에 죽고 싶다(김승현·한국/뉴커런츠)

사소한 갈등과 충돌이 원인이 되어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삶의 교훈을 말하는 형제 드라마다. 가까스로 형에게 빌린 돈을 엉뚱하게 써버리는 백수 동생과 그런 동생이 못마땅해 일주일 안에 돈을 갚으라고 몰아붙이는 형. 이 때문에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극이 벌어지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극적인 이야기를 좇는 재미만 해도 만족할 만하다. 정교한 플롯과 신예답지 않게 완숙미 넘치는 감독의 연출도 느낄 수 있다. 오전 11시 CGV 센텀시티 6관·19세 이상 관람가


★아비가일(정이삭·미국/홍콩·월드시네마)

뉴욕에서 장애인과 노인에게 책을 읽어주며 살아가는 여인 아비가일은 외롭고 지루한 삶을 살던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낯선 남성을 도와준다. 남성은 그에 대한 보답으로 소원을 말해보라고 하고는 아비가일에게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알려준다. '아비가일'은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세 번째 장편으로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프로 한다. 그러나 원작과 달리 독특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펼쳐 전위적 느낌마저 든다. 모든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은 아니지만, 이야기 구성과 영화 전반에 나타나는 몽환적 이미지는 전래동화가 주는 환상적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오후 4시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5관·19세 이상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