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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일상을 바꿔버린 기업가 16명의 창조적 삶

플레이보이 설립 휴 헤프너, 성문화 근본적 변화 가져와

  • 국제신문
  • 이경식 기자 yisg@kookje.co.kr
  •  |  입력 : 2012-08-17 19:27:10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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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車 생산공정 바꾼 헨리 포드
- 인간 소외 문제 낳으면서도
- 대단위 노동조합 탄생 불러
-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 /전성원 지음 /인물과사상사 /1만8000원

미국발 금융위기에도, 유럽발 재정위기에도 끄떡없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수요가 창출되는 산업을 들라면, 포르노 산업을 꼽을 수 있다. 포르노 산업의 세계 최강국은 미국이다. 연간 매출액이 100억~140억 달러(10조~14조 원)에 달한다. '포르노 밸리'로 더 잘 알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 페르난도 밸리'에서는 매년 1만여 편의 포르노 영화가 만들어지며, 관련 종사자만 1만2000여 명에 이른다.

미국에 포르노 산업이 이같이 번성하게 된 데는 잡지 '플레이보이'의 설립자인 휴 헤프너의 '공'이 가장 지대하다. 1953년 스타가 되기 전 가난했던 시절의 마릴린 먼로의 누드 사진을 실은 '플레이보이' 창간호를 내며 포르노 산업의 씨앗을 뿌려 오늘과 같은 거대 시장을 일궜기 때문이다. 현재 플레이보이 그룹은 세계 200여 개국에서 잡지와 TV프로그램, DVD 등 각종 컨텐츠를 시판하며 지구촌 포르노 산업계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다.

'플레이보이'는 대중의 시선을 끌기 위해 창간호에 마릴린 먼로의 누드 사진을 실었다. 사진은 미국 시카고에 세워진 7.8m 높이의 마릴린 먼로 조각상.국제신문DB
플레이보이가 선도한 포르노 산업은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BBC 방송이 '포커스' 2010년 2월호에서 "세계 1위의 포르노 생산국은 미국이지만, 국민 1인당 포르노 산업에 대한 연간 지출액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라고 보도한 것과, 2009년 미국 '포르노 밸리' 기업들이 인터넷에서 자사 영상물을 불법 판매해온 한국 네티즌 수만 명을 우리나라 검찰에 고소한 데서도 그 파급력을 짐작할 수 있다. 윤리 외교 등 여러 문제를 수반하는 우려스러운 현상이지만, 현재 우리 사회의 성 문화에 휴 헤프너의 영향력이 짙게 스며있음은 분명하다.
누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가는 이처럼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현대 일상의 촘촘한 틀(매트릭스)을 만들고 지배하는 시스템에 대해 고민해 보기 위해 쓴 책"이라고 지은이는 설명한다. 지은이는 현대 생활의 형성에 큰 획을 그은 기업가에 천착한다. "기업이 없었더라면 제 아무리 위대한 발명품이라도 우리 일상에 공헌하는 일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었거나 존재할 수조차 없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책은 포드주의를 창조한 헨리 포드, 'PR의 아버지' 에드워드 버네이스, 20세기 석유 문명을 만든 존 D. 록펠러, '살림의 여왕' 마사 스튜어트 등 각 분야에서 현대 문화의 물꼬를 튼 세계적 기업가 16명의 삶을 더듬어 꼼꼼한 필치로 담아냈다.

지은이의 인물 비평은 특정 시각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이 미덕이다. 당사자 행적의 공과를 그대로 조명함으로써 리얼한 삶의 모습을 온전하게 드러내려는 시도다.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 공정에 따라 거기에 맞는 도구와 기계를 만들고, 작업에 필요한 기계들을 일일이 작업 공정 순서대로 배치'하는 생산 시스템(포드주의)에 대해 "노동자는 기계를 조작하는 인간이 아니라 기계에 의해 조작당하는 인간이 됐다"고 비판하면서도 "20세기 산업의 노동생산성을 50배 향상시켰다"거나 "단일 작업장에서 많은 노동자가 함께 일하게 해 대단위 노동조합을 건설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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