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보 여행 기간은 자기 상황에 맞게 하루도 좋고 이틀도 좋다. 또 하루 동안 걸을 수 있는 거리도 사람마다 다 다르므로 자신의 상황에 알맞게 기간과 거리를 정하는 게 좋다. 하지만 며칠을 걷든 하루 20~30㎞ 이상은 걷겠다는 욕심은 내야 한다. 이 정도는 누구나 걸을 수 있다. 어떤 이는 무리하게 일정을 잡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왕이면 몸도 마음도 불태워 보겠다는 각오로 임하는 것이 좋다고 믿기 때문이다.



나를 찾아 길떠나는 도보여행/박용원 글/책숲/1만5000원



저자는 쉰 살이 된 기념으로 서울에서 삼천포까지 402㎞를 9박10일 동안 걸었다고 한다. 뭔가에 도전하기에는 늦은 나이라는 편견에 맞서보려는 오기였다. 그러나 이 여행 이후 그는 '성공'과 '실패'를 떠나 걷기 자체의 희열에 푹 빠져버렸다. 올레길, 둘레길, 마실길이 생기기 전부터 그는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누볐다. 이 책은 그렇게 지구 한 바퀴 반 거리를 걸은 사내의 '걷기 예찬론'이며 자신이 걸었던 길에 관한 안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