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사땐 전국의 롤모델될 듯

- 부산시,기존 시설 확충 지원

- 공동 수장고: 부산박물관·시립미술관·시민도서관

부산시가 '문화콘텐츠의 저수지, 수장고(收藏庫·귀중한 것을 소중하게 보관하는 창고)' 확충을 약속했다. 이는 부산박물관 부산시립미술관 시민도서관의 수장고가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본지 지난달 16일 자 1, 3면 보도 등)에 따른 것이다. 시는 또 장기적으로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이 함께 사용하는 공동수장고를 원도심에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 이갑준 문화체육관광국장은 4일 "부산박물관은 총면적 3300㎡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의 새 수장고를 건립하는 데 필요한 예산(93억 원) 중 확보하지 못한 89억 원을 마련해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시립미술관 지하 1층 부대시설(495㎡)을 수장고로 활용하기 위해 사업비 10억 원을 내년도 예산에 편성해 달라고 예산담당관실에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시는 사업비 94억 원이 필요한 시민도서관 수장고는 부산시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해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시는 전국 최초로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의 수장 기능을 통합한 공동수장고를 원도심 개발 사업과 연계해 건립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땅값이 비교적 저렴한 원도심 지하에 수장고를 짓고, 지상을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부산발 공동수장고 모델이 나오면 다른 시·도의 수장고 포화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오재환 지역재창조연구실장은 "수장고는 예산 투입과 비교하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며 "문화도시로 가기 위해 다양한 기능을 갖춘 열린 수장고 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송숙희 사상구청장은 "미술관 박물관의 수장고가 확충될 때까지 보관하기 어려운 작품이나 유물을 일선 구·군청에서 전시하면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순환형 전시'를 제안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