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어린이전문서점 책과아이들과 공동으로 매달 한 차례씩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지상 인문학 강좌를 마련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마르크스 등 동서양 고전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새롭게 쓴 사계절 출판사의 '주니어 클래식'을 읽고 저자와 함께 토론하며 지식과 교양을 쌓아가는 기획이다.
- 죽도록 일하는데 왜 계속 가난한가요?
- 상품 교환가치의 불균형, 부의 불균형으로 이어져 사회변혁 천천히 진행돼
지난 1일 오후 5시. 어린이전문서점 책과아이들에서 '청소년, 가족과 함께 인문학을 읽다'의 첫번째 교실이 활짝 열렸다. 이날 강사는 동아대 경제학부 교수이자 한국 마르크시즘의 거목인 강신준. 이날 참가한 청소년과 가족 50여 명은 대부분 강 교수가 마르크스 '자본'의 기초개념을 쉽게 풀어 쓴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사계절)'를 꼼꼼히 읽고 온 터였다. 강 교수는 이날 마르크스의 사상에 관한 기초를 '아주 쉬운 질문과 답'으로 풀어주었다.
-열심히 일하면 부자가 되나요.
▶죽도록 일하는 사람(노동자·개미)이 더 가난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부자(자본가·베짱이)인 경우를 우리는 훨씬 더 많이 압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그 비밀은 바로 우리가 팔고사는 '상품'에 있답니다. 상품의 가격은 그 상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노동시간을 나타냅니다. 노동력이 얼마나 들어갔느냐에 따라 그 상품의 가치(가격)가 달라지는 거죠.
그런데 상품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베짱이는 개미에게 지불한 가치(임금)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시켜 개미의 노동력을 빼앗아 갑니다. 이 빼앗긴 노동력은 그대로 자본가의 몫이 되는 거죠. 개미는 아무리 애써도 궁핍을 벗어나기가 힘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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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신준 교수 |
-개미는 왜 그걸 참고 있나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요. 먹고 살아야 하니까요. 개미에게도 땅과 기계(생산수단)와 원료를 살 수 있는 돈이 있다면 불공정한 세상을 박차고 나오겠지만, 가진 것이라곤 노동력 밖에 없으니 쫓겨나지 않으려면 참고 일할 밖에요. 하지만 세계 역사를 돌아보면 개미들이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린 사례가 몇차례 있어요. 그것을 '혁명'이라고 부릅니다. 마르크스는 1848년 전 유럽을 휩쓴 이런 혁명을 목격했습니다. '혁명은 왜 일어났고,왜 실패했나'를 고심하다 과학적인 답변을 도출한 것이 그가 쓴 '자본'입니다.
-마르크스가 꿈꾼 세상은 어떤 세상인가요.
▶그는 진정한 '자유의 나라'를 꿈꿨어요. '노동 해방'된 세상이라고도 하지요. 마르크스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 표현이 '노동을 안하겠다'는 뜻이라고 공격하지만, 실은 '타인(베짱이)이 강제로 시키는 노동을 그만둔다'는 뜻입니다.
그러려면 자본가라는 계급이 없어져야(베짱이도 개미가 돼야) 하겠죠. 그럼 베짱이가 소유했던 생산수단은 개미가 공동으로 가지게 될텐데 이를 '사회적 소유'라고 부릅니다. 베짱이에게 노동력을 빼앗기지 않게 된 개미는 필요한 만큼 생산하고 생산한 만큼 소비하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훨씬 줄어들게 되고요, 그럼 남는 시간 즉 '여가'를 즐기면서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본거죠.
-자본주의가 위기라고들 하는데, 혁명이 일어날까요. 무서워요.
▶혁명에 대한 공포도 왜곡됐어요. 물론 프랑스 혁명 등 역사적으로 유혈혁명이 많이 일어났지만 장기적으로 이런 폭력 혁명은 다 실패했어요. 사회변혁은 차곡차곡 계단식으로 이뤄져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지금도 사회는 조금씩 변하고 있고, 우리가 느낄 때 쯤이면 사회가 완전히 달라져 있겠죠. 완성되진 않았어도 그런 변혁이 많이 진전된 곳이 복지국가라 불리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예요. 아직도 무섭나요.
▶마르크스는 누구
독일 트리어에서 유복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베를린 대학을 졸업한 뒤 대학교수가 되려고 했지만, 대학 시절 쓴 사회 비판성 글 때문에 반체제 인사로 찍혀 실패했다. 쾰른에서 '신라인신문'이란 비판적인 신문의 편집장이 됐다. 그러나 그의 글은 독일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 신문사가 문을 닫았다.
백수가 된 마르크스는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지만 독일 정부의 압력으로 거기서도 추방당했다. 이후 줄곧 유랑생활을 하다가 1848년 전 유럽을 휩쓴 '혁명'과 그 실패를 목격했다. 이에 대한 의문은 20년 연구 끝에 '자본'이라는 위대한 고전으로 결실을 봤다.
※1회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 상자를 열다'에 관한 청소년의 우수 독후감
- 마르크스의 자본,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를 읽고 (중2, 정지우)
- 참 거짓된 세상이다 (중3. 이시은)
- 공정한 교환을 향해 (중2 송승후)
- 마르크스의 자본, 뒤바뀐 운명 (중2.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