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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 '천국과 지옥' 의
공연장면. 가마골 소극장 제공 |
작품을 보기 전까지 객석 130석 정도의 소극장에서 과연 뮤지컬이 가능할까 싶었다. 그것도 10여 년 전 '천지폐인'을 만들어가며 부산 서울 밀양 거창 초청공연에, 객석점유율 90% 이상을 기록했던 그 작품의 명성을 재현할 수 있을까도 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5년 만에 부활한 작품에서 당시의 명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지역 무대를 지키는 젊은 배우들의 의기투합으로 '부산발' 레퍼토리 뮤지컬의 재탄생을 기대해도 좋을 듯 했다.
지난 20일 가마골소극장(부산 연제구 거제동)에서 첫 무대를 올린 뮤지컬 '천국과 지옥'(극본 이윤택, 연출 남미정)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작품은 올해 개관 25주년을 맞은 가마골소극장이 재공연하는 인기레퍼토리 5편 중 하나다. 2001년 연희단거리패가 자체 기획, 개발한 창작뮤지컬로 초연 이후 '천지폐인'이란마니아 관객층이 생겨나는 등 붐을 일으켰던 화제작이다.
원작은 프랑스 희가극을 세계에 알린 오페레타의 대가, 오펜바흐의 '지옥으로 간 오르페오'. 지상의 인간 오르페오와 그의 여인 에우리디체, 천상의 신 제우스와 악마의 왕 플루톤 사이에서 전개되는 사랑의 드라마를 오늘의 대학 캠퍼스로 옮긴 '성장드라마'다.
큰 줄기는 대학 뮤지컬 '천국과 지옥'을 만드는 뮤지컬 동아리 '천국클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캠퍼스 커플의 사랑이야기. 주연을 맡은 남녀 배우와 그들을 둘러싼 동아리 리더 등의 사랑과 질투 등이 원작과 똑같은 상황으로 맞물려 돌아가 복잡한 이야기가 쉽게 들어왔다. 사랑하는 여인 에우리디체(학교와 남자친구에 싫증을 내고 다운타운으로 떠남)를 찾아 지옥(다운타운)으로 따라간 오르페오와 지상의 아름다운 여인 에우리디체를 사랑하는 천국의 신 제우스('천국클럽' 리더), 그리고 지옥의 악마 플루톤(학교를 자퇴한 다운타운 힙합그룹의 리더) 등은 노래와 춤으로 배틀을 벌이기도 한다.
공연의 압권은 파리로 변신한 제우스의 파리댄스. 노출이 많은 망사 스타킹의 제우스(김용래 분)는 원년 멤버의 관록을 그대로 간직한 채 춤과 노래, 연기력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극이 끝난 후도 파리 춤에 박장대소했던 기억만 남아 있을 정도로 강렬한 퍼포먼스였다. 배우들의 춤과 노래 기량이 원년 멤버에 못 미치는 아쉬움은 있지만 오페레타의 클래식한 원곡을 강렬한 비트의 힙합으로 편곡(강중환)한 음악의 완성도와 무대를 꽉 채우는 젊은 배우들의 열정은 관객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음 달 12일까지 공연. 1588-9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