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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백마와 기차'

클로즈업 기법 도입 독특 … 과장된 연기는 불편

'문틀' 속에서 주요 장면 연기… 관객 몰입도 높이고 강조 효과

폐쇄 동물원 떠나는 '진이'에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 연상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0-11-05 21:13:58
  •  |   본지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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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공연예술축제 연극 두 번째 무대로 마련된 '백마와 기차(작 신철욱, 연출 정철원)의 장면들 . '문틀' 속에서 연기해 연극에 클로즈업 기법을 도입했다. 공간소극장 제공
지난 4일 오후 8시 부산 수영구 남천동 공간소극장에서 열린 젊은공연예술축제(야프)의 두 번째 연극 무대는 '백마와 기차'로 채워졌다. 무대 장치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각형의 문틀같은 구조물이었다. 마치 무대속의 작은 무대처럼 각 장면의 주요대사를 할 때면 배우들이 그 틀안에서 서서 연기를 했다. TV나 영화 속에서 관객들의 몰입도을 높이거나 강조를 위해 클로즈업 기법을 쓴다. 이 구조물은 극 중에서 그런 용도로도 쓰인 듯 했다.

연극의 배경은 내일이면 문을 닫게 되는 동물원이 있는 도시다. 이 도시는 동물원을 폐쇄하고 그 자리에 테마파크를 짓기로 한다. 동물원에 살던 동물들은 죽여서 박제로 만든 뒤 테마파크 안의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할 계획이다. 호랑이 조련사로 지내온 진이에게는 이 일이 청천벽력과도 같다. 어렸을 때 엄마가 꼭 찾아오겠다는 쪽지와 함께 동물원에 진이를 버린 이후로 동물원은 진이에게 집이자 일터였기 때문. 하지만 진이는 저항할 방법도 힘도 없다. 어차피 죽을 거니 먹이도 줄 필요없다는 동물원 원장 때문에 일주일간 굶은 호랑이가 너무 불쌍했던 진이는 호랑이를 풀어주고, 자신은 엄마를 찾아 떠난다. 굶주린 호랑이가 풀려나자 도시는 혼란에 휩싸이고 진이는 엄마의 흔적을 찾아 헤맨다.

진이는 기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술주정뱅이들을 만나 술에 취해도 보고, 무법자들이 폐차된 자동차 친구를 아주 못쓰게 망가뜨리기도 한다. 이런 장면은 마치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연상시킨다. 어린왕자가 여러 행성을 다니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 결국에는 사랑과 희망을 발견하는 것처럼 결국 진이에게도 희망은 남았기 때문. 진이는 기차가 서지 않는 도시에 스스로를 가두게 되지만, 도시를 벗어나기 위해 백마를 타면 되지 않느냐는 소녀를 만나 희망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현대 문명의 비정함과 비인간적인 면을 꼬집는 메시지는 좋았다. 호랑이는 도시 외곽의 폐차장으로 숨어들고 버려진 차들이 오히려 호랑이를 보호한다. 사람에게 버림받은 무생물인 자동차가 생명체인 호랑이를 불쌍히 여기고 돌보는 역설이다. 그때 버려진 차들은 "사람을 믿어서는 안돼. 인간은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적이야"라며 인간들의 비정함을 꼬집는다. 다양한 장면전환도 좋았지만 암전 시간이 길어 좀은 지루한 감도 있었다. 아쉬웠던 것은 몇몇 배우들의 연기였다. 경찰들의 과장된 연기는 관객들에게 재미보다는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망가진 자동차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대목에서 대사전달력도 미진했다. 관객과의 소통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역무원 역할과 노란 자동차 역할을 소화한 배우의 대사처리는 귀에 시원하게 꽂혔다. 그의 정확한 발음과 발성은 그래서 더욱 대조적으로 와닿았다. 오는 14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일요일 오후 4시(월요일 공연 없음) 공간소극장. 균일 2만 원. (051)611-8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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