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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과 시각] 소극장 페스티벌 신인작가전 '밤이면…' '11시 55분'

열띤 창작의욕 확인, 구성엔 다소 아쉬움

  •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  |   입력 : 2010-08-12 22:44:51
  •  |   본지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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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민 작가(왼쪽), 채지하 작가
지난 11일 오후 8시께 부산 수영구 남천동 공간 소극장은 처음으로 무대에 오르는 작품을 감상하려는 관객들로 채워졌다. 지역 극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소극장연극운동협의회가 마련한 신인작가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은 단막극으로 마련된 '밤이면밤마다(김효민 작·변현주 연출)'와 '11시55분(채지하 작·김만중 연출)'이 차례로 공연됐다.

작품 '밤이면밤마다'는 젊은이들의 불안을 불면이라는 매개를 이용해 들여다본다. 잠들고 싶어도 도저히 잠들지 못하는 남자 상호, 자고 싶지 않아도 시도때도 없이 잠들어버리는 여자 예빈, 생계를 위해서는 밤잠을 줄여 만화를 그려야 하는 남자 동산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잠이다.

'밤이면밤마다'
무대는 세 사람의 방을 보여주며 불면에 시달리는 상호가 이야기를 시작한다. 상호는 "침대 시트가 이렇게 구겨져 있으니까 잠이 안 오는거야. 이불도 이렇게 똑바로 덮어야지"라며 침대에 살포시 누웠다가는 다시 벌떡 일어나 "신발! 내 신발을 어떻게 놓아뒀지? 혹시 내가 잠든 사이 도둑이 들면 어쩌지?"라며 보는 사람마저 불안하게 만든다. 반면 기면증 환자인 예빈은 "오늘만큼은 잠들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개를 떨구고 잠에 빠진다. 결국 상호와 예빈은 서로의 불면과 기면의 해결책을 얻어내며 동산도 힘들게 밤을 새서 그린 만화를 잡지사로부터 인정받는다.

김효민 작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내 이야기다. 잠들지 못하는 상호가 나고, 마냥 잠들어버리는 예빈도 나다. 내또래의 젊은이들이 인생에 대해 가지는 불안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동아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김 작가는 이 작품을 지난해 '신인작가 발굴을 위한 낭독공연'에 출품했다.

'11시55분'
두 번째로 공연된 '11시55분'은 결국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건 우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하철 막차도 이미 끊긴 밤 늦은 시간, 아내를 의료사고로 잃은 남자와 오래 사귄 남자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여자가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다. 남자의 시계가 11시55분에 멈춰 있었던 것을 모르고 두 사람은 오지않는 지하철을 기다린다.

술에 취한 여자가 "아저씨, 핸드폰 좀 줘봐요"하고 남자에게 말을 건다. 남자는 "없습니더"하고 병원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피켓을 끌어안고 벤치에 걸터앉아 있다.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속에서 서로의 상처가 드러난다.

연인과의 이별의 아픔으로 지하철 선로로 뛰어드는 자살까지 하려했던 여자를 남자가 구하면서 남자는 "그렇게 살고 싶어했는데도 못 산 사람도 있습니더!"하며 아내를 추억한다. 남자가 자신이 운영하던 블로그에서 가장 위안을 받았던 댓글을 언급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드라마틱해진다. 그 글을 올린 사람이 이 여자였기 때문이다.

채지하 작가는 "오지않는 막차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면서 결국 사람이 희망이란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두 작품은 작가의 창작의욕에 비해 구성면에서 다소 미진한 점은 있지만 지역 극작가 육성이란 측면에서 작은 불씨가 되기에 족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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