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도시 부산'에 영화관광이 실종됐다. 

해마다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열리는 열흘간만 외지 영화애호가들이 부산에 반짝 몰릴 뿐이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촬영된 영화나 드라마가 수백 편에 이르지만 촬영지를 찾는 여행객은 많지 않고 관광상품도 거의 없다. 

부산시와 부산영상위원회는 1999년 12월 영상위원회를 설립한 이후 부산에서 500여 편의 영화와 영상물 촬영을 지원해 '촬영하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최대 관광정보 사이트인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www.visitkorea.or.kr)에 소개된 전국의 '영화·드라마 여행' 추천지 79곳 가운데 부산은 2곳(2.5%)에 그쳤다. 그것도 8일 현재 조회 순을 기준으로 해운대(영화 '해운대', '친구'·2만5208건)와 동구 범일5동 매축지마을(영화 '아저씨', '친구'·3445건)이 각각 43위와 70위에 올라 인기도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지난 6, 7일 주말을 이용해 BIFF를 찾은 영화애호가 박철민(37·서울 마포구 신수동) 씨는 "부산에 온 김에 영화도 보고 영화 촬영지를 둘러보려고 인터넷과 책자를 뒤졌지만 해운대의 맛집은 많이 소개된 데 비해 영화 촬영지에 관한 정보는 상대적으로 빈약했다"고 지적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영상위원회, 영화의전당, 부산시청 홈페이지에도 영화 촬영지와 인근 관광지, 맛집을 연계해 소개하는 정보가 없어 아쉬웠다고 박 씨는 덧붙였다.

부산은 BIFF, 전국 최다 영화 로케이션, 영화의전당과 같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영화 관련 자원을 보유하고서도 관광과 연계가 안 되고, 홍보와 마케팅으로 연결하지 못해 시너지 효과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2008년 '부산영화지도'와 '영화관광가이드'를 제작하며 영화관광 활성화에 나섰으나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영화관광(Film Induced Tourism)

영화와 관광을 연계해 세트장 촬영지 등을 관광 상품화하는 테마여행. 지자체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영화관광 산업에 투자하고, 여행사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