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현장과 시각] 현대무용단 주-ㅁ 공연 '전사'(戰士)

강렬한 실험성 찬반논란 있지만 신선한 시도

  •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
  •  |   입력 : 2010-04-05 19:47:59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화제와 논란이 동시에 됐던 이동용의 작품 'LOST'.
현대무용단 주-ㅁ의 제23회 정기공연의 작품 제목이 '전사'(戰士)라는 사실을 접했을 때 든 생각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춤 제목 치고는 좀 낯설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어떤 작품일지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었다. 부산에서 춤 공연 제목은 아름답거나 서정적이거나 모호한 경우가 많다.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식의 분위기가 짙다는 뜻이다. 그런데 '전사'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었다. '싸우는 사람'. 현대사회의 우리는 세상과 싸우듯 살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현대무용단 주-ㅁ은 '전사'의 주제가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는 현대인'이라고 밝혀왔다. 뭔가 따끔한 느낌이 왔다. "이거!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 있겠네" 했던 거다. 그래서 지난 2일 공연이 열린 경성대 콘서트홀까지 찾아가게 됐다.

작품은 모두 3개로 이뤄졌다. 첫 작품 '농담2'를 안무한 단원 강희정(예술공동체 마르 대표)은 평소 "저 너머 초월의 세계가 아니라, 곧 죽어도 내가 사는 이 현실에서 뒹군다"는 식의 창작태도로 일관해온 중견이다. 그의 작품엔 거의 언제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삶에 부딪쳐 튕겨나와 본 이의 짙은 유머가 깔려 흡인력이 강한데 전쟁터에 남겨진 어린이들을 그린 이날 작품도 그런 느낌은 살아있었다.

세 번째 작품 '나는 서 있다'는 곽선영 씨의 신작이다. 여성춤꾼 6명이 표현한 이 춤은 "바람이, 세상의 풍파가 닥쳐도 우리는 몸으로 그것을 맞으며 여전히 서 있을 것이다"라는 의지를 간결하게 표현했다. 무대에는 바람과 춤꾼뿐이었다. 곽 씨는 "2006년 이후 사실상 처음 내놓는 신작이며 그간 해왔던 강렬하고 빠른 호흡의 작품과 완연히 다른 실험을 해본 셈"이라고 털어놨다.

화제와 논란이 동시에 됐던 작품은 두 번째 순서인 이동용의 'LOST'였다. 이 작품은 한 순간도 감상을 허락하지 않는 '살벌한' 분위기를 드러냈다. 샐러리맨인 주역(신승민)은 큰 망치를 든 억압자(신상현)에게 개줄에 목을 휘감겨 끌려다녔다. 주역의 내면을 상징하는 남성 춤꾼들은 확연한 좀비 형상이었다. 이 작품은 관객을 꽤 불편하게 했다. 비판도 나왔다. "춤 공연인데 춤은 어디 갔냐" "그렇게까지 기괴하게 했어야 하느냐."

이동용은 이렇게 버텼다. "나는 1975년 생으로 창원시립무용단에서 직업춤꾼으로 활동하다 현실의 여러 문제에 부딪쳐 4년만에 그만두고 보험회사에 들어갔다. 처음엔 잘 나갔지만 곧 그 속이 영원히 빠져나오기 힘든 소진과 소모의 먹이사슬구조라고 느꼈다. 그때 느낌을 가감없이 표현했다." 그의 항변이 작품의 성취도에 대한 직접적 변론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분명하다. '전사'는 현대인의 현실을 강하게 적극 반영함으로써 춤 관객에게서 또 다른 종류의 공감을 오랜만에 이끌어냈다는 점이다. 최근 춤 무대는 주로 전통적이고 서정적인 경향이었다. '전사'처럼 관객의 현실을 직접 건드리는 시도에도 관객과 춤계가 관심을 기울인다면 춤은 더 넓어지고 공감은 더 진해질 수 있을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6. 6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7. 7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8. 8“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9. 9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10. 10“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 1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2. 2[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3. 3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4. 4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5. 5‘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6. 6국회 최다선 국힘 조경태 의원, 국제신문 회생 노력 지지하고 지광 스님에게 회생 동의 촉구
  7. 7北 해커, 비트코인만 1만8270개(약 1조8701억원 ) 훔쳤다
  8. 8“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9. 9李대통령 “경제 뚜렷한 회복세…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10. 10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6. 6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7. 7[뭐라노] 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
  8. 8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9. 9에어부산, 부산~광저우 신규 취항 특가… 편도 14만9900원부터
  10. 10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3. 3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4. 4“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5. 5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6. 6“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7. 7[속보]미 플로리다 팜비치 카운티 도로에 제트기 추락, 탑승자 9명 전원 사망
  8. 8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9. 9광주 ‘통합’·부산 ‘연합’…영호남 시민단체, 초광역 상생 대안 모색
  10. 10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1. 1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2. 2“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3. 3“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얼굴에 담긴 이야기
자연에는 길흉이 없다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아이마다 다르게 자라는 이유 外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배미정-나무에 기대어
송현화-Magic Airs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1월 2일 (음 9월 23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조선 중기 문신 김인후가 소쇄원 단풍을 읊은 시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