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인 부산노리단 단원들이 5일 폐자재로 만든 '한내'(거대한 파이프관), '감돌'(자동차휠) 같은 창작 악기로 연습하고 있다. 부산노리단은 사상구 주례2동 옛 상수도 가압장을 리모델링한 이곳에서 12일 입주식을 갖는다. 곽재훈 기자 kwakjh@kookje.co.kr

- 사회적기업 '부산노리단' 입주, 폐품 활용 악기 만들어 연주
- 주민들 위한 문화예술교육도

장기간 방치되던 부산 사상구 주례2동 상수도 가압장이 문화·예술·교육·창업을 위한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난다. 5일 오전 11시30분께 이곳에서는 버려진 폐품으로 만든, 듣지도 보지도 못한 다양한 악기를 단원 7명이 연주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리모델링 전후 이 건물 모습.

부산형 예비사회적기업 '부산노리단'은 오는 12일 오후 3시 이 옛 가압장에서 입주식을 갖고 문화예술로 세대를 이어주는 마을활력 프로그램 '두레 인(in人) 주례'를 운영한다. 장현정 부산노리단 공동대표는 "배움과 놀이를 통해 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의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해 주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새로운 문화복지 모델"이라고 밝혔다.

부산노리단은 올해 말까지 사업비 4850만 원으로 ▷마을의 문화예술 자원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주례는 대학' ▷마을 공간을 재해석하고 유휴 공간을 활용해 미션 게임 형태의 놀이로 새로운 문화적 활력을 불어넣는 '주례에서 놀자' ▷주민 참여형 마을축제를 기획·실행하며 주민에게 문화예술 체험을 제공하는 '주례 쇼하자' 등 3개 사업을 진행한다.

앞서 부산시는 2007년 6월 수정산 배수지 완공으로 쓸모가 없어진 부산진구 범천·범일, 사상구 주례, 남구 문현 가압장 4곳을 6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하기로 지난해 10월 결정했다(본지 지난해 10월 5일 자 7면 보도). 이에 따라 부산시는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인 부산노리단을 유치해 1층은 폐자재와 고철을 이용해 창작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체험교육장, 2층은 주민과 청소년을 위한 문화예술 교육장으로 꾸몄다.

지난해 6월 창단한 부산노리단은 다양한 생활 폐기물을 재활용해 새로운 악기를 만들어 연주하는 특성 탓에 연습 공간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거대한 재활용 악기가 들어갈 입구가 넓은 공간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소음을 막아줄 연습·제작 장소가 없어 실제로 연습하는 시간보다 악기를 옮기는 시간이 더 많았죠." 안석희 부산노리단 공동대표는 "새 보금자리에서 연습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어 단원들의 실력이 몰라보게 늘고 있다"고 반겼다. 안 공동대표는 부산노리단을 창업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서울노리단에서 부산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특히 부산노리단은 사회적기업의 즐거움과 놀이를 바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실험에 나서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하고 싶은 일로 먹고 사는 것'이다. 부산노리단은 지난 1월 1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신입 단원 3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부산지역 청년 10명을 고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