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부산메디클럽

7080세대 문화코드, 고전음악감상실 명맥 잇는다

'무지크바움' 올 초 문 열어…세계적 명반 3000장 빼곡

  • 국제신문
  • 신귀영 기자 kys@kookje.co.kr
  •  |  입력 : 2012-05-29 20:26:18
  •  |  본지 20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고전음악감상실 '무지크바움'(부산 연제구 거제동 국제신문 사옥 옆)의 자랑인 3000장의 음반이 한쪽 벽면을 메우고 있다.
- 매월 첫째 火·둘째 水 감상회
- 강경옥 대표 명쾌한 해설

2006년 부산 중구 광복동 국도레코드가 문을 닫으면서 한 시절을 풍미한 부산의 '문화 현상' 하나가 사라졌다. 이제 이름조차 아득한 고전음악감상실이다.

백조 르네상스 무아 전원 사계 필하모니 등 1970, 1980년대 전성기를 맞았던 중구 남포동 일대 고전음악감상실이 1990년대 들어 대부분 폐업하고 극소수는 대중음악감상실로 '장르'를 바꿨다. 이마저도 21세기가 되기 전 문을 닫았고 국도레코드가 음반 판매점과 함께 운영하던 고전음악감상실만 명맥을 유지하다 결국 경영난에 폐업했다.

오디오 기술의 혁명적인 발전 때문인지, 개인주의의 급진전 때문인지 몰라도 더는 '남과 함께 음악을 들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음악감상실은 무의미한 공간일 뿐이었다.

   
작은 갤러리로 활용될 또 다른 벽면과 의자. 신귀영 기자
강경옥 씨가 고전음악감상실을 열겠다고 했을 때 지인들이 "제정신이냐"며 말린 것도 당연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성공할 자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젊은 시절부터 품어왔던 단 하나의 꿈을 포기할 수 없어서다. 그는 지난해 28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올 초 고전음악감상실 '무지크바움'(부산 연제구 거제동 국제신문 사옥 옆)을 열었다.

지하 1층에 마련한 92㎡ (28평) 남짓한 공간에 전문가도 만족할 만한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했다. 오페라나 연주회 실황 영상, 영화 등을 감상할 용도로 140인치 대형 스크린과 블루레이 재생이 가능한 영상시설, 무언가를 '감상'하기에 적당한 20여 개의 의자도 들여놨다. 공간 한구석에는 별도의 방을 만들어 두세 명이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대화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랜드 피아노가 놓인 한쪽 벽면에는 그림이 걸려 있다. 이 벽면은 앞으로 '작은 갤러리'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다른 쪽 벽면은 분위기 좋은 바로 만들어 강 대표가 직접 내린 핸드드립 커피나 차 등 간단한 음료를 마실 수 있게 했다.

감상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머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3000장의 음반이다. 이들 음반은 한꺼번에 사들인 것이 아니라 강 대표가 오랜 기간 한 장씩 사 모은 것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클래식 앨범은 거의 갖춘, 그야말로 대단한 소장가다.
이 자산을 공유하기 위해 강 대표는 '고전음악감상회'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매월 첫째 주 화요일 오후 8시에는 말러나 브루크너 등 후기 낭만 교향곡 하나를 골라 전곡을 감상하고 강 대표가 해설한다. 길고 어렵기로 유명한 곡들인 만큼 마니아가 듣기에 적합하다. 둘째 주 수요일 오후 8시에는 정기감상회를 연다. 이때는 고전·낭만음악이 주제라서 클래식이 익숙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들을 수 있다. 해설도 있다.

강 대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클래식 동호회 등 단체 위주로 감상회를 운영하고 있다"며 "먼 곳에서 일부러 찾아온 방문객이 '스피커를 최대로 높이고 온몸으로 음악을 들어본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며 만족할 때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입장료가 있다. 개인 7000원, 단체 5000원을 내면 음료는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감상회가 없을 때는 보통 오후 3시 이후 문을 연다. 감상회 일정 등 자세한 정보는 카페(cafe.daum.net/musikbaum.busan) 참조. 070-7692-0747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박현주의 그곳에서 만난 책
손택수 시인과 시집 '떠도는 먼지들이 빛난다'
불교학자 강경구의 어디로 갑니까
초미의 관심사, 지금 당장의 이것
국제시단 [전체보기]
인생 /성수자
돌자루와 고기자루와낙엽자루와 /김미령
글 한 줄 그림 한 장 [전체보기]
폐허 속에 문명의 싹을 틔우다
다른 방법이 없다 삼가는 뿐이다
리뷰 [전체보기]
불 꺼진 무대가 물었다, 당신은 고독하지 않냐고
방송가 [전체보기]
전설의 후퇴작전 장진호 전투, 그날의 기억
'딸 바보' 박명수와 모(母)벤저스 입씨름
새 책 [전체보기]
올빼미는 밤에만 사냥한다(사무엘 비외르크 지음) 外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엘레나 페란테 지음·김지우 옮김)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대마도 여행 100% 만족하기
퍼즐같은 단편들, 연작소설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Sincerely - 차하린 作
회령호-신한균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그림으로 배우는 이야기 구성 방법 外
사랑스러운 꼬마의 비밀 스파이 활동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햇살론 /최성아
소중한 일 /나동광
이기섭 8단의 토요바둑이야기 [전체보기]
제11기 맥심배 입신 최강전 8강전
제18회 후찌쯔배 8강전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상영 논란 '옥자'…극장 vs 넷플릭스 어디서 볼까
신중현과 방탄소년단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교감 사라진 자본주의 사회…미자의 선택에서 보는 희망
여성 영웅 서사 인기…페미니즘 대중화 오나
책 읽어주는 남자 [전체보기]
명절 친척 잔소리 폭격에 고르고 고른 한 마디 "뿡" /박진명
뿌리 내린 식물은 시들 때까지 자랄 뿐 헤매지 않는다 /정광모
책 읽어주는 여자 [전체보기]
더 진하고 따뜻해요, 가슴으로 맺어진 가족 /안덕자
인간, 그가 어디에 있든지 사랑할 수 있어야 /강이라
현장 톡·톡 [전체보기]
부산문화재단 적립금, 어떻게 쓸지가 문제
'끈끈해진' 감독들 "부산서 작업 즐거웠다"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7년 6월 27일
묘수풀이 - 2017년 6월 26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19회 부산시장배 시민바둑대회 명사대국
제19회 부산시장배 시민바둑대회 명사대국
정천구의 대학에서 정치를 배우다 [전체보기]
法令所以導民
孫叔敖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