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상업영화 '미쓰GO'
- 스무살 시절 내 모습 같은 주인공
- 키스신 안 떨릴 줄 알았는데 긴장
# 이름 건 첫 토크쇼 '고쇼'
- 이야기 풀어가는 능력 부족 절감
- 시행착오 겪으며 부딪치고 있어
솔직하고 직설적인 표현법은 고현정의 트레이드 마크다. 굳이 드라마 '선덕여왕'이나 '대물' 등에서 맡았던 강인한 모습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현재 방송되는 SBS 토크쇼 '고쇼'에서의 모습을 보면 어디서나 할 말은 하고, 주변의 이야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영화 '미쓰GO'의 주인공인 그를 만난 후 든 생각은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속으로 고민을 많이 하는 배우라는 것이다.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신중했고, 자신보다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씨가 드러났다. 그렇다고 뭔가 꾸미거나 포장하려는 모습은 없었다.
고현정이 주연을 맡은 '미쓰GO'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던 만화가 천수로가 500억 원짜리 범죄에 휘말리면서 환골탈태해 범죄의 여왕이 되는 모습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로 지난 달 21일 개봉했다.
한적한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고현정을 만나 자신의 첫 상업영화인 '미쓰GO'와 점차 MC의 모습을 갖춰가는 '고쇼'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쓰GO'는 중간에 감독이 교체되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잘 개봉했다. 지금의 소감은?
▶영화가 무사히 개봉이 돼서 무지 행복하다. 특히 촬영 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분들이 이 영화로 입봉을 하는데, '만일 개봉하지 못했다면 얼마나 섭섭하셨을까'라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이번 천수로 역은 '선덕여왕'의 미실이나 '대물'의 서혜림과 달리 대인기피증이 있어 전화로 짜장면도 제대로 못 시킨다. 그간 맡았던 역할들과 다른 점이 많은데.
▶처음 '미쓰GO'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나한테 이런 캐릭터도 제의를 해주네' 하며 반가웠다. 매번 세고 강한 역만 제의를 받았는데 말이다. 아마 나의 스무 살 때를 아는 친구들이 있어서 이런 제의를 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미쓰GO'의 제작자와 교체 전 감독이 그와 대학동문이다).
-빨간구두 역을 맡은 유해진 씨와의 키스 신이 화제다. 코믹하지 않고 굉장히 로맨틱한 키스 신이었다.
▶사실 유해진 선배님 덕이 아닌가 싶다. 영화에서는 짧게 나오지만 촬영할 때는 여러 가지 버전을 찍었다. 그 장면 처음 촬영할 때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살짝 긴장되기도 해서 '이 느낌이 뭐지' 했다. 뭐랄까 내가 소중하게 다뤄지는 느낌이 들면서 우아하게 잘 넘어갔다.
-토크쇼 MC를 맡아서인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고, 거침없이 이야기하던 예전보다는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듯하다.
▶변명 같지만 예전에도 남 얘기는 잘 들었다.(웃음) 아무래도 좀더 조심하게 되는 건 있을 것 같다. 그런데 함께 작업하는 분들은 알아서 안전하게 걸러줄테니 원래 스타일대로 '더 마음껏 해라'라며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다.
-'고쇼'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라면 무엇인가?
▶원래 이야기를 꺼내고 마무리를 잘 못 짓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 병이 심하다는 걸 알았다. 그게 '고쇼'에서는 막대한 민폐 주더라. 마음은 무슨 얘길 하고 싶어서 꺼내놓곤 말은 안하고 손짓만 하고 있더라. '일목요연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게 부족하구나'라는 걸 느꼈다.
-호불호가 뚜렷하고,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인데, 그런 점은 어떤가.
▶토크쇼를 진행하면서는 그걸 더 부각해야 되는 줄 알았다. 시청자분들이 그걸 원하시는 줄 알았는데, 막 뭐라 하시더라. 그래서 이게 아닌가 해서 가만히 있으니 안 한다고 또 뭐라고 하시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는 것 자체를 보여드리는 게 솔직한 내 모습일 수 있겠다고 해서 그러고 있는 중이다. 토크쇼가 각본이 있어서 뜻한 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어서 부딪쳐 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차기작은 정해졌는가.
▶아직 생각 못해봤다. 나는 무척 열려 있다. 어떤 캐릭터든 마음을 열고 받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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