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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만의 현대미술 뒤집어 보기 <39> 1960,70년대 한국의 행위 예술

기성 제도와 권위에 대한 당찬 도전장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2-02-26 19:44:32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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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8월 '기성 문화예술의 장례식' 퍼포먼스 도중 경찰에 연행되는 작가.
청년작가연립전에 참가한 '신전동인(新展同人)'은 강국진, 김인환, 남영희, 심선희, 양철모, 정강자, 정찬승, 최태신, 한영섭에 의해 1964년 11월에 결성된 '논꼴' 회원 중에서 강국진, 김인환, 정찬승 등이 주축이 돼 조직한 실험적인 미술단체였다. 이들은 대체로 전위적인 오브제 작업을 지향했다. 특히 정찬승은 훗날에도 실험적인 해프닝에 적극 참여했다.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은 1968년 10월 7일 오후에 현재의 양화대교인 제2한강교 아래에서 문화 사기꾼, 문화 실명자, 문화 기피자, 문화부정축재자, 문화 보따리장수, 문화곡예사 등 미술계의 모순을 상징하는 부정적인 인물에 대해 적은 비닐을 태우는 화형식을 가진 후 이것들을 땅에 묻는 '한강변의 타살'이란 퍼포먼스를 펼쳤다. 1970년 5월 16일 신세계백화점 앞 육교 위에서 김구림, 정찬승, 방태수는 '육교 위에서의 해프닝'이란 행위예술을 시도했다.

한 달이 지난 6월 20일 강국진, 김구림, 방태수, 손일광, 정강자, 정찬승, 최붕현 등은 을지로에 있던 소림다방에서 '제4집단'의 결성식을 거행했다. 정오가 되자 다방이란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게 애국가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다방에 운집해 있던 이들 젊은 예술가들이 모두 일어서서 엄숙한 국민의례까지 거행했다. 1970년대 한국의 실험미술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제4집단은 이렇게 탄생했으나 당시만 하더라도 실험미술에 대한 인식이 낮아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제4집단의 행위예술 중에서 대표적인 것의 하나로 1970년 7월 명동 입구에 있던 뉴서울 비어홀 앞에서 벌인 가두 마임극을 들 수 있다. 정찬승이 '당신은 처녀임을 무엇으로 증명하십니까'라는 기상천외한 문구를 가슴에 붙이고 쇼윈도우 안으로 들어가자 팬터마임 배우인 고호는 '목표액 4천4백4십만 원 잃어버린 나를 찾음 연락처 제4집단'이란 글을 적은 찢어진 천을 등 뒤에 걸치고 쇼윈도우 속에 있던 정찬승과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성냥불을 주고받으려고 하거나 자신이 마시고 있던 포도주를 건네는 퍼포먼스를 했다. 당연히 유리창에 막혀 이 두 예술가의 시도는 부질없는 시도로 그칠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에 연행됨에 따라 애초의 계획대로 거리에서의 행위예술도 중단됐다. 8월 15일에 '기성문화예술인의 장례식'이란 가두행진을 하던 제4집단의 예술가들은 서울시청 앞에서 통행방해와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된 후 영등포경찰서에서 즉결심판을 받았다. 장발과 미니스커트 단속 등 국민의 일상까지 통제하려던 권위적인 시대에 이들 젊은 예술가들의 행위예술이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해괴한 것으로, 경찰에게는 질서를 저해하는 반사회적 행위로 비쳐졌을지언정 기성의 제도와 권위에 도전하고 표현의 폭을 넓히고자 했던 점은 정당하게 평가돼야 할 것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미술이 상업주의의 포로가 되어버린 시대일수록 열정과 의식이 분명한 예술활동이 필요할 것이다.

매주 짧은 분량으로 일화만 소개하다 보니 미처 다루지 못했던 부분은 보완하고, 참고했던 문헌의 출처도 밝히고 특히 사실에 충실하게 재집필해 출간할 것을 약속드린다.

국민대 교수·미술평론가     -끝-


부산에서 활동 중인 김인환 화가는 '최태만의 현대미술 뒤집어 보기'의 38회 '거리로 나선 예술가들'에서 1967년 12월 '청년작가연립전' 참여작가들의 가두시위 때 작품을 들고 행진한 인물은 서승원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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