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상용의 시네 아고라] 독일에서 온 영화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1-09-05 19:59:58
  •  |   본지 2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독일 영화의 핵심인 베를린 영화제가 열리는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극장 전경.
한 해 백 편 이상의 장편 영화를 만드는 서구 국가에는 한국처럼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와 유사한 기관들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진위는 영화의 개발, 투자, 제작, 후반작업 지원, 배급, 홍보 뿐만 아니라 학술, 출판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사업을 펼치지만 서유럽의 경우에는 분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독일 뮌헨의 '저먼 필름스'는 자국 영화 '프로모션'에 주력하는 기관이다. 영화의 직접적인 투자와 제작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저먼 필름스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독일영화에 관한 스크리닝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이와 같은 프라이빗 스크리닝은 꽤 의미가 있는데 프로모션 기관들은 전세계의 영화제 중 몇 곳을 선정하여(대부분 다섯 개 안팎이다) 스크리닝할 작품을 모으고 영화를 보여준다. 부산이 세계 주요 영화산업국에서 프라이빗 스크리닝을 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상징성 때문이다.

프라이빗 스크리닝은 영화를 관람해야 하는 편수와 일정으로만 보자면 살인적이지만 짧은 기간 한 국가의 영화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필자가 모든 유럽영화를 다 섭렵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인상적인 영화 국가는 독일이었다. 베니스에 경쟁작으로 소개가 되는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비롯해 최근 독일 영화는 다양한 합작형태 영화를 통해 새로운 분위기를 도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체코의 카를로비 바리 영화제에서도 새로운 신인들을 대거 선보이는 등 세대교체의 바람도 일고 있다. 독일 영화의 경향은 크게 세 가지로 구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베를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작가적 감독들의 영화들이다. 독일 수도는 베를린이지만 이곳에서 대작들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요사이 유럽에서 젊은 예술가들의 요람은 파리가 아니라 베를린으로 인식될 정도이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작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펼치는 다양한 영화들은 상당수가 베를린에서 만들어진다. 물론, 치기어린 작품들도 있지만 다른 생각을 하는 다양한 영화들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한 가지 축은 역사극이라 부를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 영화들의 배경은 20세기의 주요한 연대기를 재현해 낸다. 여전히 상당수의 역사극들이 히틀러 시대를 배경으로 만들어 지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러시아의 유대인이나 다른 지역의 독일인들을 등장시켜 새로운 비판 거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관심사의 시기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전조가 있던 1980년대 말의 상황들이다. 아쉽게 상영을 결정하지는 못했지만 '서풍'(West Wind)이라는 영화는 서독에 간 동독의 소녀들이 조정 훈련을 하면서 서독의 문화를 접하게 되는 과정을 찬찬히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얼마 전의 일이었다. 독일의 다큐멘터리나 극영화 중에는 아프카니스탄과 같은 세계의 비참함이 전개되는 현재의 이야기들도 있었다. 그것은 독일의 여유로움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에 관심을 기울이는 그들의 지성이 부럽기도 했다.

   
상당수의 독일 영화는 여전히 관념적이다. 여기에는 죽음의 공포, 지루함의 일상이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젊은 감독들의 영화는 자신들의 일상이 왜 이렇게 죽음의 공포에 빠져 있는지 찬찬히 들여다 보고 있다. 이 과정은 스스로를 돌아보는 치유의 과정이 되기도 한다. 젊은 감독의 열정과 성찰이 어울리게 되는 경우 이 작품들은 독일의 새로움을 대변하는 주요한 목소리가 된다. 이러한 작품을 중심으로 향후 몇 년 뒤 독일 영화는 빔 벤더스와 헤어조그의 영화가 아니라 또 다른 뉴저먼 시네마의 물결을 일으킬 것처럼 보인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8. 8[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9. 9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0. 10“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5. 5‘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9. 9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10. 10캐릭터로 동심 공략하고, 어른 향수도 자극하고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5. 5“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3. 3“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