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숙자

- 머슴서 왕까지, 액션서 멜로까지
- 한국의 남성상 대표하는 아이콘
- '빨간 마후라' '무숙자' 등 8편 상영

한국영화사를 돌아보고, 한국영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국영화 회고전'. '2012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은 배우 신영균이다. 그는 한국영화뿐 아니라, 나아가 한국 사회를 대표하는 부동의 남성 아이콘이었다. 1960년 '과부'로 데뷔해 1979년 그의 317번째 출연작인 '화조'로 은퇴할 때까지 그는 한국영화계에서 한국 남성상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배우로서 신영균의 가장 큰 장점은 사극을 비롯해 멜로, 액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이다. 연기의 폭넓은 스펙트럼 덕분에 최하위 계급인 머슴에서부터 최상위 계급인 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한국의 남성상을 스크린에 구현할 수 있었다. 야성미 넘치는 남성적 풍모에서 발산되는 그만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는 일찍이 연극 무대에서 갈고 닭은 연기력이 뒷받침됐다.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에서 선보이는 신영균의 대표작 8편에는 그의 영화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빨간 마후라'나 '미워도 다시 한번' 등이 포함돼 있으며, '쌀' '십년세도' '무숙자' '대원군' '봄봄'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등을 통해서는 그의 다양한 연기력과 그 시대의 한국영화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회고전 주인공 신영균의 추천 등도 최종 선택에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쌀(1963, 신상옥/한국)

피폐한 고향으로 돌아온 상이군인 용이는 어려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산에 굴을 뚫어 황무지에 물을 대는 사업을 추진한다. 일종의 남성 영웅담이라 할 수 있는 이 영화에서 신영균은 계몽된 국민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근대화의 주체는 누구인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빨간 마후라(1964, 신상옥/한국)

	영화 빨간 마후라

공군을 상징하는 대표작으로, 6·25 전쟁 당시 공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렸다. 한국 최초로 공중 촬영을 시도한 이 영화는 시원한 공중전과 첨단 근대전의 면모를 화려하고 박진감 있게 보여줌으로써 그 해 흥행 1위를 했고, 해외 여러 나라에도 수출되는 성과를 올렸다.



★십년세도(1964, 임권택/한국)

역적으로 몰려 가문이 망한 후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낸 홍국영은 결국 정조의 사부가 되어 최고의 권력을 누리지만, 신하들의 모함과 정조의 오해로 인해 촌부의 삶으로 돌아간다. 궁정을 배경으로 한 치열한 암투와 신분을 초월한 애틋한 로맨스를 통해 한 야심가의 극적인 삶이 그려진다.



★무숙자(1968, 신상옥/한국)

거칠지만 다정다감하고 정의로운 마적 장은 무자비한 유격대에 의해 가장을 잃고 쫓기는 신세가 된 모자를 돌봐주게 된다. 결국 그들의 목숨과 행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게 된다. 1960년대 중반부터 등장해 인기를 모았던 '만주 활극'의 대표작이다.

★미워도 다시 한번(1968, 정소영/한국)

시골에 아내와 아들을 두고 서울로 상경한 신호는 10여 년간 혜영의 도움을 받으며 사업가로 성공한다. 혜영은 신호의 결혼 사실을 모르고 결혼을 결심하는데, 신호의 가족이 서울에 올라온다. 신호의 아이를 임신하고 있던 혜영은 시골로 내려가 어렵게 생활한다. 그리고 8년 후 혜영은 아들을 신호에게 보내기 위해 신호에게 소식을 전하는데…. 1960년대 최고의 흥행 멜로드라마로 많은 시리즈와 아류작을 양산했다.



★대원군(1968, 신상옥/한국)

	배우 신영균 씨의 현재모습

안동 김 씨 가문의 세도정치가 극에 이른 조선 말기. 흥선군은 자신을 향한 탄압과 감시를 피하려 폭음과 바보짓으로 소일하며 내일의 권력을 준비한다.

한국 최초로 동시녹음을 시도한 이 영화에서 신영균은 이미 사극에서 수립한 스타 페르소나와 독보적인 연기력의 절정을 보여준다.



★봄봄(1969, 김수용/한국)

토속적인 해학과 신영균의 농익은 머슴 연기로 1960년대 문예영화의 대미를 장식한 작품. 데릴사위를 명분으로 무보수 노동을 착취하는 자린고비 영감과 그의 딸을 얻기 위해 우직하게 고군분투하는 머슴 간의 드잡이가 색채 시네마스코프 화면 위에 코믹하면서도 정겹게 묘사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1977, 임원식/한국)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다 체포돼 교도소에서 순교한, 한국 기독교계의 큰 별 주기철 목사(1897~1944)의 삶과 죽음을 극화한 기념비적 전기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