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음악평론가 강헌의 대중음악 산책 <63> '아티스트'를 소망한다

싱어송라이터 'K-pop 한류' 이끌어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7-03 20:35:10
  •  |   본지 2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비틀스
'아티스트'가 죽어간다. 거의 멸종 직전에서 백조의 노래를 구슬프게 부르고 있다. 음악은 '음악'이 아니라 '음원'으로 전락했다.

'아티스트'란 좁게는 화가, 넓게는 예술가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대중음악의 영역에서 이 말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길지 않은 대중음악 역사에서 '아티스트'라는 말처럼 아이러니한 말도 없을 것이다. 왜 '예술가'라는 개념이 필요했을까. 왜 굳이 '예술가'를 자처하고 싶었을까.

그것은 대중문화의 한 갈래인 대중음악이 '자본'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이라는 고유한 신분 때문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예술이되 동시에 '자본'에게 이익을 가져다 줘야 하는 '상품'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밥 딜런
1차 세계대전 이후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음악적 재능을 지닌 이들은 자본의 이익을 위해 무언가 음악 상품을 만들어야 하는 노동자에 지나지 않았다. 그들 중 일부를 스타로 받들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스타 만들기를 통해서 더욱 큰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기 위한 자본의 고도의 전략에 불과했다.

그러나 예술가는 자본의 지배에서 벗어나 (그것이 궁핍과 무관심의 황무지에 던져지는 운명으로 이끌더라도) 예술가의 지위를 획득하기를 꿈꾼다. 세계 대중음악사에서 '아티스트'라는 말의 출현도 이와 같은 예술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찾으려는 몸부림에 기인한다. 결국 대중음악이란 '대중'이라는 말이 자아내는 '상품'의 의미와, '음악'이라는 말이 품고 있는 '예술'이라는 양립 불가능한 두 명제가 모순적으로 동거하는 개념일지도 모른다.

40년대 말 재즈에서 비밥의 천재들이 출몰하면서, 그리고 급기야 50년대의 위대한 혁명인 록 음악이 등장하면서 음악예술가들은 자본의 유혹과 협박을 뿌리치고 자기 예술의 주인이 되고자 했다. 싱어송라이터, 곧 자신이 곡을 쓰고 자신이 노래 부름으로써 자기 예술의 온전한 주재자가 되고자 하는 이와 같은 노력은 '아티스트'의 왕관을 쓰는데 가장 기초적인 덕목이 되었다.

사랑 타령 일색이었던 주제의 영역에도 일대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모든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이슈, 그리고 초월적인 내면 기술, 고도로 상징화된 지성적인 표현들이 대중음악의 지평에 떠오르면서 그것은 시대의 표정을 입체적으로 담기 시작한다. 밥 딜런이,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가, 그리고 오티스 레딩이 그러했다. 이들에 의해 저 60년대의 청년문화혁명이 봉기하자 뉴욕 필하모닉의 상임지휘자였으며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작곡가이기도 한 레너드 번스타인이 '역사는 저 노동자 계급의 아들들인 비틀스의 음악을 그 시대를 대변하는 클래식으로 지목할 것'이라는 사실상의 패배선언을 한다. 이들은 고도의 창조적인 예술성과 폭발적인 대중성 모두를 장악하며 일거에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했고, 그 여파는 미디어를 통해 세계 전역의 젊은이들을 감염시켰다.

K-pop 한류의 위력은 오늘도 전 세계에 뿌려지고 있다. 하지만 그 리스트 중에 '아티스트'의 얼굴은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싱어송라이터, 혹은 이에 기초한 한국의 밴드가 세계의 음악 수용자들을 진지한 음악적 성찰로 몰아넣을 수 있을 때,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K-pop 한류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그 얼굴을 빨리 보고 싶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텐퍼센트’도 뽑혔다…부산 미래 이끌 서비스 강소기업 10곳
  2. 2“폐업할 돈 없어 적자에도 문 연다” 좀비가 된 자영업자들
  3. 3해운대구 좌동 그린시티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될 수 있다
  4. 4대연터널 ‘꾀·끼·깡·꼴·끈’ 황당 문구…전국적 조롱거리(종합)
  5. 5연산교차로 명소화 120억 등 대형사업 돈 어디서 구하나
  6. 6‘친문’주류 부산 민주당 지역위원장직에 ‘친명’ 도전장
  7. 7포스코 부산대 지고 서울대 뜨고
  8. 8수산대 졸업한 사천 청년, 팔라우 국가 경제 초석 다지다
  9. 9HJ重, 친환경 컨선 2척 동시명명식…상선 기술력 입증
  10. 10오스만 말기 술탄과 열강 개입…고종 닮은꼴?
  1. 1‘친문’주류 부산 민주당 지역위원장직에 ‘친명’ 도전장
  2. 2노무현 서거 15주기…여야 인사 봉하 집결
  3. 3한·일·중 정상회의 4년 5개월 만에 개최…26, 27일 서울서(종합)
  4. 422대 국회,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 국조할까
  5. 5조국혁신당 조직 재정비…‘당원 늘리기’ 초점
  6. 6[속보]한중일 정상회의 4년5개월 만에 26일 서울에서 개최
  7. 7尹,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정국 급랭
  8. 8親文, '노무현 추도식' 앞두고 회고록 논란에 뒤숭숭
  9. 9與 중진 긴급소집 “특검법 부결이 당론” 본회의 총동원령
  10. 10총선 당선인 1인당 평균재산 33억여 원
  1. 1‘텐퍼센트’도 뽑혔다…부산 미래 이끌 서비스 강소기업 10곳
  2. 2“폐업할 돈 없어 적자에도 문 연다” 좀비가 된 자영업자들
  3. 3포스코 부산대 지고 서울대 뜨고
  4. 4HJ重, 친환경 컨선 2척 동시명명식…상선 기술력 입증
  5. 5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 공군 공중급유기 첫 창정비
  6. 6고물가, 집값 하락…부산 가계소비 회복세 둔화될 듯
  7. 7빚더미 앉은 부산 소상공인들…신보 올해만 697억 대신 갚아
  8. 8때 이른 더위에…유통·호텔가 ‘쿨 마케팅’
  9. 9최금식 선보공업 회장, 금탑산업훈장 받아
  10. 10기준금리 3.5% 동결
  1. 1해운대구 좌동 그린시티 ‘노후계획도시 선도지구’ 될 수 있다
  2. 2대연터널 ‘꾀·끼·깡·꼴·끈’ 황당 문구…전국적 조롱거리(종합)
  3. 3연산교차로 명소화 120억 등 대형사업 돈 어디서 구하나
  4. 4부산 시내버스 음주 운전, 승객 신고에 덜미
  5. 5김호중,영장심사 연기 신청…법원 기각
  6. 6'출소 3년 만에 또'…내연녀 남편 살해한 50대 항소심서도 무기징역
  7. 7경찰 정차 요구도 무시하고 13km 음주 운전한 부산국토청 공무원
  8. 8“이혼한 뒤에라도 혼인무효 가능” 대법 40년 만에 판례 뒤집었다
  9. 9경영권 다툼 일동건설 사주 일가 불법 로비도 들통
  10. 10부산시, 유엔투어리즘과 협업…글로벌 허브도시 기반 다진다
  1. 1롯데 ‘안방마님’ 장타력이 살아난다
  2. 2통영동원로얄컨트리클럽- 순금 상패·현금 등 홀인원 이벤트…사계절 라운딩의 재미 배가
  3. 3낙동중 2년 만에 소년체전 부산대표로
  4. 4흙신 나달 롤랑가로스서 ‘유종의 미’
  5. 5레버쿠젠 불패행진 저지한 아탈란타
  6. 6실외 골프연습장 파디글스- 첨단장비와 엄격한 시설 관리…150야드 비거리에 벙커연습장도
  7. 7양산동원로얄컨트리클럽- 우람한 산세·부드러운 코스의 조화…그린 넓어 ‘백돌이’도 OK
  8. 8부산컨트리클럽- 울창한 수목으로 홀마다 색다른 분위기…회원 1060명 명문클럽
  9. 9기장동원로얄컨트리클럽- 개성 있는 9홀서 다이내믹 플레이…새벽부터 밤까지 나이스 샷
  10. 10목포 소년체전 25일 팡파르…부산 금 20개 안팎 목표
우리은행
박물관에서 꺼낸 바다
염전에 바닷물 끌어 올리던 기구
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박기종 관복(官服)- 흉배(胸背) 문양의 의미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불안은 우리의 원동력”…세상에 없던 연극 추구하는 사람들
공간이 생기니 문화가 스며들더라…‘詩 낭독회 맛집’ 주인장의 솜씨
리뷰 [전체보기]
이 뮤지컬 후회없이 즐기는 법? 눈치보지 말고 소리 질러!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두루미 통해 환경 소중함 알다 外
법정스님의 미공개 말씀 모음집 外
방송단신 [전체보기]
9개 민방 합작 ‘핸드메이드…’, 한국PD대상 작품상 등 영예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양말 짝짝이 /김정수
만월처럼 /장정애
이원 기자의 드라마 人 a view [전체보기]
‘피라미드 게임’ 두 주연배우
‘스위트홈’ 시즌2 고민시
이원 기자의 영화 人 a view [전체보기]
‘범죄도시4’ 허명행 감독
‘범죄도시4’ 마동석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민희진 사태·김호중 음주 뺑소니…가요계 잇단 악재로 침울
지상파 새 예능들…OTT·드라마에 빠진 시청자 눈 돌릴까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1000만 영화는 자란다, 한국사회의 불우함을 먹고
인문정신과 합해진 공간의 힘
뭐 볼까…오늘의 TV- [전체보기]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3일
뭐 볼까…오늘의 TV- 2024년 5월 22일
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전체보기]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The 8 show)’
밴드기린 싱글 ‘조금만 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3일(음력 4월 16일)
오늘의 운세- 2024년 5월 22일(음력 4월 15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가는 늦봄 정취를 읊은 중국 송나라 시인 범성대
학문 연마하던 곳 찾아 스승 추억한 18세기 문사 정중기
  • 국제크루즈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