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소, 자신을 심판하다
-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 /장 자크 루소 지음 /진인혜 옮김 /책세상 /2만5000원
올해는 18세기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탄생 3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소설가 교육이론가 음악가 극작가로도 활동한 그는 이성과 진보의 논리에 반기를 든 문명 비판자였으며 자유와 평등을 옹호한 혁명적 사상가였다.
루소, 장 자크를 심판하다-대화는 그가 말년에 집필한 일종의 자전적 소설, 소설화한 회상록, 가상의 대담집이다. '루소'와 '프랑스'인 두 사람이 '괴물'이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저자 '장 자크'를 두고 벌이는 3부의 대화로 구성된 이 책은 세상의 오해와 비난에 맞서 그가 자신을 심판하고 옹호하는 글이다. 이에 더해 그의 생애와 주요 저작들의 의미를 언급한다. 이를 통해 그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그는 서두에서 "내가 다른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사람을 어떤 시각으로 볼 것인지 말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아주 공정하게 그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스스로를 심판대에 세운 그의 고백이 우리의 지성을 자극한다.
# 말로 하지 않고 상대 설득하기
- 우리는 어떻게 설득당하는가 /조내버로·토니 시아라 포인터 지음
- 장세현 옮김 /위즈덤 하우스 /1만5000원
FBI 요원과 탈주자가 차에 타고 있다. 요원은 이것저것 묻지만 탈주범은 자신의 이야기만 한다. 그의 인생 이야기를 듣던 요원이 상대방이 쓰는 말을 똑같이 따라함으로써 순식간에 그와 '동조상태'를 만든다. 탈주범은 곧 다른 희생자의 정보와 함구했던 사실들을 모두 토해내기 시작한다. 요원은 심리학자 칼 로저스가 개발한 '말 따라하기' 기법을 씀으로써 상대방를 편안하게 만들어 대화의 효과를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우리는 직장에서나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설득당하고 뒤돌아 서자마자 후회하곤 한다. 논리적으로 말한 것도 아닌데 태도나 분위기에 휩쓸릴 때가 많다. 이 책에서는 비언어로 설득하는 경우를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행동, 외모, 분위기, 감정에 의한 설득이다.
저자는 FBI에서 30년간 터득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비언어적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설득당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와 함께 유창한 말솜씨를 뛰어넘는 한 차원 높은 방식의 설득 방법도 제시한다.
# 서양인이 본 조선 개항기 모습
- 조선, 1894년 여름 /에른스트폰 헤세-바르텍 지음 /정현규 옮김 /책과 함께 /1만5000원
118년 전 부산 앞바다에 상어가 우글대고 있었다. 일본인과 중국인이 상어 지느러미(삭스핀)를 별미로 쳐 상어잡이는 꽤 돈 되는 일이었다. 상어가 대규모로 출몰한 것은 남해안에 해삼이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흥미로운 내용은 오스트리아 출신 여행가인 에른스트폰 헤세-바르텍이 쓴 조선, 1894년 여름에 나온다. 호기심이 많은 저자는 일본 나가사키를 출발해 부산에 상륙한 다음 배편으로 서해를 거쳐 제물포, 서울을 직접 발로 누볐다. 이 책은 서양인의 눈으로 본 개항기 조선의 사회·문화 보고서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저자가 직접 방문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보고서를 참조해 쓴 기존 조선 관련 서적과는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1984년 조선에는 큼직한 사건이 잇달았다. 1월에는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고 6월에는 갑오개혁이 시행됐으며 8월에는 청일전쟁이 발발했다. 저자는 "조선의 남부지방은 정부에 대한 봉기가 극심했고, 일본과 중국은 조선의 지배권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고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