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변방의 것들에 대한 고집스러운 애정

첫 평론집 펴낸 정훈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1-08-28 19:53:40
  •  |   본지 2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김민부 박인환 신대철 등 잊혀져 가는 시인들부터
- 박정애 최원준 이영옥 등 지역 시인들의 시 비평
- 백년어서원 초청으로 독자와의 만남에 참석
- "인터넷·디지털 시대에도 문학의 '정신'이 가장 중요"

지난 2010년 초부터 2011년 8월 현재까지 2년이 못 되는 기간에 부산의 문학평론가 또는 문학평론 모임이 펴낸 단행본을 꼽아보니 적어도 10권은 넘는다. 부산 지역 젊은 비평가 모임인 '해석과 판단'이 2010년 벽두에 냈던 '지역이라는 아포리아'를 필두로 치면, 김천혜 김경복 허정 전성욱 정영자 하창수 한수영 신기용 김경연 정훈 등이 문학비평집 또는 문학이론서를 '문학평론가'의 이름으로 냈다.

이 가운데 5권이 지역 출판사인 산지니출판사(해석과판단, 허정, 전성욱, 김경연, 정훈)에서 나왔다는 점도 이채롭다면 이채롭다. 산지니출판사를 통해 가장 최근 자신의 첫 평론집을 펴낸 이가 정훈(40·사진)이다. 책 제목은 '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실'.

'시의 역설과 비평의 진실'이라는 이 단독저서를 살펴보면 저자가 무척 '속고집'이 강한 젊은 문학평론가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부산 태생의 천재 시인이자 '일출봉에 해 뜨거든…'으로 시작하는 가곡 '기다리는 마음'의 노랫말을 쓴 김민부 시인을 비롯해, 저 유명한 '목마와 숙녀'의 시인이지만 점차 잊혀져 가고 있는 박인환 시인, 기형도, 신대철, 살매 김태홍, 박태문, 정영태 등을 그는 주요하게 다룬다.

'잘 나가는' '유행하는' '현란한' 최근의 시인들도 많건만 그는 좀 오래됐을 지언정 자신의 관점에서 문학적 중요도가 높고 '우리'가 꼭 간직해야 한다고 판단한 시인들의 시 세계를 되새기고 곱씹는다. 책의 또 다른 축 하나는 지역시인과 시의 현장이다. 그는 박정애 최원준 송진 이영옥 손순미 손병걸 등 지역시인의 시를 열심히 비평했고 제4장에서는 요즘 시단의 경향과 현장을 살폈다.

1971년 경남 마산 출생인 정훈은 부산외국어대 국문학과를 나왔고 부산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그가 문학평론가로 등단한 것은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에 '기형도론'을 응모해 당선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현재 부산 원도심 창작공간 또따또가에 속하는 문학인공간 수이재에서 글을 쓰고, 오는 가을 첫 행사를 준비 중인 김민부문학제 추진위원회의 일원이기도 하다.

이렇게 보면, 그는 부산을 중심으로 '지역'에 밀착한 문학 활동을 펼치는 젊은 평론가로 꼽을 수 있다. 지난 25일 산지니출판사는 부산 중구 동광동 인문학카페 백년어서원에서 정훈 평론가를 초청해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이 출판사는 책을 새로 낼 때마다 이 장소에서 저자와 독자의 만남 행사를 치러 이를 정착시켰다.

이영수 시인의 사회와 대담으로 진행된 이 자리에서 정훈은 "도구가 성냥이냐 라이터냐 하는 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본다. 중요한 건 두 도구가 모두 빛을 내는 데 쓰인다는 점이다. 문학에서 그 '빛'이란 정신에 해당한다. 인터넷과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도구가 나왔다 해서 문학이 쉽사리 흔들릴 거라 보지 않는다. 중요한 건 그 문학이 지닌 '정신'"이라 말했다.

젊은 평론가로서 '유행과 중앙'이라는 현란한 그 무엇에 뛰어들기보다, 자신이 사는 지역과 오래도록 의미를 잃지 않는 대상에 집중하는 '속고집'을 읽을 수 있었다. 그의 첫 저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부산 문학비평계의 활력을 또 한 번 보여줬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3. 3[근교산&그너머] <1485> 경북 영주 ‘무섬길’
  4. 4“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5. 5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6. 6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7. 7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8. 8조선의 궁인데…이름도 옷도 서양식 K-사극, 판타지 세계관 확장 통할까
  9. 9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1. 1신천지 의혹 역풍 휩싸인 김민석…계파갈등 격화(종합)
  2. 2전재수 시정 첫 행감…국힘, 기관장 인선 등 파상공세 예고
  3. 3“왜 사회적 지탄 대상 되려하나” 김대식, 지광에 회생 동의 촉구
  4. 4부울경 全 국회의원 회생촉구 서명…노동청, 지광 출석 요구
  5. 5與 ‘조작기소특검법’ 5일 처리 추진…국힘 “모든 안건 필버”(종합)
  6. 6국힘 “미래기금, 총선용 사금고” 민주 “세수 변동 대비 안전장치”
  7. 7김민석 “신천지 與 입당 증거 없다” 사과(종합)
  8. 8국회의원 112명 서명…원내 주요 5개 정당 동참
  9. 91호기 명단 유출 파일 'MOFA(외교부) 형식, 유출 경위 파악에 주력
  10. 10[속보]李대통령, 사랑제일교회 향해 “버티면 된다는 건 세상에 없어”
  1. 1비스텝 원장 6개월 공석 될 판…내년 사업 어쩌나
  2. 2철새도래지서 즐기는 하이엔드 커피
  3. 310월 세계 선박 발주량 반토막…韓 점유율은 22% ‘존재감’
  4. 4쿠팡 Inc 올해 누적적자 2조 육박 ‘역대 최대’(종합)
  5. 5美 의회 장악 민주, AI 규제하나…韓 반도체 업계 촉각
  6. 630대그룹 美 계열사 10년새 232% 급증
  7. 7벡스코 ‘26분 정전’ 원인은 합선…노후 전력설비 개선 추진
  8. 8대양전기공업 배당성향 30%로…주주가치 제고
  9. 9“극지연구 데이터 사업화, 기업 신성장 동력으로”
  10. 10주가지수- 2026년 11월 4일
  1. 1부산불꽃축제 숙박비 2배가 기본…여전한 ‘바가지’(종합)
  2. 2“북항돔 공모사업 목숨 걸고…” 전재수 시장 완수 의지 밝혀(종합)
  3. 3태종대 명물 다누비 사라지나…市, 대체 운송수단 검토
  4. 4尹 선거법 2심도 ‘당선 무효형’…형 확정 땐 국힘 397억원 반환(종합)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5일
  6. 6“양산 충렬사·현충시설 관리인, 10년 연속 특정인 선발 특혜”
  7. 7전남광주 순천대·경북 경국대 ‘지역의대’ 신설
  8. 8폭염에 냉방 꺼 ‘갑질 논란’ 기업, 불법 하도급 의혹 추가
  9. 9“제조업 AI 전환 적극적 추진…‘부산의 심장’ 활력 되찾겠다”
  10. 10“농어촌 기본소득 신청 8개 郡 기회 박탈”(종합)
  1. 1롯데 전설 故 최동원, 야구인 최초 ‘올해의 스포츠영웅’
  2. 2거인 4인방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첫 우승 이끈다…한동희·최준용 중책
  3. 3동의대 미식축구부 타이거볼 4강 진출
  4. 4코르다, LPGA 올해의 선수상 조기 확정
  5. 5레이예스 맑음…이이무라 흐림…‘로·비’ 안갯속
  6. 62027 아시안컵 내년 12월로 연기…차기 감독 선임 여유
  7. 7KLPGA 상금왕·대상 놓고 ‘림-솔(서교림·김민솔) 대전’
  8. 8MLB 애틀랜타 김하성, 퀄리파잉 오퍼 못 받아
  9. 9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10. 10[뭐라노] 롯데가 스마트 야구를?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장 마리 해슬리-Gymnopedies(짐노페디)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극락암 벚나무 /홍종원
곰 두 마리 /황인숙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누적 250만 넘은 ‘치이카와’ 4주째 1위…브래드 피트 ‘하트 오브 비스트’ 2위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5일 (음 9월 26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4일 (음 9월 25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깊어가는 가을에 밤하늘 별을 읊은 이덕무의 시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