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부산메디클럽

박상대 신부의 복음단상 <30>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물질주의·과도한 경쟁·불신…행복을 위한 세가지 숙제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6-29 20:19:18
  •  |  본지 17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엔스트롬의 '기도하는 노인'.
우리나라는 단시간에 괄목할 만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였으나 그 안에 사는 국민은 대부분이 불행하다는 진단이 나온 지 오래다. 지난 총선에서 많은 정당과 후보들이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개발을 내세우기보다 삶의 질이나 행복을 운운한 것을 보면 문제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다. 최근에 조사된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OECD 34개국의 평균보다 8점이 낮은 63점이라고 한다. 최근 들어 이혼율, 자살률, 저출산율, 직장인 스트레스 비율이 세계 최고에 달하고, 한국 청소년의 행복도는 최하위권이라 하니 참으로 마음 아픈 일이다. 산술적인 지수로 사람의 행복을 평가하는 자체에 무리가 따를 수도 있지만 무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소득이 증대하고 생활이 편해지면 단연 행복해져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한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부자가 때때로 불행해 보이고 가난한 농부가 오히려 행복해 보이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심리학자가 되었고, 최근 행복연구가로 유명한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에드 디너 교수는 행복 여부를 측정하는 다섯 가지 설문을 개발하였다. ① 나의 삶은 나의 꿈, 또는 이상과 아주 가깝게 진행되고 있는가? ② 내 삶의 질은 훌륭한가? ③ 나는 현재의 삶에 아주 만족하는가? ④ 나는 생활을 통해 삶에서 중요한 것들을 얻고 있는가? ⑤ 나는 더 산다고 해도 현재 삶의 틀을 별로 바꾸지 않고 고수하고 싶은가? 디너 교수는 설문의 각 항목을 '매우 그렇다'(6점)에서부터 '전혀 그렇지 않다'(0점)는 7단계로 나누어 합산한 점수를 근거로 '다른 사람보다 훨씬 행복하다'(26~30점)라는 최상급과 '내 삶은 왜 이렇게 초라한가?'(0~5점)라는 최하위급으로 나누어 행복지수를 평가하였다.

2010년 한국심리학회가 주최한 행복에 관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디너 교수는 날로 번영하는 국가에 사는 한국인이 불행한 이유를 3가지로 제시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째, 한국인의 물질주의 성향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이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행복할 가능성은 낮겠지만, 돈에 대한 집착은 행복에 해로운 요소다.

둘째, 한국인은 과도하게 경쟁적이라는 점이다. 항상 일등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불안과 걱정을 만든다. 경쟁은 흔히 비교에서 시작되는데, 우리는 늘 높은 곳에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끝없는 경쟁심을 유발한다.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은 끝없는 나의 경쟁상대가 되는 셈이다.

셋째, 한국인은 더불어 사는 사람에 대한 신뢰 수준이 형편없이 낮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정이 많은 우리 민족이라 하지만 정은 신뢰와 다르다. 뜻을 같이하고 함께 자리하면 같은 편이고, 아니면 적으로 돌리는 우리가 아닌가? 돌아서면 헐뜯고 시기하는 불신이 만연한 사회에 우리가 살고 있다.

예수님은 산상설교(마태 5-7장) 첫머리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였다. 가난하고 깨끗한 마음에 행복이 있다고 하는 말은 물질과 명예를 통한 과시적인 행복이 아니라 사랑과 존중을 통한 내면의 행복을 추구하라는 것이다. 물질에 대한 지나친 탐욕을 경계하고 소박한 마음으로 더불어 사는 사람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것이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말이다.
사람의 귀천은 타고난 신분에 달린 것이 아니라 마음에 품은 뜻에 달려있다고 했다. 마음에 품은 뜻이 귀하면 귀인이 되는 것이고, 그 뜻이 천하면 천인이 되고 만다.(MBC 드라마 '동이' 참조) 행복도 마찬가지다. 행복과 불행이 외부로부터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래가지 못한다. 행복은 작은 것에도 기뻐하고 감사하는 내 마음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하지만 디너 교수가 제시한 3가지 숙제를 먼저 풀어야 할 것이다.

천주교 몰운대 성당 주임신부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부산의 산동네와 재일코리안
방호정의 부산 힙스터
2019년 부산인디 씬의 새로운 조류, 플랫폼스테레오
국제시단 [전체보기]
제 몸을 태우는 그늘 /이기록
어둠이 내릴 때 /박홍재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코 없는 사람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미래를 위하여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책 읽고 싶은 금요일, 다 같이 책방에서 볼까요
문학수업 듣고 창작하고…동네서점서 누리는 ‘소확행’
리뷰 [전체보기]
경계인 된 탈북여성의 삶, 식탁·담배·피 묻은 손 통해 들춰
방송가 [전체보기]
새 삶을 얻은 반려견의 ‘견생 2막’
어른 싸움으로 번진 거제 학교폭력의 진실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아이디어
새 책 [전체보기]
인디고 서원, 내 청춘의 오아시스(아람샘과 인디고 아이들 지음) 外
지명직설(오동환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일본인의 소울 푸드가 된 카레
애플, 스탠딩 데스크 왜 쓸까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잃어버린 꽃-모닝 커피’- 전두인 作
‘Sea2016-2’ - 전미경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정든 우리 동네 떠나기 싫어요 外
로봇은 어떻게 탄생하고 진화했나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미생 /이광
동백 /최은영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22회 LG배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
제2회 몽백합배 세계바둑오픈전 본선 8강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한국 첫 아카데미 예비 후보 ‘버닝’…상상이 현실 될까
남북영화인 만남, 제2 한류붐 …2019년 대중문화계 희망뉴스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연애의 풍속도에 담긴 청춘 세대 현실
마약왕, 이미지 낭비만 많고 사유는 빈곤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이민족 귀화 많았던 고려사에 난민문제 혜안 있다 /정광모
사소한 일상 꿰뚫는 삶의 지혜, ‘밤의 전언’에 시대 통찰 있다 /박진명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긴 겨울밤도 체호프의 유쾌한 단편이면 짧아져요 /강이라
요술손 가졌나…뭐든 척척 초능력 할머니 /안덕자
현장 톡·톡 [전체보기]
“교육기회 빼앗긴 재일동포…우리가 돕겠습니다”
지역출판 살리려는 생산·기획·향유자의 진지한 고민 돋보여
BIFF 리뷰 [전체보기]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
퍼스트맨
BIFF 인터뷰 [전체보기]
‘렛미폴’ 조포니아손 감독, 마약중독에 대한 인간적 접근…“그들도 결국 평범한 사람이에요”
감독 박배일 '국도예술관·사드 들어선 성주…부산을, 지역을 담담히 담아내다'
BIFF 피플 [전체보기]
‘국화와 단두대’ 주연 배우 키류 마이·칸 하나에
제이슨 블룸
BIFF 현장 [전체보기]
10분짜리 가상현실…360도 시야가 트이면 영화가 현실이 된다
BIFF 화제작 [전체보기]
‘안녕, 티라노’ 고기 안 먹는 육식공룡과 날지 못하는 익룡의 여행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1월 18일
묘수풀이 - 2019년 1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 10월 9일
오늘의 BIFF - 10월 8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2018 부산·서울 프로기사 초청교류전 1차전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元曉不羈
惠宿同塵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