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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김범우 토마스 순교자 묘역에 성모동굴성당이 세워졌다. 사진은 지난 20일 천주교 부산교구 황철수 주교의 주례로 진행된 성모동굴성당 봉헌식. |
- 한국 천주교 최초 순교자 김범우 토마스 기리기 위해 10년간 교인들 지원 아래 삼랑진 묘지 인근에 건립
- 부산교구 사제 파견 예정
천주교 부산교구 내 신앙 사적지에 성당이 건립돼 순례자들이 날씨에 상관없이 미사를 봉헌하고 참배하며 순교자의 정신을 되살릴 수 있게 됐다.
천주교 부산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한건 신부)는 한국 천주교 최초의 순교자이자 부산교구의 첫 신자인 김범우 토마스 기념 성모동굴성당을 그의 묘지 인근인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에 세워 지난 20일 봉헌식을 가졌다. 지난해 12월 2일 기공식을 가진 후 약 10개월 만이다. 100여평, 200석 규모의 자연친화적으로 건축된 이 성당은 외부에서 보면 잔디와 꽃 등으로 다듬어진 동굴 안에 위치하고 있다. 성당 입구는 김범우의 집을 본뜬 한옥식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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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모동굴성당 내부 모습. 천주교 부산교구 제공 |
교구장 황철수 주교의 주례로 진행된 이날 봉헌식에는 총대리 손삼석 주교를 비롯해 묘역을 단장한 원로 사목자 송기인 신부, 교구 사제, 신자들의 소모임인 '부산 바다의 별 레지아' 임원 등이 참석했다. 황철수 주교는 "소박하게 지어진 성당을 교우님들이 자주 찾아 기도로, 순교 정신을 구현하는 신앙의 정신으로 멋지게 치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모동굴성당이 완공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의 시간과 수많은 교인의 지원이 있었다. 그동안 김범우 토마스의 정확한 묘지 위치가 확인되지 않아 애를 태우던 순교자현양위원회 측은 1989년 그의 후손을 통해 묘를 발굴하게 된다. 그해 12월 묘지 주변의 땅을 조금씩 매입하기 시작하다가 시복시성(순교자 등을 복자나 성인의 품위에 올리는 예식) 청원의 분위기가 고조되던 2004년부터 송기인 신부(당시 순교자현양위원회 위원장)의 주관아래 본격적으로 묘지 조성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이 성당은 묘지 아래 1000여 평의 잔디밭을 조성해 많은 이들이 미사를 봉헌하면서 참배를 할 수 있도록 조성돼 있다. 특히 김범우 묘지 입구의 표지석은 부산교구 초대 교구장인 최재선 주교의 친필을 새겼고, 묘비는 2대 교구장인 이갑수 주교의 친필을 새겼다. 무엇보다 성당건립 재원이 부족해 애를 태우던 중 지난해 9월 부산교구 바다의 별 레지아에서 34년간 모은 거액의 헌금을 봉헌함으로써 급물살을 탔다.
한건 신부는 "부산교구로선 처음으로 신앙 사적지 주변에 들어선 성당"이라면서 "이곳에서 우리나라 순교자들과 김범우 토마스 순교자의 순교 신앙을 본받고, 기도하는 기쁨의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교구에서는 빠른 시일 내 담당사제를 파견해 성지관리 및 사목을 할 예정이다.
한편, 1784년 이승훈으로부터 토마스로 세례를 받은 김범우는 이듬해 봄 자신의 집 명례방에서 집회를 갖던 중 형조의 관리들에게 발각돼 집회의 중심 인물이던 이승훈, 이벽, 정약용 등과 함께 체포됐다. 집주인이었던 중인 김범우는 가혹한 형벌을 당하고 밀양 단장으로 유배돼 형벌의 여독으로 2년 뒤인 37세의 나이로 선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