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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효숙 작가의 '진혼'. |
- 시립미술관 19개국 200여작품
- 오늘~11월 24일까지 일반공개
- 공사중 목숨잃은 노동자 신발
- 200켤레 배열 '진혼' 등 선보여
"가장 생소한 전시를 보게 될 겁니다. 현대미술의 현주소가 이렇구나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게 무슨 미술인가 여길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보던 것, 쓰던 것을 가져다 현대 산업사회의 단면을 조형적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보면 현대미술이 결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22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2012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이두식 운영위원장의 이야기다. 2년마다 열리는 부산비엔날레는 전세계 전위적 미술 작가들이 총출동해 다양한 현대미술의 기조를 선보이는 축제의 장이다. 올 전시의 주제는 '배움의 정원(Garden of Learning)'. 작가와 관람객의 협업을 중심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즐기게 한다는 콘셉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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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엘렌 캐롤의 'N˚18'과 백승우의 '블로우 업'(바닥에 설치된 작품). |
이 의도는 적중할 수 있을까.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생각에 선뜻 발길을 떼지 않았다면, 22일부터 오는 11월 24일까지 이어지는 부산비엔날레 전시장에서 직접 확인해 보자. 어느새 '손에 잡히는' 현대미술의 향연에 빠져든 자신의 모습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본전시장(19개국 41명 200여점 출품)을 찾은 관람자들은 부산시립미술관의 외관을 보고 눈을 꿈뻑이게 된다. 비계 파이프와 검은색 공사장 분진망으로 건물 전체를 휘감아 '공사 현장인지 미술 전시장인지' 헷갈리게 만들기 때문. 하지만 곧, 주변에 존재하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모든 것이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손쉽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 수 있다.
1층 전시장은 도입부다. 작업화 200켤레가 둥글게 놓인 성효숙 작가의 '진혼'이 손님들을 맞는다. 신발을 벗고 들어서는 입구를 의미하는 표면적 의미와 함께 공사 중 목숨을 잃거나 자살한 노동자들의 신발로 그들을 추모하고자 한다. 부산 작가 전상철의 '공간 2012-리듬'도 눈길을 끈다. 조업에 사용하는 어망에 색색의 빛깔을 입혀 항구도시 부산이 가진 노동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2층은 올 비엔날레의 특징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모듈에 회화 작품을 매달았고, 전체적으로 어두운 작품 감상을 위해 특색 있는 조명을 활용했다. 공간 전체에서 연극적 냄새가 난다. 전직 대통령의 빌라에서 나온 쓰레기들로 쌓아올린 거대한 나무 계단 '오데사의 계단'(함경아 작), 구톰 구톰스가드(노르웨이)의 '전시안의 전시', 곤잘로 디아즈(칠레)의 화산지역에서 나온 돌로 만든 수조작품이 있다.
미술관 3층에서는 국제 관계, 사람과 사람·사람과 영혼의 관계 등을 묻는 작품들로 구성했다. 북한 사람들이 히로시마 핵폭탄의 형상을 수로 놓은 작품, 가로 12m, 세로 31m 크기의 방에 하얀색 도자기로 만든 사슴뿔 수십 개를 고정한 '자각의 시대에 대한 기념비'(태국 사카린 크루 온 작), 북한 김정일의 기념비적인 선물 박물관 문을 재현한 프란츠 카퍼(오스트리아)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한편, 본전시장과 특별전 전시장은 매주 주말(금·토·일)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셔틀버스가 운행된다. 셔틀버스는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임시정류장에서 무료로 탈 수 있다. 본전시장 입장료는 성인 7000원(예매 5000원), 학생·군경 4000원(예매 3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